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대우조선 추가 지원' 없다더니…말 바꾼 정부

친절한 경제입니다. 요새 사건, 뉴스 되게 많죠. 그런데 이런 것들에 가려서 굉장히 중요한 경제 문제 하나가 그냥 흘러 지나가고 있습니다.

대우조선 문제입니다. 남 이야기 같고 어렵게 들릴 수도 있지만, 이게 우리들, 국민들 돈을 판돈으로 걸고 일종의 도박을 걸려는 모양이라서 잘 좀 들어두셔야 됩니다.

정부가 이미 1년 반 전에 국민 돈 4조 2천억 원을 대우조선에 빌려줬었습니다. 그런데 그때는 "그 돈으로 다 된다. 이 돈이면 문제가 없이 대우조선 살아난다."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추가로 지금 2조 9천억 원이 더 필요하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이거 안주면 대우조선 쓰러지고, 그러면 일자리 몇만 개 없어지는 건 기본에, 보증 서준 은행, 돈 빌려준 사람 등등 해서 59조 원이나 피해가 나니까 빌려줘야 된다.

더 나가서는 국민연금까지 끌어들이고 있는데, 대우조선에 한 4천억 원 정도 국민연금이 빌려준 돈이 있는데, 이 중의 절반은 돈 받을 생각 말고 주식으로 받아가라. 지금 이렇게 얘기하고 있습니다. 최순실 사건 때 봤던 그 장면하고 비슷한 느낌이 듭니다.

그런데 정부가 대우조선 망하면 우리 다 망한다. 이렇게 국민들 겁을 주는 게 과연 맞는 순서냐, 반대로 그러면 피 같은 국민 돈 2조 9천억 원을 지금 더 주면, 대우조선이 정말 살아나는 거냐, 이 부분에 대해서 정부가 먼저 답을 해야 됩니다.

그런데 이건 답을 못합니다. 대우조선이 살려면 뭐가 필요하냐, 지금 이 안을 강하게 밀고 있는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전에 국회에 나가서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고 얘기를 한 게 있습니다. 이 얘기를 한번 먼저 들어보시고 얘기 나눠보시죠.

[임종룡/금융위원장 (지난해 9월 국회 청문회) : 대우조선은 비유하자면 삼각대 위에 계란을 하나 얹어놓고 있는 겁니다. 삼각대는 자구 노력, 수주, 그리고 비수주선박의 정상적인 인도, 이 세 가지가 일치해서 움직이지 않는다고 하면 자칫하면 달걀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달걀은 이미 떨어졌습니다. 자구 노력, 그러니까 스스로 살려고 건물 팔고 직원 줄이고 노력해야 해야 되는데, 대우조선은 계획했던 것 중의 3분의 1도 제대로 안 했습니다.

그리고 배를 새로 주문받는 수주도 작년에 계획 중의 단 13%, 8분의 1밖에 못 따냈습니다. 줄여야 될 덩치 못 줄이고, 새로 주문은 못 받으면 적자가 쌓이는 수밖에 없죠.

작년에 본 적자가 1조 6천억 원입니다. 이렇게 상황이 바뀐 게 없는데, 2조 9천억 원을 새로 국민 돈을 넣겠다. 과연 그런다고 살아날 것인가? 이번엔 여론도 반대가 만만찮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이 더 있습니다. 정부 관계자들은 최근까지도 대우조선에 추가로 국민 돈 안 넣겠다고 말을 해왔습니다.

딱 한 명, 대우조선에 가장 깊게 발을 담근 수출입은행장이 반년 전에 국회에서 대우조선이 굉장히 어려워서 내가 볼 때는 4조 2천억 원 준 거로는 안 된다. 결국은 추가지원을 해야 될 거라고 소신 발언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국회에 나간 경제부총리는 수출입은행장 말이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고 얘기를 했었거든요. 이게 반년 전 얘기인데, 한번 그때 얘기를 들어보시죠.

[김성식 의원/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 : 4.2조 원 가지고 안되는 상황이 된 거 같다, 수출입은행도 그런 상황에 대해서 대비하고 있다 이런 말을 했어요.]

[유일호/경제부총리 : 4.2조 원으로 부족하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모르겠는데, 저희는 신규 유동성은 넣을 수 없다는 대원칙은 변함이 없고요.]

수출입은행장만 알고 나머지 사람들은 정말 다 몰랐을까, 그런데 이 걸 보시죠. 1년 반 전에 4조 2천억 원 지원 결정을 했을 때는 반년 뒤에 총선이 열렸습니다. 이번에 추가지원안 낸 것은 대선 직전입니다.

어떤 정치세력이나 정당도 대우조선 어떻게 하자고는 표 때문에 지금 말을 못할 상황인데, 이걸 고른 거 아니냐, 전에도 잘못되는 거 알고 있었지만, 이런 타이밍이 올 때까지 기다린 거 아니냐는 이런 의심을 자연스럽게 하게 됩니다.

대우조선을 없애자는 말이 아닙니다. 지원을 할 때는 하더라도 정말로 살릴 묘책이 있는 거냐, 아니면 그냥 들이붓는 거냐, 이 부분은 지금 정부가 똑 부러지게 대답을 해야지 국민들이 대답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