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아이 둘 정도를 감안해 4 좌석의 테이블 ,그리고 누구나 좋아할 만한 음식메뉴 등으로 예약조차 힘들었던 이들 패밀리 레스토랑의 쇠락의 원인을 전문가들은 이렇게 분석한다. 무엇보다도 ‘패밀리’ 즉 가족의 구성이 애매해져 정확한 타겟이 모호해졌으며, 이에 따른 소비자들의 입맛 등 트렌드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가운데 앉고 자식 형제들이 그 주변에 서고 ,또 그 뒤를 가득 메우던 빛바랜 흑백 가족사진 같은 구성의 가족은 이제 찾아보기 어렵다. 60-70년대 대가족 구성이 80년대 이후의 4인 가족 형태로 축소되고 이제 1인 가구 2인 가구의 형태가 주류를 이룬다.
결혼한 뒤 이혼 또는 사별 기타 이유를 포함해서 아예 처음부터 결혼을 하지 않아 혼자 사는 이른바 1인 가구가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가구 중 27.2%로 가장 많다. 인구 구성만으로도 520만명, 전체 인구의 10분의 1을 넘는다. 1990년 9%에서 25년 만에 3배 이상 급격히 늘어나 대한민국에서 가장 ‘보편적인’ 가구 형태가 된 것이다. 이른바 ‘표준 가족’의 대명사이던 4인 가구는 18.8%로 2인 가구(26.1%)나 3인 가구(21.5%)보다도 적다.
이 전통적인 가족의 붕괴의 첫 번째 이유는 젊은 이들이 결혼을 하려 않기 때문이다. 결혼을 안 하는데 무슨 가족이 구성되겠는가. 최근 통계청이 내 놓은 <2016년 사회조사통계>를 보자. 올해 전체 인구 가운데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대답한 사람은 절반을 조금 넘는 51.9%이다. 다시 말해 국민의 절반 가까이가 결혼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대답한 것이다. 지난 2010년 조사에서는 64.7%의 사람이 결혼을 해야 한다고 대답했는데 2012년엔 62.7%, 2014년엔 56.8%로 줄더니 올해 51.9%까지 급감한 것이다.
성별로 보면 남자가 결혼을 해야 한다는 대답한 사람이 56.3%로 여자(47.5%)보다 결혼 필요성에 대해 더 높은 비율을 보였고 , 아예 결혼을 반대하는 비율도 여성들이 높았다. 특히 결혼의 당사자가 될 미혼 집단들만 따로 살펴보면 남자의 42%, 여자의 31%만이 결혼을 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미혼 여성들의 결혼 필요성은 3명중 1명 꼴도 채 되지 않는다.
가족이 해체가 되는 이혼에 대해서도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비율이 지난 2010년의 31.9%에서 43.1%로 크게 늘었고 가정을 지켜 이혼은 해서는 안 된다는 비율은 39.5%로 크게 줄었다. 다시 말해 결혼 자체를 아예 하지 않아 가족 구성조차 하지 않으려는 사람이 늘고 , 어렵게 성사된 가족의 해체에 대해서도 이른바 ‘쿨“ 한 상태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결혼에 대한 부담감은 무엇보다도 경제적인 문제였다. 전체 78.2%가 요즘 시대에 돈 없이 결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바라보았으며, 젊은 층일수록(20대 81.9%, 30대 79.1%, 40대 77.6%, 50대 71%) 결혼에 따르는 경제적 부담감을 많이 느꼈다. 안정적인 직업, 번듯한 직장을 갖기 전까지 결혼을 미루는 것이 좋다는 생각은 10명중 6명꼴이었다. 결혼생활보다 지금이 보다 지금이 더 자유로울 것 같다는 의견과 마음에 드는 배우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높은 것은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독립적이고 개인적인 성향이 강해진 측면도 있는 것과 동시에 경제적 해결을 못한 상태에서의 결혼생활이 행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짙게 깔려 있다.
대학등록금 대출도 다 갚지 못한 상황에서 번듯한 직장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 좋은 상대를 어찌어찌 만났다고 하더라도 천정부지 신혼집 월세 전세는 어떻게 충당할 것이며 그리고 아이라도 덜컥 생긴다면 그 이후의 삶은 누가 보장할 것인가. 저출산 고령화를 푸는 첫 열쇠는 결혼이라며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해서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으라고 하지만 우리 젊은이들은 바보가 아니다. 쓸쓸한 무연고의 가족 해체가 본격화되고 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