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수진/사회자:
정부가 제2의 메르스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 어제 국가 방역체계 개편안을 발표했습니다. 신종 감염병이 발생할 경우, 즉시 병원명단을 공개하고, 질병관리본부가 전담 관리하기로 했습니다. 또 퇴보적이었던 음압 격리병상, 역학 전문 인력을 크게 늘리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대책들이 발표되자마자 과연 실효성을 거둘 수 있느냐 하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관련해서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와 말씀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재갑 교수님 안녕하세요?
▶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교수님께서는 대한의사협회 신종감염병 대책 태스크포스 위원장을 맡고 계신데 이번 정부 개편안은 어떻게 보셨어요?
▶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
일단 메르스 이후에 필요한 일들에 대해서 이야기는 했고, 당장에 필요한 의견들은 많이 나오긴 했는데요. 백화점 식으로 나열한 식이어서... 그리고 이미 얘기됐던 얘기들 이외에 어떤 장기적이거나 그런 일들을 감당하기 위해서 재원 마련을 한다든지 치밀한 준비가 없이 발표된 약간 조급하게 발표된 게 아닌가 생각이 들어서 안타깝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너무 급하게 나온 것 같다, 장기적인 대안도 부족한 것 같다, 예산 문제 잠시 지적해 주셨네요.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메르스 발생했을 때 컨트롤타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비판이 참 많았는데요. 이번 대책 안에 보면 질병관리본부가 방역을 총 지휘하게 되는 거죠?
▶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떻습니까? 이런 방안은?
▶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
질병관리본부장을 실장급에서 차관급으로 격상을 시키고, 인사권이랑 그리고 재정권에 대해서 일임을 하겠다는 형식으로 하면서 독립을 시켜주게 됐다, 이런 식으로 얘기는 하고 있고, 상황이 아무리 악화되더라도 방역 책임에 대한 가장 대표적인 방역대책에 대한 부분을 질병관리본부장이 맡게 하겠다.
오히려 보건복지부장관이나 총리는 지원하는 형식으로 하겠다고 했는데요. 발표 자체 방향성은 틀리지 않습니다. 아무리 그러더라도 지휘 체계가 보건복지부 안에 있게 되면 어떤 상황이 악화되거나 이번처럼 초기에 대응 잘못해서 여론 나빠지면 질병관리본부장이 기능을 축소시키거나 보건복지부장관이 다시 전담해 나서는 것을 제도적으로 막을 수 없는 상황이 되거든요. 지금 이런 부분들로 나가게 되면 처음에 잘하면 크게 문제가 없을 수 있는데 처음에 미숙한 부분이 발견됐을 때 그 부분의 교통정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대안이 없는 상태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과연 독립성을 제대로 확보할 수 있겠느냐. 복지부 입김에 휘둘릴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는 걱정이 있으신 거군요?
▶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
맞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리고 감염병이 발생했을 경우에 초기 현장 대응력 높이기 위해서 긴급상황실 24시간 연중무휴 운영한다, 즉각대응팀 현장에 파견한다, 이런 내용도 있는데 이건 괜찮은 방안인가요?
▶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
일단 24시간 동안 전 세계 감염병 발병 상황을 체크하고, 그걸로 인해서 국내에 어떤 상황이 될 지 준비하겠다는 건 틀린 얘기는 아닌데요. 즉각 대응팀 구성 방법에 있어서 지금 방역 신설해서 방역 체계 팀장을 맡고 민간 전문가들이 협력해서 하겠다, 라고 했는데 일단 방향이 틀린 건 아니지만 즉각대응팀이라는 것 자체에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건 맞긴 맞습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민간 전문가들을 평상시에 예비군처럼 운영하겠다는 얘기거든요. 그런데 민간 전문가들이 예비군처럼 언제든 불러서 사용할 수 있는 부분도 아니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 민간 전문가들이 어느 정도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인데 그것을 어떻게 운영하겠다는 건지 말만 해놓고 방법론 제시도 없고, 어떻게 준비해 나가겠다는 안이 나오지 않고 있거든요. 그래서 그냥 이번에도 즉각 대응팀 구성됐던 자체도 메르스 상황이 급해지니까 민간 전문가들이 빨리 참여해서 어쩔 수 없이 참여하면서 하게 된 상황이 많아서
▷ 한수진/사회자:
먼저 팔을 벗고 나섰던 거죠?
▶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
네, 그렇게 된 상황이기 때문에 이걸 상시화 시킨다는 것 자체가 조금은 어패가 있거든요. 그러니까 민간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건 맞는 게 기본적으로 질병관리본부 안에 그런 상황을 제대로 모니터하고 해결할 수 있는 인원들이 충분히 갖춰져 있는 게 더 중요하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보면 역학 전문인력도 필요하다 하는 지적도 나오지 않았습니까?
▶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
맞습니다. 역학조사관들을 정규직화 하는 거 당연히 맞고요. 방역팀을 신설해서 그런 역학전문가들이 장기적으로 질병관리본부 안에 있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는데 방역팀도 신설한다고 해도 많은 사람이 신설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그렇게 되면 어차피 역학조사관들의 위치 자체가 전문적으로서 어느 정도 몇 년 정도 지나버리면 자기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고, 승진이 안 되는 그런 상황이 될 수밖에 없거든요.
장기적으로 그 사람들이 질병관리본부 안에서 만족하면서 또한 대우를 받으면서 일하는 환경도 중요하거든요. 숫자만 늘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어서 또 교육 자체도 미국에 EIS프로그램에 위탁한다고 그랬는데 초기에는 입학한다고 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국내에서도 국내적인 상황에 맞게 훈련 프로그램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도 해야 하거든요. 그런 장기적인 계획이 발표되지 않은 것도 아쉽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음압격리병상도 늘린다. 현재는 100개 정도 되는데 1,500개까지 늘리겠다면서요?
▶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
네. 그래서 국립의료원을 중앙감염병전문병원화 시키면서 늘리고 지역에 지역거점에 해당되는 대학병원 쪽에 늘리겠다고 하고 있는데 그 부분은 당연히 확대하는 건 맞는데 저는 우려하는 건 뭐냐 하면 300병상 이상 병원들이 의무적으로 음압격리실을 만들겠다는 대책을 내놨거든요.
그런데 이게 음압격리실 하나 만드는데 비용이 적게는 1억에서 2~3억까지 들 수 있는데 그 비용을 의무화시키면서 정부에서 지원 없이 하게 하면 특히 300병상 이상 500병상 되는 중소병원 같은 경우 지금도 경영난을 겪고 있는데 재원 마련은커녕 의무적으로 해놓고 하지 않으면 패널티를 주겠다, 이런 식으로 접근하면 병원들이 아예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정부가 지원한다는 얘기는 없나요?
▶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
특별하게 재정을 어떻게 하고 어떻게 지원하겠다는 얘기는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어제 발표할 때. 지금 중소병원급 병원에서 가장 걱정하는 게 뭐냐 하면 특별히 정부에서 지원하는 건 없으면서 규제만 늘어나면서 개별병원들이 자율적으로 맡긴다고 하고 비용 지급을 안 하는 상황이 되어버리면 병원들의 경영상태가 훨씬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거든요 그 부분들은 많이 우려가 되는 부분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거해라 저거해라 의무화시키긴 했는데 정부가 지원은 안 해주고 걱정이다 하는 소리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
그래서 중간에서부터 얘기가 나왔던 부분인데 메르스를 지나면서 많은 위급한 상황들에 감염관리 강화되는 부분들에 대해 얘기가 나왔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 지원 없이 규제만 늘어날까봐 걱정을 많이 했는데 신종플루 때도 그런 상황이 많이 발생했었거든요. 도와주지 않으면서 그냥 의무만 늘려 놓은 상황이 많기 때문에 의사들이 그런 일을 많이 겪다 보니까 회의적인 의식에 많이 젖어있긴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그래서 벌써부터 걱정을 하고 있다는 말씀이시고요. 예산 지원은 확실히 해놔야겠네요?
▶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
네. 그렇습니다. 저희들 의협총회에서 얘기했던 것도 뭐냐 하면 예전에 응급실 상황이 안 좋기 때문에 응급의료 기금을 조성했던 것처럼 감염관리에 대한 기금 형태의 조성이 필요해서 시설 지원이라든지 아니면 인력 지원이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장기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계속 드리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기금 조성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는 말씀이세요?
▶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
네 맞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병원 명단 공개하지 않아서 지난 메르스 사태 때 혼란이 컸었잖아요. 이번에 여기에 대한 대책도 나온 거 아니겠습니까?
▶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
네 그래서 위기 상황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그런 대응팀을 구성하겠다고 했는데 이 부분은 잘한 부분인 것 같고요. 어느 정도의 위기상황에서 병원 공개와 공개하지 않는 것의 균형들. 국민들이 바라볼 때 어느 정도 상황에서 공개되는 게 좋은 지에 대해서 그런 걸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거거든요. 적절한 시기에 병원 공개를 해서 위험상황을 제대로 알리겠다는 거기 때문에 미스 커뮤니케이션에 관련된 인력을 확보하겠다는 건 잘한 부분으로 보이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무조건 병원 명단을 공개하겠다는 건 아닌 거군요? 상황 판단을 한 후에
▶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
전반적으로 공개를 하겠다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요. 공개를 하더라도 얼마나 효과적으로 공개할 것인가 고민을 하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이면 될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여기에 대해서는 의료계에서도 여러 가지 의견이 있지 않았습니까. 반대하는 목소리도 분명히 있었죠.
▶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
왜냐하면 너무 초기에 병원 이름이 공개되면 병원장 입장에서는 병원장 이름으로 돼있는 병원들이 많잖아요. 그렇게 되면 병원명이 공개되면서 의료진들의 이름이 공개되면서 낙인효과가 되는 상황이 많이 발생할 수 있어서 그런 부분은 우려하는데요. 그런 부분에 대한 보완해서 효과적으로 그리고 가장 적절하게 할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하 연구는 필요할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리고 간병문화에 대해서도 지적이 많았는데 여기에 대한 대책도 있었네요?
▶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
지금 포괄 간호 서비스가 시범 사업을 하고 있는데 장기적으로 오랜 기간 동안 천천히 시행하기로 했었는데 그걸 당겨서 하겠다, 이야기가 나오고 있거든요. 이 부분은 반드시 필요하긴 한데 이것도 간호 인력의 수급 문제하고 재정 문제가 같이 걸려 있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 지금 어떻게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안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앞으로도 참 고민해야 될 부분 여전히 숙제가 많이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교수님 이번 정부 대책 전체적으로 살펴봤는데 말이죠. 점수로 매기면 100점 만점에 몇 점정도 될까요?
▶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
낙제까지는 아니니까 65점에서 70점정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 한수진/사회자:
앞으로도 해야 될 일이 많네요. 말씀 들어보니까.
▶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
네.
▷ 한수진/사회자:
아직도 메르스 종식 선언은 안 나온 거죠?
▶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
네. 아직 환자 한 분이 계속 음성 판정이 안 되고 있어서 그래서 종식에 관한 부분에 대해서 다시 질병관리본부가 논의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남은 환자는 8명 이렇게 돼 있는 거고요.
▶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
네 맞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와 말씀 나눴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