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양식에 염산사용…불법인데도 근절 안되는 까닭은

부산 강서구에서 김 양식을 하는 장모(51)씨 등 어민 4명은 1월부터 두 달간 양식장에서 공업용 염산 3천600ℓ를 무단 사용한 혐의로 부산 영도경찰서에 불구속 입건됐습니다.

김 양식 과정에서 잡태 등 이물질을 제거하려고 유해화학물질인 무기산(공업용 염산)을 사용하다 적발된 어민은 한둘이 아니어서 김 양식업자 중 전과자가 아닌 사람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정부는 1994년부터 염산을 유해화학물질로 규정해 김 양식에 사용을 금지하는 대신 유기산과 무기산을 합성해 만든 산도 9.5% 수준의 김 활성처리제 사용을 권유했습니다.
이물질 제거에 염산을 사용할 경우 해양 환경 오염 가능성은 물론,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그러나 어민 상당수는 작업이 효과적이고 쉽다는 이유로 고시 이후에도 농도 35% 이상의 공업용 염산을 바닷물과 희석해 김 양식에 몰래 사용해왔습니다.

어민들은 염산 한 통이면 할 수 있는 작업을 활성처리제로는 10통이나 쏟아부어야 하기 때문에 불편하고 비효율적이라면서 양식장에 예외적으로 공업용 염산을 사용하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해양수산부 양식산업과 관계자는 "법적, 환경적 문제 외에도 1년에 약 3억 달러를 수출하는 김을 만드는 데 염산을 사용한다면 수입국에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김 활성처리제 효능을 개선하는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김 양식업자만을 위해 유해화학물질을 다루는 관련 법령에 예외를 두기 힘든 실정"이라며 "김 활성처리제의 효과에 만족하지 못하는 어민과 공업용 염산사용을 금지한 법의 간극이 크지만 현재로썬 별다른 해결책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