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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암-테랑' 이후에는 어떤 영화를 봐야 해요?

[취재파일] '암-테랑' 이후에는 어떤 영화를 봐야 해요?
 올 7,8월 여름 극장가는 역대 최대 흥행시장이었습니다. 5433만 명의 관객이 극장을 찾았습니다. 무엇보다 암살(4일 기준/1237만명)과 베테랑(1140만명)의 두 천만 영화 덕분이겠죠. 영화계는 '쌍천만'을 이룬 '암-테랑'(암살+베테랑)의 성과에 갈채를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관객들이 일부 흥행영화만 몰리는 쏠림 현상은 여전했습니다. 상위 5대 흥행영화의 관객점유율이 처음으로 70%를 넘었습니다.
 
<7,8월 상위 5대 흥행작 관객점유율>
연도 5대 흥행작 관객점유율
2012 도둑들, 다크나이트 라이즈, 연가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69.2%
2013 설국열차, 더 테러 라이브, 감시자들, 숨바꼭질, 레드2 58.3%
2014 명량, 해적, 군도, 혹성탈출, 신의 한 수 69.7%
2015 암살, 베테랑, 미션임파서블5, 인사이드 아웃, 연평해전 70.7%

이런 쏠림 현상은 우리 관객들의 특성이기도 하지만, 인기작에'만' 스크린을 과도하게 몰아주는 국내 극장 시스템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하지만, 이번 취재파일은 이런 진지한 이야기를 하려던 것이 아닙니다. 여름 시장이 끝난 뒤 주변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가 바로 "암살도 보고, 베테랑도 봤는데...이제 뭐 볼까?"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여름 이후 볼만한 추천 영화 5편을 개봉순으로 소개합니다. 딱 영화를 보고 즐길 정도의 정보만 소개합니다
미라클 벨리에 (8/27 개봉)
 
지난해 12월17일 프랑스에서 개봉해 올해 1월 중순까지 3주간 현지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습니다. 청각장애를 가진 '벨리에' 가족 이야기입니다. 유일한 비장애인인 16살 딸 폴라 벨리에가 파리 합창학교 오디션을 준비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주연 배우인 루안 에머라는 2013년 프랑스의 오디션 프로그램 '더 보이스 프랑스'에서 준결승까지 진출해 주목을 받다가 이 영화에 캐스팅됐습니다. 주제곡 'Je Vole'은 현지 음악차트 2위에 올랐습니다. 따뜻한 가족영화가 부족한 우리 극장가에 단비같은 영화입니다. 저는 음악과 가족애 이야기도 좋았지만, 한 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서 살아가는 프랑스 장애인 가족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배급: 영화사 진진)
● 앤트맨 (9/3 개봉)
 
아이언맨과 어벤져스 시리즈까지 나온 터라 마블의 새로운 슈퍼영웅 영화라고 했을 때 별다른 기대는 없었습니다. 개미처럼 작아지는 능력도 다른 영웅들에 비해 대단한 것이 아니었죠. 하지만, 앤트맨의 매력은 엄청난 파워나 화려한 외모에 있지 않았습니다. 딸을 사랑하는 평범한 주인공과 그를 돕는 어리숙한 친구들, 그리고 개미처럼 작은 크기로 악당에 맞서는 앤드맨의 모습이 다른 영웅들과는 다른 깨알같은 재미가 있었습니다. 북미에선 7월17일 개봉해 지금까지 1억698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죠. 대박은 아니지만, 나쁘지 않은 수준입니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는 가족 영화로 훌륭합니다. 영화 끝나고-짧은 크레딧1-추가영상1-긴 크레딧2-추가영상2까지 봐야 다 본 겁니다. (배급: 디즈니코리아)
기적의 피아노 (9/3 개봉)

2007년 SBS스타킹에 출연한 시각장애인 피아노 신동 유예은양. 첫 방송 출연이었던 당시 예은이는 다섯 살이었습니다. 다큐멘터리는 예은이의 초등학교 시절을 보여줍니다. 피아니스트로서, 장애인으로서 첫 걸음 나서는 예은이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조금씩 성장하는 예은이의 모습도 감동적이지만, 어머니와 피아노 선생님의 모습이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가족과 사회의 배려와 관심이 한 어린이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잘 보여주는 다큐멘터리입니다. 무조건 관객을 울리려고만 하지 않고, 차분한 시선을 유지하는 임성구 감독의 연출력도 돋보입니다. 촬영앵글과 편집 등에서 감독의 탄탄한 기본기와 프로 정신이 느껴집니다.(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 앙: 단팥 인생 이야기 (9/10 개봉)

일본 전통빵 '도라야키(どらやき)' 집을 운영하는 센타로에게 손이 불편한 할머니 도쿠에 씨가 찾아와 아르바이트를 자청합니다. 1997년 '수자쿠'로 칸 국제영화제 황금카메라상(신인감독상), 2007년 '너를 보내는 숲'으로 칸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여성 감독 가와세 나오미의 작품입니다. 도쿠에 씨 역을 맡은 노배우 키키키린(만71세)의 연기력이 놀랍니다. 도라야키의 '앙(あん)'을 요리하는 장면에선 일본의 섬세한 음식문화를 볼 수 있습니다. 화려함을 자제하고 자연의 빛과 소리만으로 스크린을 채운 것도 너무 좋습니다. 과도한 조명과 음악으로 범벅이 되고 있는 한국 영화들과 비교됩니다. 일본에서도 5월30일 77개관에서만 개봉할 만큼 작은 영화입니다. 지금까지 흥행성적도 4,5억엔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호평이 이어져 지금도 일본 전역에서 순회 상영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일본 영화는 특유의 정서가 있어서 추천하기 어려운 작품들이 많은데, 이 영화는 자신있게 추천합니다.(배급: 그린나래미디어)
● 사도 (9/16 개봉)

1762년 사도세자가 아버지 영조의 명으로 뒤주에 갇혀 죽어간 8일간을 영화로 만들었습니다. 지난 3일 언론시사회가 있었는데요, 영조 역의 송강호와 사도세자 역의 유아인 모두 역대 최고의 연기를 보여줍니다. 유아인의 연기가 좋았다는 기사가 많은데, 송강호의 연기도 최고였습니다. 요즘 화려한 의상과 액션, 에로 코드에 유머까지 넣은 퓨전(?) 사극들이 쏟아지고 있는데요. 사도는 그냥 드라마의 힘,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만을 내세우는 정통 사극입니다. 두 배우뿐 아니라 단역 한 명, 아역 한 명까지 최고의 연기를 보여줍니다. 궁중 여성들을 연기한 여배우들에게도 박수를 보닙니다. 쓸데없는 유머 코드나 화려한 액션에 유혹되지 않고, 오직 사도의 아픔에 집중한 이준익 감독의 연출력도 돋보입니다. 부채 장면과 날파리 장면은 정말 압권이었습니다. (보시면 아실 듯) 각종 영화상을 휩쓸 것으로 예상되는 작품입니다.(배급: 쇼박스)

  5편을 소개해드렸는데요. 이밖에도 주목할 만한 영화들이 더 있습니다. 제가 진가를 알아보지 못 한 작품들도 있습니다. 24일 개봉하는 '서부전선' 등 시사회가 아직 열리지 않은 영화들도 제외됐습니다. 그냥 개인 추천들을 취재파일로 써봤으니 가볍게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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