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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공무원 많이 뽑아서 실업률 증가?…정부의 이상한 기준

<앵커>

친절한 경제입니다. 지난달 청년 실업률이 12.5%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이 수치는 계속 조사할 때마다 최대치를 기록하는 것 같은데, 아무튼 이번에 정부가 밝힌 이유가 지난달에 공무원을 많이 뽑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공무원 많이 뽑았는데 실업률이 왜 따라 올라갈까요?

<기자>

그게 좀 미스터리하죠. 우리 주변에 아들, 딸, 혹은 조카, 동생 요새 실업 때문에 일자리 못 구해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문제는 실업률 통계에서 이런 사람들 중에 상당수가 계산에서 빠집니다.

첫 번째 예를 들어보자면, 원하는 일자리 지금 못 찾아서 편의점이나 패스트푸드점 같은 데서 시간당 몇천 원 받으면서 짧게 일하면서 취업 준비하고 있는 경우에 우리가 생각할 때는 "일자리 언제 찾냐?" 실업자인데, 정부 통계에선 아니고요, 돈 벌잖아요. 반대로 취업자가 돼요. 청년 실업률을 낮춥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게, 우리나라에만 있는 게 학원 다니면서 학교 졸업하고도 공무원 시험 준비하는 경우도 있잖아요. 이런 경우도 실업률 통계에서 빠져요.

<앵커>

계속해서 궁금한 게 나오는데, 그러면 실업 대상이 점점 더 제외가 되는데 왜 실업률이 더 올라가는지도 궁금하고요, 수험생은 왜 대상에서 빠지는 거에요?

<기자>

국제 기준이 실업자라는 건 지난 4주 동안 일자리를 열심히 찾았는데 일을 못 구한 사람으로 돼 있어요. 그런데 외국에는 이건 공무원 시험 준비하는 사람은 없잖아요.

우리나라에서만 있는 건데, 수시로 시험 있는 게 아니니까 계속 공부만 해서 원서를 안 내면, 통계에서는 이름이 비경제 활동인구라고 해서, 아예 없는 사람 취급을 합니다. 통계에서 사라져 버려요.

그런데 1월에 9급 공무원 시험이 있었는데, 4천1백 명을 뽑는데 사람이 22만 명이 왔습니다. 경쟁률이 54대 1이었거든요.

그러면 나머지 떨어진 21만 명은 그다음 달에 실업자가 됩니다. 통계에서. 원래 없던 사람들이 21만 명의 실업자가 생기는 거에요.

그런데 작년보다 4백 명 정도 정원을 늘렸더니 수험생은 3만 명 넘게 더 왔거든요. 정부 얘기는 그만큼 실업률이 올라간 거다. 3만 명 정도가.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하면 이제 시험 끝났으니까 다시 원서 안 내면 이 사람들은 사라질 거에요. 그러면 공식 실업률은 떨어질 겁니다.

그런데 단기 아르바이트 하고 공무원 시험 준비하는 청년 실업자들이 실제로 존재를 하거든요. 그런 점에서는 국제기준 청년 실업률이 아니라 우리식 청년 실업률을 더 가다듬어서 얘기를 해야지 결국, 사람들에게 설득력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제대로 된 현신을 반영하려면 집계 방식도 좀 바뀌어야 할 것 같은데, 바뀌고 나면 숫자는 더 올라갈 것 같습니다. 씁쓸합니다. 그리고 다음 얘기 좀 해보면, 요즘 노후에 자식들에게 부담 주지 않겠다고 실버타운에 들어가는 걸 고려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는데, 이것도 좀 조심해야 된다고요?

<기자>

네, 실버타운이 초창기이다 보니까 계약서가 사실 제멋대로인 게 많아요. 그래도 "노인들을 상대로 뭘 하겠어?" 싶어서 그냥 사인을 해줬다가는 나중에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는 경우들이 꽤 됩니다.

예를 들면 서울의 한 실버타운인데, 여기 들어갔던 할머니가 병이 나셔서 계약 중간에 나왔어요. 그리고 돌아가셨습니다.

그런데 실버타운에서는 우리가 손해 볼 수 없다. 계약서에 돼 있다고 하면서 무조건 관리비하고 이용료를 계속 내라고 요구를 하는 거예요. 유족들한테.

[실버타운 중도 계약해지 유족 : 사망 시점이 아니라 이 집에 새로운 사람이 들어올 때까지 그 돈을 우리한테 다 내라고 그랬어요. 우리가 뭐 싫어서 나간 것도 아닌데.]

소비자원이 조사를 해보니까, 지금 실버타운의 절반은 계약 중간에 숨지거나 중병이 나서 병원을 가도 위약금을 깎아주거나 면제하는 내용을 넣지 않았어요. 모르고 사인을 한 거죠.

그리고 40% 정도는 밥값하고 관리비 이런 걸 자기들 마음대로 올릴 수 있게, 일단 들어온 다음에 올릴 수 있게 적어놨습니다.

"노인분들에게 설마 박하게 하겠어?" 이렇게 생각하셨다가는 이래저래 마음 상할 수도 있고, 가족들한테도 그럴 수도 있고요, 실버타운 계약서, 혹시 들어가시더라도 꼼꼼하게 따져보고 가입을 하셔야 되겠습니다.

<앵커>

그래야겠네요. 계약자들도 꼼꼼하게 따져봐야 되겠고, 이 정도 됐으면 이제 소보원이나 공정거래위원회에서도 좀 관리해야겠네요.

<기자>

그런데 규약 정도 만들지, 사실 개입을 잘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개인이 다 철저하게 따져봐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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