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보잉이 개발한 해킹 불가 스마트폰 보잉 블랙폰 (사진=연합뉴스/위키피디아 제공)
자체 데이터 삭제 기능을 갖춰 해킹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스마트폰 '보잉 블랙'(Boeing Black)이 미국의 정보·보안기관을 중심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미 군사 전문매체 디펜스원에 따르면 국가안보국(NSA) 등 정보·보안조직 등 정부 기관들은 국가안보나 방어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민간 계약자들과 해킹 우려 없이 안전한 교신을 하는 수단의 하나로 최근 보잉 블랙을 시험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항공기 전문업체인 보잉이 지난 2014년 2월 개발 계획을 발표한 보잉 블랙의 대표적인 고객 가운데에는 마이클 로저스 NSA 국장 겸 사이버사령부 사령관(해군 대장)과 앨런 린 미 국방정보체계국(DISA) 국장(육군 중장) 등이 포함된다.
보잉이 주인의 허락 없이 문자나 통화 기록에 접근하면 원거리에서도 내용이 자동 삭제되고 스스로 작동이 멈춰지는 '블랙폰' 개발에 나선 것은 대통령 전용기(공군 1호기)에 도청 우려가 없는 보안통신장치를 설치한 경험에 따른 것이다.
개인정보 보호에 민감한 신흥(특화) 고객층 증가도 보잉 블랙 개발에 나선 또 다른 계기가 됐다.
이에 따라 보잉은 비밀리에 개발 작업을 진행했으나 연방통신위원회(FCC)와 등록 관련 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외부에 알려졌다.
정부와 민간 네트워크 사이를 오가며 사용할 수 있도록 두 개의 SIM 카드를 내장할 수 있도록 설계된 보잉 블랙은 안드로이드 운영체계를 기반으로 하지만 GSM, WCDMA, LTE 등 3가지 이동통신 방식을 지원한다.
또 디스크 암호화, 하드웨어 암호화 등 철저한 데이터 보안 수준을 갖췄다는 게 보잉의 설명이다.
한 마디로 전화 통화, 문자 내용, 보유 문서 등을 모두 암호화했다는 얘기다.
린 사령관은 보잉 블랙이 사용되고 있음을 확인하면서도 "그러나 아직 시험 단계"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보잉 블랙폰이 대량 암호화를 통해 작동된다면서, "이것은 데스크톱 가상화(VDI)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물리적으로 존재하지는 않지만 실제로는 작동하는 컴퓨터 내에서 작동하는 또 하나의 컴퓨터 솔루션으로 해킹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기술이라는 얘기다.
보잉에 따르면 무게 170g의 이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는 4·3인치로, 대당 기기 가격은 74만 원가량이지만, '사일런트서클' 같은 보안서비스 이용 가격까지 합치면 대당 240만 원 정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