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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가맹점 쥐어짜는 프랜차이즈, 공정위 칼끝 앞에 서다

친절한 경제입니다. 전국에 가장 많은 프랜차이즈가 편의점입니다. 3만 개 정도 되고요. 그다음이 바로 치킨집이죠. 전국에 2만 5천 개 정도가 장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치킨 회사 본사가 이 가게 한 곳당 과연 얼마를 벌어서 가져가느냐, 이걸 분석한 결과가 나왔는데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프랜차이즈 회사들은 매년 공정거래위원회에 가게마다 인테리어 비용, 가맹비로 얼마를 받는지, 그래서 1년에 얼마를 이익을 냈는지 등등을 신고를 하게 돼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사이트인데요, 이걸 보면 대략적으론 상황을 알 수가 있습니다.

소비자단체들이 공동으로 치킨 회사들 이익 낸 걸 매장 수로 나눠봤습니다. 그랬더니 치킨 회사 BHC가 매장 한 곳당 재작년 기준으로 거의 4천만 원을 이익을 낸 거로 나왔습니다. 어마어마하죠.

정말 이렇게 많이 버는 거냐, BHC에 제가 직접 확인해 달라고 전화를 몇 번 걸었는데, 답을 주지 않았습니다.

그럼 인정한 거라고 봐야겠죠. 다른 회사들도 최하 1천300만 원 이상 이익을 본 거로 분석이 됐습니다.

이렇게 본사가 최고 4천만 원까지 돈을 가져가는 사이에 가게 주인들은 얼마나 이익을 냈느냐, 이건 통계청이 지난주에 발표한 게 있는데요, 정부 조사로 치킨집 한 집당 1년에 버는 돈은 평균 2천360만 원이었습니다.

그러면 정리를 해보죠. 한 달로 치면, 치킨집 주인이 가져가는 돈은 200만 원 정도고요. 본사는 적게는 월에 110만 원에서 많게는 320만 원까지, 가게 주인보다 한 배 반 이상도 벌어갔다는 결과가 나옵니다.

이게 많은가 적은가는 제가 평가하지는 않겠습니다. 여러분이 판단하시고요. 그런데 사실 프랜차이즈 본사는 이 이상 이익이 남는다고 보는 게 맞을 겁니다.

왜냐하면 적잖은 회사들이 예를 들면 사장 친척 이런 사람들이 세운 회사를 끼워 넣어서 "여기서만 인테리어를 해라." 이렇게 돈을 벌기도 하고, 또 "우리와 장사하려면 이 물건은 꼭 사라." 소위 필수품목이란 걸 정해서 의무적으로 사게 하는데 이건 또 팔면서 다른 데서 사는 거보다 얼마나 비싸게 팔아서 남기는 건지, 지금은 알 방법이 없습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주에 이것까지 공개를 하도록 하겠다 얘기를 했었는데, 당시 지난주에 발표한 내용 들어보시죠.

[김상조/공정거래위원장 : 필수품목의 공급 유통·인테리어 시공 감리 등에서 받는 금액, 또는 그 과정에 이른바 특수 관계인이 운영하는 회사를 넣어서 이른바 통행세를 받는지 여부, 이런 것들을 전부 다 관련 정보들을 공개하도록 이렇게 할 생각입니다.]

이런 걸 다 더하면 앞에 제가 말씀드렸던 수치보다 실제로는 본사가 벌어가는 돈이 더 많아질 수가 있겠죠.

물론 본사도 메뉴 개발하고, 마케팅도 연구하고 노력한 게 있어서 돈을 같이 벌어야 하는 게 맞긴 하겠지만, 그 돈을 투명하게 공개를 하면 검증을 해볼 수 있겠죠. 또 회사 간에 비용 낮추기 경쟁도 부추길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당장 이렇게 압박이 들어오니까 프랜차이즈 회사들이 좀 바빠졌습니다. 프랜차이즈 회사들이 모인 협회에서 부랴부랴 우리가 알아서 제도를 고칠 수 있게 몇 달 동안 시간을 좀 달라고 발표를 했습니다.

그동안 논란도 많았고 고칠 시간도 많았는데, 계속 못 고쳤던 걸 몇 달 안에 스스로 바꿀 수 있는 거냐, 시간 벌려는 거 아니냐는 소리가 나올 만한데, 정권 초기에 서슬 퍼런 공정위를 멈춰 세우는 것보다는 실제로 정말 변하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더 빠르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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