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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조작 안 하면 바보? 경제 정의 무너뜨린 면세점 비리

김범주 기자 news4u@sbs.co.kr

작성 2017.07.12 09:54 수정 2017.07.12 09:55 조회 재생수4,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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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입니다. 제가 이 코너에서 지난 2년 동안 정부가 면세점 면허를 줬다 뺐었다 하는 게 이상하다. 뭔가 구린 냄새가 난다. 여러 번 말씀을 드렸었는데, 뉴스 보셨겠지만 아니나 다를까 핵폭탄급 발표가 나왔습니다. 역시 뭔가가 있었습니다.

시작은 2년 전,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7월 하고 11월에 관세청이 두 번 서울에 면세점을 열 수 있는 면허를 여러 회사에 나눠줬습니다.

당시만 해도 중국인 관광객이 넘쳐날 때라서 이 면허만 따면 몇조 원 벌 수 있다고 여러 회사가 달라붙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당시에 관세청이 누가 왜 1등이고 누구는 왜 떨어졌는지 점수를 공개하질 않았었습니다. 당시 발표할 때 이야기 들어보시죠.

[이돈현/당시 관세청 심사위원장 (2015년 7월) : 점수는 공개를 하지 않는 것으로 하고 있습니다. 롯데의 점수를 다른 기업이 안다든지 이런 거는, 그렇게는 공개할 수 없고….]

몇조 원 짜리 사업을 줬다 뺐었다 하는 평가 점수인데 공개를 못 하겠다. 당시 이유도 말을 안 했습니다.

그냥 막무가내로 못한다고 버텼는데 결국 감사원이 이 점수표를 빼앗아서 보니까 관세청이 점수를 조작한 게 드러났습니다. 두 번 다 무조건 롯데 점수는 깎고 한화나 두산 쪽 점수는 거짓말 섞어 가면서 높여줬다는 게 드러난 겁니다.

반대로 말하면 한화하고 두산한테 이미 면세점을 주기로 마음을 먹고 거기에 맞게 점수표를 뜯어고쳐 놓고는 들킬까 봐 그때 공개를 안 했었던 게 아닌가,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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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도 황당한데, 여기 다음은 더 황당합니다. 이렇게 이미 두 번 조작을 해서 서울에 면세점이 쫙 뿌려서 꽉 찼습니다.

더 허가를 내주면 안 되는 상황이 됐는데, 마지막 발표를 하고 딱 한 달 뒤에, 이번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직접 등장합니다. 서울에 면세점 면허를 새로 내주라고 직접 지시를 내렸던 게 이번에 새로 확인이 된 겁니다.

말씀드렸죠. 이미 포화상태라고, 법적으로도 아무리 짜서 더 내줘봐야 한 곳만 더 내줄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그랬더니 이번엔 관세청이 더 과감하게 법적 기준을 또 조작을 합니다.

방법은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겠지만 그래서 4곳에 추가로 면허를 내주겠다고 발표를 했고, 결국 이번에는 1, 2차 때 물을 먹었던 롯데가 포함이 됩니다.

지금까지 듣고 궁금한 부분이 있으실 겁니다. "대체 왜 이렇게까지 했을까, 누가 이렇게 했고, 이유는 뭐냐?" 하는 부분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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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감사원이 배후는 이번에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우선 관세청장이 관련 자료들을 없애버리라고 밑에 직원들에게 지시를 한 걸로 나왔습니다. 이 이야기 한 번 들어보시죠.

[전광춘/감사원 대변인 : 서류를 보유하지 않는 것으로 처리하라는 청장의 방침을 받아 관세청에서 보관 서류를 업체에 반환하거나 파기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자료는 없어졌습니다. 볼 게 없습니다. 그래서 감사원이 담당 직원들을 불러서 누가 이걸 이렇게 시킨 거냐 물어봐도 지금 대답을 안 한답니다.

국가 기관이 나서서 성적 조작하고 증거인멸하고 단체로 입을 다물어버린다. 뭘 숨기려고 이렇게까지 하는 건지 굉장히 황당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감사원 처분은 직원 2명은 자르고 징계 10명, 관세청장은 검찰 고발 정도에서 끝났는데 이거 이렇게 끝날 일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경제의 기본 룰을 무너트린 사건이란 말이죠. 이 나라에서 역시 정석대로 사업하는 사람은 바보고 돈 못 버는 거고, 뒤로 뭘 찔러 넣고 뭘하든 로비를 해서 이렇게 하는 게 가장 쉬운 방법이란 걸 보여준 대형 사건입니다.

뻔뻔하게 조작하고 증거인멸까지 한 공무원들 정말 관련자들 다 찾아서 엄벌에 처하고, 어떤 회사든 이상한 짓 한 거 확인이 되면 그 회사도 면세점을 빼앗든 철저하게 징벌을 내려야 될 사안입니다. 경제 정의는 여기서부터 세워나가야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