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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설 연휴, 내 손 안의 '트래픽 대란'

[취재파일] 설 연휴, 내 손 안의 '트래픽 대란'
트래픽(traffic). 교통량을 뜻하는 영어 단어입니다. 곧 설 연휴가 시작되면 전국민이 대단한 '트래픽'을 발생시킬 것입니다. 올해도 젊은 방송 기자들은 톨게이트 앞에서 고속도로 '트래픽' 상황을 시간대별로 전할 것이고, 트래픽 대란을 조금이라도 피해보기 위해 여러가지 아이디어도 등장하겠죠.

하지만 설 연휴에 늘어나는 트래픽은 교통량만이 아닙니다. 영어 단어 트래픽은 이런 뜻으로도 쓰입니다.
 
어떤 통신장치나 시스템을 통해 전송되는 데이터 량. 트래픽 량이 많다는 것은 전송되는 데이터 전송량이 많다는 뜻이다. 트래픽이 지나치게 많으면 서버에 과부하가 걸려 전체적인 시스템 기능에 장애를 일으킨다.

트래픽 [traffic] (한경 경제용어사전, 한국경제신문/한경닷컴 )

우리가 스마트폰이나 PC로 인터넷에 연결할 때 소모되는 데이터 량도 트래픽이라고 부릅니다. 설 연휴에는 바로 이 의미의 트래픽 역시 폭증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트래픽(교통량)이 늘어 막히는 고속도로 위에서 무료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사람들이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에 접속해 트래픽(데이터량)이 늘어나는 것입니다.

실제로 KT에서 낸 자료를 보면 1년 중 무선 트래픽이 가장 많이 몰리는 날의 순위에서 설 연휴는 2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몰리는 지역을 보면 역시 고속도로와 휴게소가 많습니다.

설 연휴 트래픽과 관련해 흥미로운 데이터가 또 있습니다. 설 연휴에 고향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평소 수도권에 비해 적었던 비수도권의 트래픽이 증가하는 현상입니다.

2015년 설을 기준으로 했을 때 수도권은 2~11%로 정도 무선 트래픽이 감소하는데 비해 비수도권은 6~18% 증가합니다. (KT 제공 자료) 또 LG 유플러스 자료에 따르면 설 연휴 기간 중 모바일 트래픽이 가장 많이 몰리는 시간대는 설 연휴 전날 오후 6시에서 9시 사이로 나타났습니다. (IPTV 이용 트래픽은 설 다음 날에 가장 많이 몰리는데, 차례와 성묘 등을 마친 사람들이 TV를 많이 본다고 해석할 수 있겠죠.) 

그렇다면 설 연휴보다 더 트래픽이 많이 몰리는, 연간 최대 트래픽 발생일은 언제 일까요?

KT와 LG유플러스 모두 1월 1일이 가장 무선 트래픽이 많은 날이라고 꼽았습니다. 특히 정동진과 호미곶 등 해맞이 지역과 서울 보신각 등 타종지역을 중심으로 트래픽이 많이 발생합니다. 그 외에는 여의도 서울 불꽃축제나 서울의 봄꽃 축제 등이 트래픽이 많이 발생하는 날로 분석됐습니다.

[KT 자료: 최근 5년간 무선 트래픽 분석]
날짜 지역 폭증 사유
1월 1일 정동진, 호미곶 등 해맞이 지역 새해 해맞이관련 인파증가
설 연휴 고속도로 및 휴게소 연휴기간 귀성객 증가
추석 연휴 고속도로 및 휴게소 추석 연휴기간 귀성객 증가
10월 여의도 일대 서울세계불꽃축제 행사관련 운집인원 증가
12월 31일 종로 보신각등 타종식지역 연말 타종행사관련 운집인원 증가


[LG 유플러스 자료: 최근 5년간 무선 트래픽 분석]
1위 연말연시(12월 31일, 1월 1일)
2위 설 전일
3위 추석 전일
4위 크리스마스 이브
5위 서울봄꽃축제, 서울세계불꽃축제 등


문제는 트래픽이 늘어나면 이를 감당해야 하는 기지국 등에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12월 31일이나 1월 1일 또는 세계불꽃축제 행사장 등에서는 순간적으로 무선 트래픽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대용량 문자메시지(MMS) 전송이 안 되기도 하고 음성 통화까지 불편을 겪는 경우도 있죠.

통신사 역시 이에 대비해 트래픽 집중 예상 지역에 이동기지국을 임시로 설치하고 대응인력을 늘리기도 하지만, 워낙 많은 트래픽이 몰리는 경우에는 완벽한 대처가 어렵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무선 트래픽 위주로 데이터를 살펴봤는데, 유선은 어떨까요? KT에서 제공한 자료를 보면 2015년 1월부터 현재까지 유선 트래픽이 몰린 날 1위부터 4위까지는 학생들 겨울방학 기간이었다고 합니다.(유선 인터넷 뿐만 아니라 IPTV 트래픽까지 합친 자료) 그 외의 날 중에는 SBS 가요대전이 있었던 12월 27일이 가장 유선 트래픽이 많이 몰린 날 5위를 기록했고, 김영삼 전 대통령이 서거한 2015년 11월 22일이 6위였습니다.

지금까지의 나온 자료를 종합해 보면 결국 트래픽이 몰리는 날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특정 지역과 장소에 집중되는 시기인 것 같습니다. 누구나 손 안에 인터넷과 연결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들고 다닐 수 있는 세상이다 보니, 관심의 집중도가 곧 트래픽이라는 수치에 반영되는 걸로 보입니다. 결국 교통량이든 데이터량이든 트래픽은 사람의 흐름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글에서 인용한 자료는 각 통신사에 요청해 제공받은 것입니다. SK텔레콤은 순위 집계가 곤란하다고 답해와 인용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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