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의종군을 선언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오늘(25일) 오후 출국했습니다.
양 전 비서관은 일부 기자들에게 "곧 출국합니다"라며 문자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문자 메시지에서 양 전 비서관은 "공항 오늘 길, 따가운 여름 햇살조차 시원하기는 처음이다. 긴 여행, 짐은 무겁지만 마음은 가볍다"며 소회를 밝혔습니다.
이어 "더 비우고 더 깨닫고 오는 혼자만의 여정"이라면서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의 '가지 않을 수 없던 길'이라는 시를 인용하기도 했습니다.
인용한 시는 "가지 않을 수 있는 고난의 길은 없었다. 몇몇 길은 거쳐오지 않았어야 했고 또 어떤 길은 정말 발 디디고 싶지 않았지만 돌이켜 보면 그 모든 길을 지나 지금 여기까지 온 것이다"라는 내용입니다.
이 전 비서관은 런던을 거쳐 뉴질랜드로 갈 예정입니다.
앞서 양 전 비서관의 거취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던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청와대 관저로 양 전 비서관을 불러 만찬을 함께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양 전 비서관이 강력히 '2선 후퇴' 의지를 밝혔고 문 전 대통령이 이를 존중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 전 비서관은 정부 공직을 맡지 않더라도 국내에 머물 경우 행여 제기될 수 있는 '비선 실세' 논란에 쐐기를 박기 위해 외국에서 장기간 체류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양 전 비서관, 전해철 의원과 함께 문 대통령 측근그룹인 이른바 '3철' 중 하나로 불리는 이호철 전 민정수석도 앞서 공직을 맡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고 출국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