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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1년 치 연봉 부어야 해방…국민 빚 평균 '어마어마'

친절한 경제입니다. 작년에 우리 국민들이 얼마나 빚을 졌는지 종합 통계가 나왔는데, 역시 예상했던 대로 어마어마하게 늘었습니다.

아주 쉽게 말씀드려서 국민 한 사람당 1년 사이에 새로 평균 270만 원씩 빚을 더 지게 됐습니다. 270만 원이면 웬만한 사람 한 달 월급입니다.

그만큼 월급이 올라도 모자랄 판국에 빚을 더 졌으니까, 경제가 잘 돌아가기가 어렵겠죠. 그런데 이렇게 된 지가 꽤 오래됐습니다.

국민 한 사람당 평균 빚이 바뀐 걸 보면 2008년에는 1천480만 원이었습니다. 1인 평균이. 그런데 그래프가 무섭게 막 치솟죠. 늘어나서, 작년엔 2천600만 원까지, 그러니까 8년 사이에 한 사람당 빚이 1천100만 원 넘게 늘어난 겁니다.

지금 우리나라 월급쟁이 1년 평균 연봉이 3천200만 원쯤 되니까, 이제는 1년 번 거 거의 안 쓰고 다 모아서 은행에 갖다 줘야 빚에서 해방될 수 있을 정도가 됐단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속을 들여다보면 더 상황이 안 좋은 게, 이자를 비싸게 주고 빌린 돈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은행 빚이 이자가 좀 싸고, 은행을 나가서 저축은행 이런 데 가면 이자가 비싸잖아요. 그런데 작년에는 유독 제2금융권이라고 부르는 은행 바깥 빚이 많이 늘었습니다.

보시면 은행 빚은 작년 하반기에 정부가 확 조인 다음에 내려왔는데, 그렇다고 사람이 은행 가서 돈 못 빌리면 어디 가서 빌리겠어요. 결국, 농협, 축협, 그래도 여기는 좀 낫죠.

저축은행, 보험회사 이런 이자 비싼 데까지 가서 돈을 빌리게 돼서, 4분기에는 은행에서 빚낸 거나 제2금융권이나 비슷하게 됐습니다. 문제는 정부가 사람들이 이렇게 질 나쁜 대출로 몰리는 걸 몰랐느냐 하는 겁니다.

알았는데 대처가 늦은 거죠. 누구나 다 알듯이 빚내기 쉽게 해서 집을 사라고 부추기는 식의 정부 정책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런 지적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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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뭐, 경기 살리느라고 그렇게 한 거다." 그렇게 이해를 한다 치더라도, 조일 때가 되면 조여야지 문제가 없을 것 아니겠어요. 그런데 정부 대책이 항상 한 템포씩 늦습니다.

부동산 경기 계속 어떻게 좀 해보려고 그런 거 아니냐 의심이 가는데, 우선 아파트 분양받고 받는 중도금 대출이 그렇습니다.

1년 전에 은행 다른 대출은 다 막기 시작하면서 이 중도금 대출, 집단대출은 이러게 이야기를 하면서 계속 풀어놨습니다. 1년 전 얘기 들어보시죠.

[손병두/당시 금융위 국장 (재작년 12월) : 주택시장 등 거시 경제 전반에 대한 충격도 당연히 고려하였습니다. 따라서 집단대출에 대한 관리는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은행 스스로 리스크 관리를 하도록 유도하는 한편….]

표현이 좀 어렵지만, 쉽게 말씀드리면 부동산 경기 살리는 게 중요해서 놔뒀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결국 이 집단대출이 터져나갈 지경이 되니까, 8달 뒤에, 작년 여름이 돼서야 막겠다고 말을 바꿉니다.

[도규상/금융위 국장 (작년 8월) : 집단대출 증가세를 봐가면서 집단대출에 대해서도 단계적인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도입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문제가 되는 제2금융권 빚도 비슷합니다. 작년 내내 언론에서도 그렇고 문제 제기를 했었는데, 당시엔 "한번 생각해볼게." 이 정도로 하고 넘어갔었단 말이죠. 그때 당시 여름 얘기도 들어보시죠.

[도규상/금융위 국장 (작년 8월) : 상호금융권의 경우에는 소득증빙이 어려운 차주도 많은 등 상환능력 심사를 은행권처럼 이렇게 바로 적용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이것도 결국 빚이 턱밑까지 차니까 어제서야 제2금융권도 조이겠습니다. 이렇게 이제 엄포를 놓는 걸로 바뀌었습니다.

[정은보/금융위 부위원장 (어제) : 은행권에서 비은행권으로 리스크가 옮겨가는 부작용이 예상됩니다. 금융회사 스스로가 경각심을 가지고 리스크를 좀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셔츠 첫 단추 잘못 끼우면 플 고 다시 끼어야죠. 그런데 계속 끝까지 삐뚤빼뚤 채우는 것처럼 가계부채 문제도 풀어야 할 때 풀지 못하고 여기까지 왔기 때문에 결국은 국민들이 다시 한 번 고생을 하고 경제가 좋지 않다. 나중에 복귀를 해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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