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명 사립 공과대의 대학원생들이 2년 동안 모아왔던 봉투 수십장들입니다. 인공지능 분야의 교수 1명에게 매달 돈을 바치고 나서 그 돈을 넣었던 봉투에 그 액수를 적어왔습니다. 이렇게 적힌 액수만 모두 5천만 원이 넘습니다. 제자들은 왜 이렇게 큰돈을 꼬박꼬박 교수에게 바쳤을까요?
조기호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S사 '인공지능' 소개 영상 中 : 교수님, 런닝 머신 준비돼 있습니다. (머신 러닝!) 런닝 머신! (머신 러닝!)]
A 교수는 국내 인공지능 분야에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자인 B 씨는 A 교수의 다른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지난 2009년부터 6년 동안 자신의 인건비 중 일부를 지속적으로 A 교수가 받아 챙겼다는 겁니다.
[B 씨/A 교수 제자 : 60만 원은 넘은 것 같습니다. (평균) 50~60만 원 정도? 그건 학년에 따라 차이가 있고…]
정부가 발주한 연구 과제를 맡으면 마칠 때까지 매달 인건비가 통장에 입금되는데 A 교수가 일부를 '반납금'이라는 명목으로 가져갔다는 겁니다.
현금으로만 받아서 증거도 없을 뻔했지만, B 씨는 돈을 내라는 이메일과 함께 이름과 액수가 적힌 봉투를 모아뒀습니다.
같은 과정을 밟았던 선후배 10여 명의 반납금 봉투도 2년 치 정도를 모아뒀는데, 여기에 적힌 액수만 따져도 5천2백만 원에 달합니다.
[C 씨/A 교수 제자 : 그런 반납금 제도가 있다는 게 교수님을 존경할 수 없는 요인이 된다, 이렇게 (교수님께) 말씀드렸어요.]
A 교수는 반납금을 받아온 사실을 시인했지만 최근에는 중단했다고 해명했습니다.
[A 교수 : 반납금을 다 없애고 누구보다도 더 잘해주고 투명하게 했다고 자부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뭐 지금까지 받고 있다면은 저도 나쁜 X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반납금도 학생 복지를 위해 썼다고 주장했지만, 제자들은 그런 일은 없었다고 반박했습니다.
(영상편집 : 우기정, VJ : 김종갑, 화면출처 :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