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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9단, 정상에서 만난 AI벽…새로운 도전

이세돌 9단, 정상에서 만난 AI벽…새로운 도전
10년여 간 세계 정상을 지켜온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벽에 부딪혔습니다.

이세돌 9단은 오늘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와 세 번째 대국을 펼쳐 176수 만에 흑 불계패하며, 1국과 2국에 이어 3연패했습니다.

이로써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세기의 대국'으로 불렸던 5판 3선승제로 치러진 이번 대회는 알파고의 승리로 끝났다.

이세돌 9단은 세계 최고의 바둑기사로 인정받으며 알파고의 도전에 맞설 상대로 선정됐습니다.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는 이세돌 9단이 10년 이상 세계 최정상 자리를 차지했다는 점에서 그와 알파고의 대국을 원했습니다.

1983년 전남 신안군 비금도에서 태어난 이세돌 9단은 고향에서 바둑 신동으로 불리다가 8세에 서울에서 바둑 유학을 했습니다.

12살 때인 1995년 입단해 2000년 제5기 박카스배 천원전 우승으로 생애 첫 타이틀을 따낸 이세돌 9단은 2002년 제15회 후지쓰배에서 처음으로 세계대회 정상에 올라섰습니다.

20살이던 2003년에는 32연승을 달리며 '불패소년'으로 이름을 날렸고, 그해 LG배 세계기왕전에서 당시 세계 1인자인 이창호 9단을 꺾으면서 세계 최고 자리에 올라섰습니다.

이후 세게 정상을 지켜온 이세돌 9단은 중국 랭킹 1위 커제 9단과 한국 랭킹 1위 박정환 9단 등 새 강자들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지만, 자신의 시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번 이세돌 9단의 패배는 충격적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눈부시게 발전했다지만, 아직 바둑에서 사람을 능가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있던 상황에서 인공지능이 인류 대표를 세 차례 연속 격파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이세돌 9단도 예상치 못한 결과로 보입니다.

그는 알파고의 도전을 받아들이면서 "한 판을 지느냐 마느냐의 문제"라며 5판 중 1판이라도 알파고가 승리한다면 사실상 알파고의 승리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알파고의 실체가 조금씩 드러나면서 이세돌 9단도 긴장감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첫 대국 전날 기자회견에서 알파고의 원리에 관한 데미스 허사비스 딥마인드 CEO의 설명을 듣고 나서는 "아직도 여전히 자신감은 있다"면서도 "5대 0으로 승리하는 확률까지는 아닌 것 같다"며 자신감 수위를 낮추기도 했습니다.

제1국에서 패배한 뒤에는 "진다고 생각 안 했는데, 너무 놀랐다"며 앞으로의 승리 가능성을 "5대 5"로 봤고, 제 2국에서 패배한 뒤에는 "알파고는 완벽한 바둑을 뒀다"며, 남은 경기에서 최소한 한 경기라도 이기기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나간 오늘 경기에서도 이세돌 9단은 인공지능에 결국 패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완벽한 계산으로 '이기는 바둑'을 두는 알파고를 넘어서는 것은 '인간의 한계를 넘는 것'과 같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세돌 9단의 스승 권갑용 8단은 "진다는 건 승부사의 시각에서 유쾌하지는 않지만, 이번 대국은 넓은 시각에서 문화와 과학의 싸움"이라면서 "이세돌은 여기까지 승부하는 것 자체로도 승자라고 생각한다"고 제자를 격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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