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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생리는 파란색인 줄 알았어요"…어느 남학생의 고백

[리포트+] "생리는 파란색인 줄 알았어요"…어느 남학생의 고백
 “이렇게 자세히 보긴 처음인데, 신기하게 생겼네요.”

4명의 한국인 남성을 대상으로 '생리대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를 실험한 유튜브 동영상이 최근 화제가 됐습니다.실험에 참여했던 남성들은 마네킹과 여성속옷, 치수나 기능이 다른 생리대 등을 받았습니다. 이들의 과제는 적절한 생리대를 골라 마네킹에 착용하는 것입니다. ▶ 해당 유튜브 영상 보기
(※ 위 영상은 생리혈을 파란색으로 오해했다는 기사 본문과는 무관합니다.)

그들은 과연 알맞은 생리대를 골라 마네킹에 입혔을까요? 

남성들은 생리대를 거꾸로 붙이는가 하면, 생리가 새는 것을 방지하는 날개 부분은 떼버리기도 했습니다. 사용방법을 전혀 모르다 보니 착용에 성공한 남성은 결국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이 실험 영상은 유튜브 채널에 올라와 무려 10만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시청자의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최근 신발 깔창 생리대 논란에서 시작해 생리대 가격이나 저소득층 소녀에 대한 지원 등으로 사회적 관심이 큰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해당 영상은 정작 우리 사회 남성들이 생리대에 대해 거의 모르고 있다는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 ‘생리에 대한 지식 0’..남성들의 오해 어떤 게 있나?

 “여성들의 생리혈은 파란색인 줄 알았어요.”
서울의 모 중학교 보건교사는 생리혈이 파란색인 줄 알았다던 남학생을 생리를 오해한 사례로 꼽았습니다. TV 광고 장면 중에서 생리대가 파란색 액체를 흡수하는 모습을 보고 그렇게 생각했다는 것이죠. 남성 중에서는 생리를 참을 수 있는 현상이라고 보는가 하면, 심지어 딱 하루 만에 멈춘다고 여기는 이들도 있습니다. 생리에 대한 무지가 오해나 편견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제가 일하는 곳에 남자 직원은 생리가 하루 만에 그냥 코피 한 번 흐르듯이 내버려두면 멈추는 줄 알아요. 생리대도 한 달에 한 장만 쓰는 줄 알고. 그래서 늘 생리휴가 쓰는 여직원을 못마땅해하고 생리휴가 왜 주느냐고 난립니다.” (아이디 hikk****)

● 생리 수업 ‘전무’...“교육 기회 늘려야”

전문가들은 여성의 생리를 학교 생물 수업이나 성교육 시간에서조차 제대로 다루지 않고 있는 게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여성의 몸과 사람의 생식에 대해 배우는 건 중학교 3학년 과정부터인데, 생식기관에서 임신, 출산까지의 분량은 총 8페이지밖에 안 됩니다. 고1 과정에서도 생명의 탄생이라는 단원을 배우지만, 여성의 임신과 호르몬 변화 말고는 해당하는 내용이 없습니다. 이후 생물 과목을 배우는 것은 학생의 자율에 맡기고 있어, 선택하지 않은 학생은 배울 기회가 없는 것이죠. 그렇다 보니 대부분의 남성은 여성의 생리를 알 기회가 거의 없습니다.

일각에서는 교육도 중요하지만, 왜 남자가 생리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인식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합니다. 생리가 재생산 활동의 기초로 존중받고 인권 대상으로 개념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이와 관련해, 지난해 유엔 경제사회문제 인권사무소는 “생리에 대한 부정적 시선은 인간의 존엄성과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각국 정부에 생리ㆍ위생 관련 대책을 마련하라고 권고한 바 있습니다.

기획·구성: 임태우·김미화 / 그래픽 디자인: 정혜연
사진출처 : 유튜브 채널 'Sol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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