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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인공지능 시대…신비화는 금물"

* 대담 : 사람과 디지털 연구소 구본권 소장

[한수진의 SBS 전망대] "인공지능 시대…신비화는 금물"
▷ 한수진/사회자:
 
한 순간도 앞섰다고 느낀 적이 없었다. 알파고와의 대결에서 2연패를 당한 이세돌 9단. 이렇게 인공지능의 능력을 인정했지요. 이세돌 9단의 연패로 충격을 넘어서 우울증과 두려움을 느낀다는 사람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의 발달은 인류에게 축복일까요, 재앙일까요? 거부할 수 없는 미래가 인공지능 시대에 과연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로봇시대 인간의 일’ 저자시죠. 사람과 디지털 연구소 구본권 소장 연결해서 자세한 말씀 좀 나눠보겠습니다. 구본권 소장님?

▶ 구본권 사람과 디지털 연구소 소장: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안녕하세요. 이세돌 9단의 2연패 어떻게 보셨습니까? 예상하셨어요?

▶ 구본권 사람과 디지털 연구소 소장:

이렇게까지 질 거라고는 생각 못했습니다. 저는 사실 로봇이 이길 거라고는 생각했는데 첫판부터 이렇게 맥없이 2판을 연속해서 질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소장님도 좀 놀라셨어요.

▶ 구본권 사람과 디지털 연구소 소장:



▷ 한수진/사회자:

앞으로 세 번의 대국이 남았는데 어떻게 될까요?

▶ 구본권 사람과 디지털 연구소 소장:

제가 사실 이틀 동안 대국 현장에 있었는데요. 대국 현장에서 프로 9단들의 해석을 들으면서 봤는데 우리가 아직 알파고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른 채 게임을 하고 있구나. 모든 프로기사가요. 이렇게 생각이 들었어요. 아침부터 사실 밝지 못한 소리일 수 있는데 저는 세 판 모두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상황이라면

▶ 구본권 사람과 디지털 연구소 소장:

이세돌 9단이 이제껏 실력 발휘를 못 했느냐,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느냐, 이럴 가능성 없을 것 같고요. 알파고가 실력이 더 떨어질 것 같으냐. 그렇지 않거든요. 더 나아지지.

▷ 한수진/사회자:

알파고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고 있다 이건 무슨 뜻인가요?

▶ 구본권 사람과 디지털 연구소 소장:

알파고가 둔 수를 사람들이 프로기사 9단들이 계속해서 이게 실수다, 잘못된 작전이다, 인간 프로 바둑 세계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수다 하면서 실수라고 평가하지만 한 30수, 40수가 지난 다음에 그게 아주 결정적인 수였다 라고 해석을 하는 거예요.

▷ 한수진/사회자:

그래요. 생각지도 못한 점에 수를 두더라고요. 이게 실수처럼 보였는데 이게 다 계산된 건가 하는 생각이 들고요.

▶ 구본권 사람과 디지털 연구소 소장:

그렇죠. 그렇게 판단하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우리가 알파고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는 거다. 그러다 보니 적을 알아야 이기든 말든 할텐데 말이죠.

▶ 구본권 사람과 디지털 연구소 소장:

그렇죠. 너무 두려운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이럴 때 보면 알파고가 자료를 분석해서 대국을 하는 게 아니라 사람처럼 생각하고 판단해서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 구본권 사람과 디지털 연구소 소장:

사실 알파고가 5개월 전에 판후이 2단이랑 했을 때랑 컴퓨터 성능은 같다고 합니다. 다만 알고리즘이 개선됐고 그동안 많은 데이터가 입력됐을 따름이다 라고 이야기하는데요. 그런데 우리가 알파고에 대해서 모르다 보니까 알파고가 보이는 현상만 보고 판단하는데 사람처럼 하는 것 같다. 사람보다 나은 것 같다 라는 판단을 하게 만드는 거죠. 그 알고리즘이 점점 더 사람을 능가해버리는 수준에 왔다 라고 하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어쨌든 새로운 바둑의 신이 나타나서 저희가 놀라고 있습니다.

▶ 구본권 사람과 디지털 연구소 소장: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알파고를 계기로 저희가 인공지능에 대해 많이 놀라고 있는데요. 알고 보면 인공지능이 우리 곁에 가까이 와 있는 거죠? 어느 정도로 가까이 와 있습니까?

▶ 구본권 사람과 디지털 연구소 소장:

지금 우리가 쓰는 스마트폰에서의 다양한 기능들 그리고 우리가 맞춤형 서비스 이런 것도 이미 다 인공지능이 반영된 거고요. 점점 더 편리하게 쓸 수밖에 없고 사용 시간이 길어지는 게 바로 그런 겁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이달부터 시작됐는데 무인자동차가 사실은 곧 대중화될 겁니다. 대중화라기보다도 곧 대중화를 실험 단계에 들어가게 되죠. 그리고 약사나 법률가 이런 전문적인 직종도 지금 인공지능이 도전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전문적인 직종까지 그게 다 가능하다는 거죠?

▶ 구본권 사람과 디지털 연구소 소장: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약을 지어줄 수도 있고

▶ 구본권 사람과 디지털 연구소 소장:

미국에서는 대학병원에 약사들을 로봇이 대체하기 시작했는데 인간 약사는 0점 몇 퍼센트의 실수가 있는데 수십 만 건을 조제하면서 한 건의 실수도 지금 만들지 않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오차가 전혀 없다.

▶ 구본권 사람과 디지털 연구소 소장:


 
사진=게티 이미지
▷ 한수진/사회자:

라디오 진행자도 어떨까요. 걱정되네요. (웃음)

▶ 구본권 사람과 디지털 연구소 소장:
 
(웃음)
 
▷ 한수진/사회자:
 
저도 실수 좀 하는데.
 
▶ 구본권 사람과 디지털 연구소 소장:
 
앵커나 진행자들은 돌발적인 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이것을 로봇이 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래요? 다행이네요. 그런데 지금 일본에서 판매하고 있는 로봇이라고 하던데요. 페퍼.
 
▶ 구본권 사람과 디지털 연구소 소장:
 
페퍼요.
 
▷ 한수진/사회자:
 
공감 능력도 있다면서요?
 
▶ 구본권 사람과 디지털 연구소 소장:
 
지금 페퍼라고 하는 로봇이 일종의 가족 소통형 공감형 로봇을 만들어서 시판을 하고 있는데요. 사람들에게 친근한 느낌을 주는 기능을 많이 장착한 가정형 로봇이 됐어요. 여기에는 사실 두뇌에는 IBM의 왓슨이라고 하는 컴퓨터가 장착이 됐습니다. 최고 성능의 컴퓨터가 장착이 된 거죠.
 
▷ 한수진/사회자:
 
이렇게 모든 영역으로 인공지능 로봇이 발달하게 되면 정말 사람이 설 자리는 어디가 있을까 하는 걱정도 생기는 게 사실이에요. 사실 어제 인터넷에서도 연관 검색어도 인공지능 포비아라는 단어가 내내 오르내리지 않았습니까. 사람들이 두렵다는 거 아니겠어요. 인간의 직업 중에 반 이상이 없어진다는 그런 발표가 있었죠?
 
▶ 구본권 사람과 디지털 연구소 소장: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떤 직업이 없어진다고 나왔어요?
 
▶ 구본권 사람과 디지털 연구소 소장:
 
대부분의 직업들이 사실은 위협받는다 라고 보면 되고요. 전문직마저 그런 거니까요. 지금 이미 우리 바둑을 꿈꾸던 꿈나무들은 바둑기사 하고 싶지 않을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 구본권 사람과 디지털 연구소 소장:
 
그리고 무인자동차가 들어오게 되면 운전이 사실은 상당히 많은 사람들의 직종과 관련돼 있는데 운전직군이 대부분 사실 위협받게 되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어제 저도 택시를 탔는데 기사님이 걱정을 하시더라고요
 
▶ 구본권 사람과 디지털 연구소 소장:
 
그렇죠. 평생 근로를 해오신 분들이 대부분인데 곧 10년 안에 없어져 버린다 라고 하면 큰일이죠. 세무사 회계사 컴퓨터가 더 잘할 수밖에 없는 프로그램들은 그 종사자가 아주 없어지진 않더라도 10% 5%로 줄어들 수가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 사람이 더 잘할 수 있는 일도 분명히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 구본권 사람과 디지털 연구소 소장:
 
그렇죠. 이번에 알파고 쪽에서 말한 것처럼 알파고를 설계한 사람도 사람이다 라고 말하면서 이건 누가 이기든 인간 창의력의 승리다 라고 말을 했는데요. 이런 분야가 있지만 사실 이것은 대개 아주 천재적인 소수에 불과할 거고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기계와 사회에 필수적인 인력이 되기보다는 상당히 밀려날 가능성이 높은데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건 기계가 대체하기 어려운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미래에 직업이 안정될 거라고 말을 합니다. 대표적으로는 감정이나 경험이 중요한 창조적인 직군들. 영화감독, 작가 이런 직군들인데 이게 그렇게 직종의 숫자가 종사자가 많다고 보기 어려운 일들이죠.
 
▷ 한수진/사회자:
 
감정이나 일종의 창의력 같은

▶ 구본권 사람과 디지털 연구소 소장:

그렇죠. 현장에서의 대응력 이런 게 중요하고 패턴화할 수 없는 일들이요.

▷ 한수진/사회자:

그런 일들이 뭐가 있는지 그걸 좀 잘 살펴봐야겠네요.

▶ 구본권 사람과 디지털 연구소 소장:

그렇죠. 그리고 미래가 변화하기 때문에 그런 직군도 새로 생겨날 수 있고요. 또 하나는 기계가 하면 싫어할 일 사람이 하면 더 좋아할 일. 예를 들면 돌봄 노동 같은 일들이 대부분 그렇고요. 심리상담사, 간호사 이런 건 사람이 해주기를 원하죠.

▷ 한수진/사회자:

어쨌든 무력감을 느낀다 하는 말들도 많이 나오고 있는데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마음가짐도 상당히 중요할 것 같습니다. 소장님께서는 어떻게 말씀해주시겠어요?

▶ 구본권 사람과 디지털 연구소 소장:

저는 지금 인공지능 포비아 이런 현상이 바로 나타나는 게 자연스러운데요. 지금 기술과 그에 대한 변화를 이해하고 수용하려고 하는 노력이 되게 중요합니다. 처음에 알파고 실수를 우리가 알파고의 장점을 이해하지 못하니까 실수를 했다 그리고 악수를 뒀다 라고 하는데 그게 나중에 봤더니 묘수였다 라고 비판이 갑자기 찬사로 바뀌게 되면 우리는 나중에 컴퓨터가 하는 인공지능이 하는 모든 것에 대해서 사람보다 나을 거라고 하고 신비화할 수 있는 우려가 있습니다.

과도하게 기계에 의존해버릴 수가 있는 거죠. 저는 이게 가장 두려운 것 같아요. 그래서 결국 기계와 인공지능도 결국은 사람이 만든 것이다. 그걸 우리가 이해해야 하고요. 그걸 사람이 이해하지 못하게 되면 우리는 기계에 더 의존하게 되고 기계를 더 떠받들고 살 수밖에 없게 돼요. 그러지 말고 우리가 최대한 앞으로 기계와 인공지능이 가져올 세상에 대해서 이해하려고 하고 또 수용하려고 해야 한다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더 많은 정보를 유연하게 받아들여서 학습하는 태도. 이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구본권 사람과 디지털 연구소 소장: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사람과 디지털 연구소 구본권 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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