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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기자회견서 '대성통곡'한 日 지방의원…결국 법정구속

어제(27일) 일본 효고현 지방법원 앞입니다.

한 공판에 참관하기 위해 천 명 넘는 인파가 몰려왔습니다.

마치 놀이공원에서처럼 법원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섰고 대기순번을 나눠주는 소동까지 벌어졌습니다.

지난 2014년 7월, 대성통곡 기자회견으로 세계적인 웃음거리가 됐던 효고현 지방의원 노노무라 씨에 대한 첫 재판이 열렸기 때문입니다.

[노노무라/日 효고현 지방의원 : 아무런 연고도 없는 니시노미야 시의 여러분이 뽑아주셔서 마침내 의원이 됐습니다.]

정치활동 지원비 횡령 의혹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책상을 두드리고, 고함을 지르고, 느닷없이 대성통곡을 했습니다.

[이 세상을…이 세상을… ]

일본 언론이 2014년 10대 뉴스로 꼽았을 정도로 일본에 충격을 줬던 사건입니다.

노노무라 씨는 의원직을 사퇴하고 지원금 전액을 반환하는 것으로 무마하려 했지만, 여론은 싸늘했습니다.

출장 간다며 100번 이상 온천을 찾고, 우표를 대량 구매했다가 환불하는 식의 영수증 조작 사실까지 속속 드러났습니다.

340여 차례 출장기록을 조작해 우리 돈 9천만 원의 지원금을 타낸, 사기와 공문서 위조 혐의로 결국, 지난해 정식 재판에 회부됐습니다.

하지만 노노무라의 기행은 계속됐습니다.

지난해 11월 첫 공판이 열렸지만 몸이 아프다며 예고 없이 결석했습니다 그러자 재판부는 아예 강제 구인장을 발부해 어제 기어코 법정에 세웠습니다.

대성통곡 기자회견 574일 만입니다.

짧은 머리에 안경까지, 완전히 변한 모습으로 법정에 나온 노노무라 씨는 이번엔 '기억 장애'를 호소하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공판 방청객, 효고현 주민 : 기억이 없다는 식으로 피해 가려고만 했습니다. 효고현 사람으로서 분노가 치밀었고, 솔직하게 잘못했다고 사죄했으면 좋겠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모습을 감춘 노노무라 씨를 찾아 법원 주변에서 숨바꼭질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다음 공판 때까지 두 달 동안 노노무라 씨를 구치소에 가두도록 법정구속했습니다.

대성통곡 기자회견과 공판 소동.

일본에 큰 민망함을 안겨준 사건이지만, 이후 지방의원 정치활동 지원금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으로 이어졌다는 점이 그나마 일본에 위안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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