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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케냐 마라토너 특별 귀화 논쟁…7일 '분수령'

아프리카의 흑인 선수가 태극 마크를 달고 올림픽 마라톤 대회에서 달리는 모습, 혹시 상상이 되시나요?

바로 케냐 출신 마라톤 선수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가 한국 국가대표로 올림픽 마라톤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가를 두고 지난 3년 뜨거운 논쟁이 일었는데요, 모레(7일) 에루페의 특별 귀화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SBS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대한체육회가 모레 오후 에루페 특별 귀화 안건을 심의할 예정인데,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권종오 기자의 취재파일입니다.

2011년 경주국제마라톤에서 2시간 9분 23초로 우승. 2012년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 5분 37초로 국내 역대 최고 성적으로 우승. 모두 케냐 출신 마라토너 에루페의 기록입니다.

이봉주 선수 최고기록인 2시간 7분 20초보다 빠른 것을 고려하면 에루페의 기량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황영조 선수와 이봉주 선수 이후 이렇다 할 한국 선수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3년 전부터 국내 육상계에서는 에루페를 한국으로 귀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에루페는 지난해 6월 충남 청양군 체육회에 입단하며 국가대표로 올림픽 참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는데요.

[에루페/지난해 6월 : 한국 이름은 오주한입니다. 한국을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하지만 에루페가 실제로 태극마크를 다는 것은 그리 쉽지 않아 보입니다. 마라톤은 고 손기정 선생 이후 우리 겨레의 혼이 담긴 '민족 스포츠'란 정서가 강해 황영조, 이봉주의 영광은 한국 선수로 이어가는 게 맞다는 주장이 거세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의 난관은 에루페가 금지약물 복용으로 징계를 당한 점입니다. 에루페 측은 "말라리아 예방 주사를 맞고 문제가 생겼다"고 호소했지만, 징계 사실은 바꿀 수는 없겠죠.

에루페는 지난해 1월 복귀했지만, 대표 선발 규정상 징계 해지 후 3년이 지나야 대표 선수로 뛸 수 있어 수영의 박태환처럼 선발 규정을 바꾸지 않으면 오는 8월 리우올림픽 참가는 어렵습니다.

에루페의 한국 이름 오주한(吳走韓)도 한국을 위해 달린다는 뜻이라고 하는데요, 에루페는 분명 리우올림픽에서 20년 만에 한국 선수단에 메달을 선사할 기량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다만, 다른 고려 없이 메달만을 이유로 한국 국적을 부여할 경우 우려하게 될 선례를 남길 수도 있습니다. 실리와 명분 이 두 가지를 모두 감안한, 현명한 결단이 내려지길 기대해봅니다. 

▶ [취재파일] 케냐 마라토너 에루페 특별 귀화 7일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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