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복구 작업 현장 곳곳에선 미리 대비만 했더라면 그나마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텐데, 이런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안전불감증이 피해를 더 키웠다는 겁니다.
이 소식은 UBC 박용주 기자입니다.
<기자>
수확을 앞둔 들녘이 순식간에 물바다로 변했습니다.
어디가 논이고 어디가 길인지 분간이 되질 않습니다.
태풍이 지나간 자리, 논바닥은 온통 모래와 진흙 투성이입니다.
벼 이삭은 하나같이 흙탕물을 뒤집어썼습니다.
[강영락/피해 농민 : 쭉정이가 많고 수확량이 20~30% 떨어질 거 같습니다. 농민들이 그만큼 손해가 많죠.]
농민들은 제방 보강공사를 하지 않는 바람에 둑이 터져 100헥타르 가까운 논이 피해를 입었다고 말합니다.
[김태호/피해 농민 : 작년에 저쪽 남창천은 울주군에서 공사를 했고, 이 구간은 울산시 소관이어서 공사를 못해서 낮은 지대라 물이 범람했습니다.]
주민 한 명이 숨지고 차량 수백 대가 침수 피해를 입은 언양 반천현대아파트.
주민들은 인근 대암댐의 물이 넘치면서 주변 지역이 온통 물에 잠긴 뒤에 대피 방송이 나왔다며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백미련/아파트 주민 : (대피) 방송이 나와서 어머 하고 차 키를 들고 내려가는 순간 여기가 가득 차서, 이미 물이 허리만큼 오니까 내려갈 수가 없었어요.]
태풍 글래디스 이후 25년 만에 침수된 중구 새치마을 주민들은 물폭탄이 쏟아지는 와중에도 태화강과 연결되는 육갑문을 열어놓는 바람에 피해가 커졌다고 주장했습니다.
시민들은 이번 태풍으로 감춰진 안전불감증이 드러났다며 하늘 대신 행정당국을 더 원망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