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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속지 마세요"…'고금리 대출자' 노린 新 보이스피싱 기승

<앵커>

친절한 경제 매주 화요일은 SBS 경제부 금융팀장 손승욱 기자와 금융 얘기 나눠보고 있습니다. 손 기자,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세요.) 보이스피싱이 이게 더 갈 때가 어디 있을까 싶었는데, 좀 더 독해지고 더 교묘해져서 굉장히 주의를 더 해야 된다면서요?

<기자>

평소에 나는 보이스피싱에는 절대로 안 속는다. 이런 분들 많으시죠. 그런데 요즘 보이스피싱은 만만치 않습니다.

어설픈 말투를 쓰지도 않고, 무작정 검찰 사칭하지도 않습니다. 특히 요즘에는 우리 경제의 아픈 부분이죠. 고금리 대출자들이 늘어났다는 걸 노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까지 가계부채가 1천344조입니다. 오늘(23일) 한국은행이 올해 1분기, 그러니까 1월에서 3월에 늘어난 가계부채를 합쳐서 새로운 통계를 발표할 텐데, 역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풍선효과'입니다.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서 1금융권 대출을 줄이면서 서민들이 2금융권, 대부업체, 사채업, 그러니까 계속 고금리 대출로 밀려나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고급이 대출이 늘어나는 상황을 악용해서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바꿔주겠다고 속이는 보이스피싱이 늘고 있고 거기에 당하는 분도 늘고 있습니다.

전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줄어들고 있는데, 유독 대출 관련 보이스피싱 피해만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뉴스에도 많이 나오고 해서 웬만한 방법은 다 안다고 사람들이 생각을 할 텐데, 어떤 부분이 다르길래 지금 계속 피해가 나는 건가요?

<기자>

일단 정교해졌습니다. 대부분 은행, 금융기관 직원을 사칭을 합니다. 고금리를 저금리로 바꿔준다면서 실제 대출해주는 직원처럼 "감사 기간이라 쉽지 않다.", "윗선이 막았다." 이러면서 몇 번 튕기기까지 합니다. 사기범과 피해자 이야기를 차례로 들어보시겠습니다.

[보이스피싱 사기범(실제 녹취) 저축은행 같은 경우는 정리를 해주시고 저희 쪽 (저금리) 자금을 받아보시는 건 어떠세요. 고객님.]

[김 모 씨/주부, 보이스피싱 피해자 : (빚이) 한 1천만 원 정도 있는데 그것도 (금리가) 한 21% 정도 됐어요. 그런데 (저금리 대출 상품 이) 발급이 되면 그걸로 좀 갚아나갈 생각이었죠.]

지금 이 피해자는 자신의 신용등급으로는 발급이 안 되는 마이너스 통장 개설해주겠다는 말에 속았습니다.

고금리에 시달리는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대출 금리를 크게 낮출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에 관심을 보이는 겁니다.

사기범들은 "신용도가 낮아서 결국 실패했다.", "또 다른 방법을 또 찾아보겠다."는 식으로 실제로 몇 번 실패한 시늉도 하고, "정말 미안하다." 사과까지 하면서 진짜 금융기관 직원 행세를 하기도 합니다.

<앵커>

연기 학원에 다니나, 이런 생각도 드는데, 그런 다음에 돈은 어떻게 빼가는 건가요?

<기자>
계속 안 된다고 하면서 피해자가 저금리 대출에 대한 미련이 생길 때까지 공을 들인 뒤에 이런 제안을 합니다.

"고금리 대출을 받아서 일단 한 번 갚고 나면 신용등급이 오릅니다. 그러니까 그렇게 되면 저금리 대출로 갈아타실 수 있으니까 일단 고금리 대출 한번 받아보세요."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는 거죠.

물론, 실제로 이렇게 해서 절대로 신용등급 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취재진이 만난 피해자들은 "그런 편법이 있나 보지." 이러면서 실제로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받기도 합니다.

일단 대출을 받고 나면 또 전화가 옵니다. 그 보이스피싱 사기범들한테, "이 빌린 돈을 바로 갚으면 신용기관이 눈치채서 등급 못 올리니까, 일주일 정도 가지고 있어라." 그러면서 신용등급을 올리는 특별한 편법인척합니다.

그리고 또 전화가 옵니다. "그냥 갚으면 신용등급 안 오르니까 은행연합회나 다른 보증기관을 통해서 갚아야 한다. 내가 그렇게 대납하고, 그 증명서로 바로 마이너스 통장 발급해주겠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 겁니다.

눈치채셨겠지만, 이때 돈 보내면 당하는 겁니다. 이렇게 다소 길게 전해 드린 건, 추가적인 대출 갚고 계신 분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입니다.

금융감독원은 "저금리 대출을 위해서 고금리 대출을 먼저 받아라." 이렇게 말한다면 100% 보이스피싱이다. 이렇게 얘기합니다. 금융회사는 절대로 직원 명의 계좌로 대출금을 받지 않는다. 이렇게 강조했습니다. 

▶ [취재파일] "마이너스 통장 열어드립니다"…고금리 시대의 新 보이스피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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