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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의 논픽션] '무간도', 홍콩과 중국 두 가지 결말의 비하인드

[김지혜의 논픽션] '무간도', 홍콩과 중국 두 가지 결말의 비하인드
*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홍콩 느와르의 전설로 불리는 '무간도'(감독 맥조휘, 유위강)는 두 개의 결말을 가진 영화다. 지난 2002년 개봉 당시 '무간도'는 홍콩과 중국에서 각각 다른 결말로 상영됐다.

이야기의 클라이막스인 진영인(양조위)의 죽음까지는 홍콩과 중국 모두 같다. 그러나 이후 마무리는 두 가지 갈래로 나뉜다.

먼저 홍콩 개봉판에서는 진영인을 죽인 유건명(유덕화)이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동시에 경찰 신분증을 보여주면서 위기를 벗어난다. 6개월 후 진영인의 경찰 신분이 복직되고 유건명은 그의 무덤에서 경례한다. 이와 동시에 "무간지옥에 빠진 사람은 평생 지옥 같은 삶을 보내야 한다"는 자막과 함께 영화는 막을 내린다.

중국 개봉판은 진영인을 죽인 유건명을 경찰이 체포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수많은 위기 속에서도 자신을 신분을 지켜온 유건명의 행보를 생각하면 다소 허무한 결말이다.

이에 대해 수입사 관계자는 "이 결말은 중국이라는 나라의 분위기와 관련이 있다. 선과 악이 대결하는 구도의 영화일 경우 선이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권선징악(勸善懲惡)의 세계관을 따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제작사에서는 중국 내 사회 분위기를 고려해 홍콩과 다른 버전의 결말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무간도'는 3부작으로 만들어졌다. 시리즈는 1편의 현재를 기점으로 2편은 프리퀄(과거), 3편은 시퀄(미래)로 이어졌다. 1편에서 홍콩과 중국 다른 결말을 가짐으로 인해 미래의 이야기인 3편과의 연결은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

제작진은 본국인 홍콩의 엔딩을 기준으로 시퀄을 만들었다. 즉, 진영인의 죽음 이후 위기를 벗어난 유건명의 이야기를 3편의 주 내용으로 했다. 경찰 양금영(여명)이 동료 진영인의 한을 풀어주기 위해 유건명을 정체를 밝히는 이야기로 구성한 것이다.  

시리즈의 완결편인 3편은 2003년 12월 12일 홍콩과 중국에서 동시 개봉됐다. 1편의 각기 다른 마무리와 상관없이 흥행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무간도'는 홍콩 느와르의 부활을 알린 역작이다. 더불어 양조위와 유덕화에게 제2의 전성기를 선사한 의미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두 배우는 1편의 각기 다른 마무리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홍콩 결말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무간도'는 개봉 15주년을 기념해 오는 17일 국내에 재개봉한다. 홍콩 느와르의 진수를 다시 한번 스크린에서 만끽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SBS funE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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