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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여당 "편의점 밤샘 영업 금지하겠다" 발언에 혼란

친절한 경제입니다. 우리나라에 편의점 정말 많죠. 3만 개가 넘습니다. 본사는 대기업이지만, 대부분 장사하는 분들은 퇴직하고 퇴직금으로, 혹은 집으로 대출받은 돈으로 가게 낸 자영업자 같은 분들이 대부분이죠.

그런데 지난 주말 사이에 이 3만 명이 넘는 편의점 주인들이 화들짝 놀라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여당이 목요일, 골목상권 보호 대책을 발표하면서 이 편의점들 야간 밤샘 영업을 금지하겠다. 이런 내용을 같이 내놨기 때문입니다. 당시 얘기 한번 들어보시죠.

[인명진/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지난 16일) : 대기업 가맹사업의 과도한 영업행위를 제한하려고 합니다. 현재 24시간 영업 원칙을 심야영업 금지, 자정에서 오전 6시까지 원칙으로 개정하여 가맹점주의 근로여건도 개선할 것입니다.]

이런 얘기가 나오고 나서, 편의점 주인들에, 소비자들까지 불만을 쏟아냈습니다. 주인들은 "밤에 다른 데는 문 여는 데가 없는데 편의점 문 닫으면, 주변 상권이 살아나는 거냐?" 또 손님들은 손님들 대로, "밤에 급할 때 필요한 물건 살 권리도 있는 건데, 그걸 왜 법으로 또 막겠다는 거냐?" 이렇게 지금 이야기를 했었죠.

그러니까 어제 일요일에 부랴부랴 "강제는 아니고, 편의점 주인 마음대로 닫고 싶으면 닫을 수 있게 하겠다는 뜻이었다고 따로 해명을 내놨습니다. 어제(19일) 얘기도 다시 한번 들어보시죠.

[이현재/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 (어제) : 현재 사실상 24시간 의무적으로 가맹점을 오픈하는 것을 가맹점주와 가맹본부가 협의해서 유연하게 손님이 없는 시간에는 영업시간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해서 그런 표현을 썼는데 그게 혼선이 있었다는 말씀을….]

그런데 이미 이런 제도는 2년 전에 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가게 주인이 밤에는 문을 닫을 수 있게 돼 있는데, 자기들이 만든 법도 지금 잘 기억이 안 나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반발이 세니까 급하게 정리하려는 모양새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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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처음으로 돌아가서, '여당이 갑자기 왜 편의점 야간영업 금지 같은 이야기를 꺼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면, 자영업자가 몇백만 명이나 되는 큰 표밭이잖아요.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큰 회사들 장사 막아서 자영업자들에게 손님을 몰아준다는 걸 보여주려는 거였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날 같이 발표했던 다른 내용들도 한 번 쭉 보면, 복합 쇼핑몰이라고 왜, 잠실에 코엑스몰 이런데 큰데 있잖아요. 이런 대형 쇼핑센터도 한 달에 두 번은 쉬게 법을 만들겠다. 이런 법도 있었고요.

편의점 야간영업 금지에 전통시장에 1조 7천억 원을 새로 투입하겠다. 자영업자 카드 수수료도 낮추겠다. 이런 등등이 들어있습니다.

그런데 여당만 이런 대책을 내놓는 게 아니라, 야당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표적인 게 지금 대형마트 한 달에 두 번 쉬는데, 이걸 매주 일요일마다 한 달에 네 번 쉬게 만들겠다. 이런 법을 이미 내놨고요.

지금은 규제가 없는 백화점도 매주 한 번씩 역시 쉬도록 하겠다는 법안도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여당안, 야당안이 서로 겹치질 않고요. 할 수 있는 규제는 다 모아놓은 모양새입니다.

이렇게 마트, 백화점, 슈퍼 매주 문 닫고, 편의점 밤에 문 닫아서 전통시장이나 일반 자영업자들이 돈을 더 벌게 되는 게 맞다면, 이건 당연히 해야 될 정책이겠죠.

그런데 문제는 그런 효과가 있을지 없을지 엄밀한 분석 같은 건 안 하고 그냥 바로 정책을 발표한다는 겁니다.

반대로 이러면 소비가 더 줄어드는 건 아닌가, 그리고 일반 소비자들의 쇼핑할 권리는 어떡할 건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얘기가 없습니다.
 
결국은 이게 선거용이다. 이런 지적들이 있는데, 그런 점에서는 선거하고 나서 좀 더 면밀하게 조사도 증거를 가지고 분석도 해서 추진하는 게 잡음을 줄이는 길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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