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히말라야 등반 도중 연락이 끊긴 타이완인 량성웨가 실종 47일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고 AP·AFP통신 등이 보도했습니다.
동행했던 여자친구 류천춘은 구조대가 도착하기 사흘 전 숨졌습니다.
대학생인 이들은 지난 3월 히말라야 산맥의 한 봉우리인 가네시히말 산을 오르고 있었습니다.
가네시히말 산은 다른 루트에 비해 인기가 많지 않아 사람이 덜 붐비는 곳입니다.
이들은 3월 9일 갑자기 찾아온 눈보라에 길을 잃었습니다.
구조작업에 참가한 현지 등반업체 관계자는 이들이 타이완인 친구가 있는 마을을 찾으려 강을 따라가다가 미끄러지면서 떨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동굴 같이 생긴 곳에 갇히는 바람에 위로 올라오지 못한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가족들은 이들이 연락하기로 약속한 시간인 3월 10일 전화를 걸지 않자 걱정을 하다 5일 뒤 당국에 구조 요청을 했습니다.
네팔 경찰은 전문 가이드와 헬리콥터를 동원해 수색에 나섰지만, 강설과 눈사태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사이 두 사람은 배낭에 챙겨온 감자와 국수 등을 꺼내먹으며 2주를 지냈습니다.
나중에는 식량이 다 떨어져 물과 소금만으로 버텼습니다.
류천춘은 결국 숨을 거뒀고, 량성웨는 홀로 시신 곁에서 3일을 더 보내다 구조대에 발견됐습니다.
구조대 관계자는 "자고 있던 량성웨가 구조대 소리를 듣고 깨어났다"며 "살아 있는 것을 보고 무척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발견 당시 량성웨는 평소 체중에서 30㎏가 빠진 상태였습니다.
구조대는 량성웨를 헬리콥터에 실어 카트만두 도심 병원으로 옮겼습니다.
의사는 "정신적 외상이 생긴 것은 아닌 것 같다"며 "몸 곳곳에 벌레에 물려 생긴 상처가 있으나 거의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히말라야는 매년 안나푸르나와 에베레스트 등에 오르려는 등반객 15만 명이 찾는 세계적인 명산으로 봄은 최고 성수기입니다.
(사진=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