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안정된 경기서 알파고 주특기 발휘했다"

"안정된 경기서 알파고 주특기 발휘했다"
스스로 학습하는 알고리즘과 거대한 '컴퓨팅 파워'(연산 능력)로 무장한 구글의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가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마지막 대결에서 이세돌 9단을 꺾고 승리했다.

알파고는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가운데 세 판을 내리 따내 일찌감치 승리를 확정 지은 후 이 9단에게 일격을 당했으나, 승부의 대미를 승리로 장식하면서 인공지능의 힘을 다시 증명했다.

이 9단은 마지막 대국에서 프로기사의 경험과 직관을 총동원해 경기를 안갯속 싸움으로 끌고 나갔으나 1천202개의 CPU(중앙처리장치)의 도움을 받은 알파고의 계산력에는 한 수 밀렸다.

AI 전문가이자 바둑 프로 6단인 김찬우 AI바둑 대표는 "이 9단의 작전이 초반에 주효해 앞서갔지만, 중반에 이 9단이 낙관을 하면서 안정적으로 경기를 이끌어가 알파고가 주특기를 발휘할 여지를 남기고 말았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차이가 점점 좁혀지면서 팽팽한 승부가 펼쳐졌는데 알파고는 복잡하게 돌이 얽혀 있을 때 이길 확률을 잘 찾아낸다"며 "알파고도 초반에 흔들렸지만 만회할 시간을 벌었던 것이 승리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알파고는 제4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복잡한 형세에서 여러 번 '실수'를 하는 등 약점을 드러냈다.

알파고를 개발한 데미스 허사비스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경기 중 트위터에 "알파고가 초반에 큰 실수를 했다"며 "(알파고가) 잘 알려진 수(tesuji)를 알지 못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오준호 카이스트 휴머노이드로봇연구센터 센터장은 "사람은 계산을 끝까지 하지 못하기 때문에 직관이나 경험으로 수를 놓지만 알파고는 아무리 간단한 것도 굉장히 복잡한 계산을 거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오 센터장은 "착점 가능 수들이 비슷한 성공 확률로 나오면 알파고는 그중 하나를 찍어야 하는데 사람이 보기에는 '엉뚱한 수'일 경우도 있다"며 "기계의 실수라기보다는 프로그램이 아직 그런 수준에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컴퓨터는 정확한 정보를 잘 다루고, 사람은 모호한 정보를 잘 다룬다"며 "이번 대국은 컴퓨터가 잘하는 일은 컴퓨터에 맡기고, 사람이 잘하는 것은 사람이 하면 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알파고는 '인간 대표'와의 세기의 대결에서 완승하지는 못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더욱 강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지수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알파고가 아직은 완벽하지 않다고 말할 수 있지만, 기술의 흐름으로 보면 알파고는 최선의 수를 찾는 힘을 계속 키워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체스 프로그램이 1997년에는 사람을 겨우 이겼지만, 지금은 PC 수준의 컴퓨터도 세계 챔피언을 이긴다"며 "인간이 컴퓨터와 이런 식의 대국을 하면 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