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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콜라에는 있고, 소주에는 없는 것은?

[취재파일] 콜라에는 있고, 소주에는 없는 것은?
● 콜라에는 있고 소주에는 없는 것은?

정답은 열량 표시 입니다. 콜라캔에는 당분 27g이 들어있고 열량은 112kcal(킬로칼로리)라고 적혀 있습니다. 하지만 주류엔 이런 표시가 전혀 안돼 있습니다. 현행법상 주류는 표기 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술의 칼로리는 대체로 콜라보다 훨씬 높은 편입니다. 술의 칼로리를 조사한 결과를 볼까요? 한국소비자원의 자료를 인용해 보겠습니다.

맥주, 소주, 리큐르, 기타주류 등 25개 제품의 유형별 평균 열량은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과즙과 향(香)을 첨가한 리큐르(과일 소주)가 348.9㎉로 가장 높았고, 이어 소주 343.4㎉, 기타주류 187㎉, 맥주 140㎉ 등의 순이었다.

따라서 리큐르나 소주는 1병, 기타주류 또는 맥주의 경우 2캔을 마시면 쌀밥 한 공기(200g, 272㎉)를 초과하는 열량을 섭취하게 된다. (소비자원 자료 중에서)

처음 들어보는 얘기는 아닐 겁니다. 그래도 생각보다 열량이 높습니다. 알코올은 1g당 7kcal의 열량을 발생시키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보통 독한 술이 칼로리가 더 높은데, 13~14도로 일반소주보다  순한 과일소주( ‘순하리 처음처럼 유자’, ‘자몽에이슬’, ‘ 좋은데이 석류’ 등)가 칼로리가 더 높은 건 당분 때문입니다.

지난해 유행했던 달달한 과일소주에는 1병당 평균 21g 정도의 당분이 들어있었는데 3g짜리 각설탕(일반적인 크기) 7개가 들어있는 분량입니다. 가장 많은 제품엔 약 11개, 32.4g이 들어있기도 했습니다. 콜라 1캔에 들어있는 당분이 27g이니, 어느정도 인지 짐작이 가실 겁니다.

당분은 직접적으로 비만의 원인이 됩니다. 당뇨를 유발할 수도 있고 여러가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죠. 당분은 우리몸에 꼭 필요하지만 많이 먹으면, 좋을 게 없다는 건 더 설명할 필요 없을 겁니다. 물론 술은 기본적으로 알코올 칼로리가 높습니다. 술 먹을 때 안주를 많이 먹어서 그렇지 술만 먹으면 살이 안찐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게 전문의의 설명입니다.

취재에 도움을 준 서울 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김경수 교수의 말 입니다.

"술 자체도 열량이 높고 당분 등이 가미되면 추가적인 칼로리가 발생합니다. 또 안주를 먹게 되니 칼로리가 훨씬더 증가되는데, 술로 인한 칼로리나 안주로 인한 칼로리나 특별히 다르지 않습니다.

똑같이 칼로리가 과잉됐을 때는 체지방 축적으로 되고 특히 중성지방이 올라가면서 지방세포에 저장이 되는거죠. 지방세포 비대로 인해서 복부비만이 되고, 내장비만이 되고 전체적인 비만이 돼서 자칫 심혈관계 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종합해보면 과일 소주에 들어있는 당분과 알코올, 또 보통 소주에 들어있는 알코올(소주에 당분은 별로 없습니다)을 많이 섭취하면 비만은 물론 각종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한국인들 술 많이 먹는걸로 유명한데 술 포장에 당분이나 칼로리를 표시해 놓으면 그래도 좀 낫지 않겠느냐 하는 거죠. 소비자들이 경계심을 갖게 될테고 업체들도 스스로 당분을 줄여나갈 것이라는 게 소비자원의 생각입니다. 표시 제도를 신설하는데 이번 조사를 진행한 목적이기도 하지요.

'팩트'로 전달한 기사 내용은 여기까집니다. 개인적으로 동감합니다. 칼로리 표시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느낌이 많이 다를테니까요. 그런데 이런 류의 기사가 나가면 달리는 댓글들이 꼭 있죠. "누가 술이 몸에 나쁜 줄 몰라서 먹나?" "술 먹으면 살찐다는 당연한 소리 하고 있네" 같은 건데 사실 은근히 찔립니다.

'너무 달다'의 대명사처럼 쓰이는 콜라도 여전히 잘 팔리죠. 콜라가 많이 달고, 몸에 안 좋은 줄 모르는 사람 거의 없는데도 말이죠. 물론 저도 가끔 마십니다. 햄버거, 라면, 튀김...다 마찬가집니다. 오래 살려고 건강하려고 이런 거 먹는 사람 별로 없을 겁니다. 그런데도 먹습니다. 그냥 즐기는 거죠.

그래서 술 칼로리, 당분 얘기 한참 해놓고 보니 조금 머쓱합니다. 친구들과 술 한잔 하면서 여기 설탕이 얼마나 들었고, 칼로리가 얼마고 이런거 따지기 시작하면 술 맛도 떨어질테고 술자리 분위기도 싸해질 겁니다. 개인적인 생각은 이렇습니다. 마실때, 먹을때 즐겁게 먹자! 칼로리 같은거 너무 신경쓰지 말자! 다만 10번 먹을 것 1~2번만 줄여보자 하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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