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아베 "미국, 아태지역 영향력 강화 및 공정무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현지시간으로 어제(10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취임 3주를 맞은 트럼프 대통령은 2박 3일 일정으로 방미한 아베 총리와 백악관 집무실에서 오찬을 겸한 첫 회담을 하고 북핵과 미사일위협 등에 대한 대처를 비롯한 미·일 동맹 등 안보 및 통상 협력 방안을 놓고 대화했습니다.

두 정상은 회담 후 핵과 재래식 전력을 통한 미국의 확고한 일본 방어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미국의 영향력 강화, 센카쿠열도의 미·일 안전보장조약 제5조 적용대상 확인, 미·일 동맹에서 일본의 책무 확대, 자유·공정무역을 위한 규칙에 기초한 경제관계 강화, 미·일 양자 무역협정 논의 등을 골자로 한 공동성명을 채택했습니다.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수지 개선을 위해 일본의 일정 부분 양보를 끌어낸 반면, 아베 총리는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빚는 센카쿠열도에서 미국의 더욱 강력한 지지를 얻어냈습니다.

특히 미국이 아·태 지역에서 향후 영향력을 강화한다고 명시함으로써 두 정상은 '중국 견제'라는 공동 목표를 위한 결속을 한층 굳건히 하는 등 '찰떡 공조'를 과시했습니다.

다만 양국 동맹에서 일본의 역할 확대 부분은 주일미군 방위비 인상 가능성을 열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통상 협력방안과 관련해 "미국과 일본은 양국 경제 모두에 혜택을 주는, 자유롭고 공정하며 상호적인 무역관계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줄곧 일본과의 자동차 무역을 불공평하다고 비판해왔습니다.

지난해 일본의 대미 무역흑자 규모는 689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78조 8400억 원으로 지난해 독일을 제치고 중국에 이은 2위로 올라섰습니다.

이 가운데 80%가 자동차와 관련 부품입니다.

그러자 아베 총리는 "자동차회사를 비롯한 일본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며 "양국은 규칙들에 기초한 공정한 시장을 만드는 것에 지도적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회담에서 아베 총리는 70억 달러, 우리 돈으로 8조 500억 원의 대미 투자를 통해 미국에 70만 개의 일자리를 안긴다는 '선물 보따리'를 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미·일 동맹 및 안보공조와 대해 "일본은 중요하고 흔들림 없는 동맹"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일본과 일본 정부의 통제 아래 있는 모든 지역의 안보와 우리의 매우 중요한 동맹을 더욱 강화할 것을 약속한다"며 "미국과 일본 간의 유대와 양국 국민 간의 우정은 매우, 매우 깊다. 미 정부는 이러한 유대를 더욱 긴밀히 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우리 동맹은 (남중국해) '항행의 자유'와 우선순위가 매우 매우 높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위협 대처를 포함해 많은 공통의 관심사를 갖고 있다"면서 양국 협력을 약속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일본을 아태지역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코너스톤'(cornerstone)이라고 표현하면서 양국 관계를 더욱 긴밀히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은 미·일 안보조약 5조가 센카쿠 열도에 적용됨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미·일 안보조약 5조는 일본의 행정력이 미치는 영역에 대해 무력공격을 받았을 때 양국은 공통 위험에 대처하도록 행동한다는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