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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올해 판매 1위 차 봤더니…씁쓸한 이변

<앵커>

친절한 경제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자동차 하면 떠오르는 게 딱 있을 텐데요, 제가 생각하는 차는 따로 있는데 이게 아니랍니다. 올해 들어서 완전히 우리가 생각지 못했던 차가 1위가 됐다고 하는데요.

<기자>

일반 승용차도 아니고 SUV도 아니고 경차도 아닙니다. 1위가 1톤 화물차 포터입니다. 전에도 많이 팔리기는 했었어요. 그런데 한 4, 5년 전부터 3, 4위권을 유지를 해왔었는데, 그래도 1등은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올해 들어서 지금 부동의 1위이고, 월별로만 쳐도 2월만 빼고, 넉 달을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앵커>

승용차가 아니네요. 어쨌든 이걸 그냥 타고 다니진 않을 테고, 장사를 하려고 하는 자영업자나 상인들이 많이 늘어났나 봐요?

<기자>

그렇죠. 그리고 포터가 팔리는 것도 연초에 1, 2월에 많이 팔린다고 그래요. 새해가 바뀌면서 "나도 장사를 한번 제대로 해보자." 이렇게 나서는 사람이 늘 때 잘 팔리는 경향이 있었는데, 올해는 그런 것도 없습니다.

계절도 안 타고요, 5월에도 9천5백 대 넘게 팔리면서 2등이 소나타나 스파크 이런 차였는데 이런 차보다 더 1천 대 넘게 더 팔릴 정도로 쭉 압도적입니다.

이렇게 인기이다 보니까, 리스 이런 건 고급 차들이 좀 많았는데 이번에 캐피탈 회사가 차를 사서 이걸 하루에 1만 원 값에 한 달에 한 30만 원 정도에 리스를 해주는 경우까지 등장을 했는데, 찻값이 한 1천5백만 원 정도인데 이것도 부담스러운 경우가 많으니까, 장사를 해서 갚아라. 이런 식으로 팔게 되는 거죠.

이게 전보다 더 잘 팔리는 이유가 한 가지 더 있는데요, 올겨울쯤에는 값이 한 번 또 뛸 걸로 예상이 됩니다.

왜냐하면, 요새 논란이 되는 경유를 쓰는데, 올해 말에는 강화된 매연 저감장치를 달아야 돼서, 그러면 값이 오를 것 아니에요. "그전에 사자." 이런 수요까지 겹치면서 한 가을까지는 포터의 독주가 계속될 거 같습니다.

<앵커>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또 이게 자영업자들이 많아지는 이유가 요즘 구조조정이다. 이런 얘기도 나오다 보니까 일자리 잃는 분들이 많아서 수요가 늘어나는 게 아닌가 싶네요.

<기자>

노후 준비를 포터로 하는 분들이 생기는 거죠. 아무래도 그런 걱정이 좀 드는데, 요새 취업 전문회사들이 그래서 직장인들의 불안한 마음을 읽어볼 수 있는 조사를 몇 가지 했습니다.

우선 지금 다니는 회사가 전망이 어떠냐고 물었더니, 전체 직장인의 3분의 2가 "우리 회사 미래가 없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부정적입니다.

지금 보시는 것처럼 업종별로 보면 조선 중공업이 무려 80%나 되고요, 잘나간다고 하는 전자 업종도 그렇고, 건설, 자동차 등등 해서 안 그런 업종이 없다시피 한데, 그만큼 회사에 대한 불안감이 있는 거고요, 또 한가지는 다른 취업 회사는 이런 걸 물었어요.

"그럼 회사는 그렇다고 치고, 본인은 몇 살까지 다닐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냐?" 그랬더니 법적으로는 정년이 60살이지만, 60살 채워서 다닐 수 있을 거라고 믿는 사람은 단 19%밖에 안됐고, 지금 보시는 것처럼 대기업 그것보다 11년 이른 48.8세면 나와야 될 것 같다. 중소기업은 50.8세, 공기업도 54.8세였습니다.

평균이 51살이에요. 퇴직을 정년보다 9살 정도는 먼저 해야 될 것 같다. 작년에도 비슷한 조사를 했는데 그때는 때 52살이었는데 1년이 지금 짧아진 겁니다.

이렇게 직장인들의 불안한 마음과 포터 인기는 동전의 앞뒷면처럼 붙어있는 것 같은 모양새인데, 전 세계 선진국 중에 포터가 1위인 나라는 없습니다.

자동차 판매 순위도 좀 제자리로 돌아오고, 직장인들 불안감도 가실 수 있는 쪽으로, 노후 준비를 포터로 하면 안 되잖아요. 경제가 잘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리포트+] 날개 돋힌 '포터' 판매…고용 불안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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