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해킹 의혹 사건 발생한 지 2주가 지났는데요. 돌이켜보면 지난주는 국정원 직원 임모씨의 자살로 음모설까지 제기되며 여야의 정치적인 공방이 거센 한 주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은 여당보다 발 빠르게 진상조사에 나서겠다며 위원장으로 IT 전문가인 안철수 의원을 내세웠는데요. 새누리당에서는 안 의원이 이전에는 안보에서는 자기가 보수다 이렇게 해놓고 이번 사건에서는 본질보다 국정원 흠집내기에 열을 내고 있다며 비판이 거센 상황입니다. 여당의 이런 공세에 대해서 안 의원, 할 얘기가 많으실 것 같은데요. 새정치민주연합 국민정보지키기위원회 위원장인 안철수 의원을 모시고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안 의원님 나와 계신가요?
▶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안녕하십니까.
▷ 김소원/사회자:
첫 질문부터 드릴게요. 새누리당에서 본인이 옛날에는 안보는 보수다, 이렇게 얘기하고 지금은 그거 거짓말인가, 이렇게 공격하고 있더라고요. 여기에 대해서는 뭐라고 하시겠어요?
▶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이번 사건의 본질이 국정원의 무능입니다. 원래 정보기관이라는 것 자체가 잘한 일이든 못한 일이든 언론에 나타나는 자체가 문제가 아니겠습니까. 잘한 일로 자랑할 수도 없고 또 불법적인 일로 그렇게 언론에 나는 것 자체가 저는 그 자체도 잘못이고 무능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새누리당의 주장이 저는 잘못됐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무능한 국정원에 우리 안보를 맡긴다, 그런 말 아니겠습니까?
▷ 김소원/사회자:
그러면 안보는 여전히 보수다, 라는 것에 대해서는 변함이 없으시다는 걸로 들어도 되겠지요?
▶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저는 국정원이 제대로 자리를 잡아서 국가적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해야 한다, 그렇게 믿습니다.
▷ 김소원/사회자:
국정원의 무능을 감싸는 게 보수는 아니다, 이런 생각이신 걸로 알겠습니다.
▶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그렇습니다.
▷ 김소원/사회자:
안 의원 말씀대로 제대로 된 검증이 이뤄져야 되겠죠. 그런데 국정원이 삭제된 감청 프로그램을 모두 복구했다면서 얘기를 하고 있는데 벌써부터 논란이 거센 걸로 알고 있습니다. 크게 두 가지 문제인 것 같은데 하나는 자료 복원에 너무 시간이 많이 걸린 거 아니냐. 일주일 동안 도대체 뭘 한 거냐, 이런 질문을 하더라고요. 전문가로서 어떻게 보십니까?
▶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100% 복구했다. 일주일 후에 주장하고 계신데요. 말씀하신 대로 두 가지가 의문이 듭니다. 첫 번째가 100% 복구라는 주장입니다. 왜냐하면 자료가 삭제된 직후에 복구하면 아주 빠른 시간 내에 100% 복구 가능합니다. 그런데 만약에 하루 이틀만 지나더라도 100% 복구는 불가능해집니다. 따라서 100% 복구했다는 것 자체가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봅니다. 그리고 또 몇 시간 만에 다시금 복수가 가능한데 지금 일주일 걸렸단 말이죠. 그러면 일주일 동안 도대체 뭘 하는데 시간을 썼는지 거기에 대한 의구심들이 있습니다. 이건 저뿐만 아니라 모든 전문가들이 다 공통된 견해입니다.
▷ 김소원/사회자:
그래서 로그 파일 기록이 필요하다, 콕 찍어서 말씀하시는 건가요?
▶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로그 파일이 꼭 필요하고 그밖에 30개 정도의 필요한 자료를 국정원에 정식으로 정보위를 거쳐서 요구한 바 있습니다.
▷ 김소원/사회자:
그런데 국정원에서는 로그 파일은 제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던데요?
▶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네. 그것 자체가 만약에 떳떳하다면 의혹을 풀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 아닙니까. 명확한 증거가 되니까. 저는 지금도 제출해서 국정원이 의혹을 풀어야 된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 김소원/사회자:
그런데 국정원이 자료를 안 주겠다고 계속 나서면 검증이 가능할까요?
▶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법에 의하면 국가 안보와 밀접하게 관련된 사항에 대해서는 국회 정보위를 통해서 자료를 제출하도록 돼 있습니다. 물론 정보위는 철저하게 비공개로 운영이 됩니다. 법에 따라서 절차에 따라서 요구하는 걸 거부하는 것 자체가 본인들이 떳떳하지 못하다는 걸 나타내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 김소원/사회자:
강제할 수는 있나요? 정보위에 로그 기록을 제출하라, 국정원에게 이렇게 강제할 수 있나요? 안철수 위원장님?
▶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청문회면 법에 따라 가능할 수 있는데 지금 새누리당에서 절대로 청문회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보니 여야 합의로 준청문회 형식으로 소집이 되게 됩니다. 따라서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은 지금으로써는 없는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 김소원/사회자:
정보위에 안철수 의원님은 가서 앉아 있을 수 없잖아요. 상임위가 다르잖아요?
저는 이번에 정보위에서 세 가지가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우선 첫 번째로는 말씀드린 자료제출입니다. 그리고 또 두 번째는 전문가가 참여해야 합니다. 저희들이 파악해보니까 최소한 5명 정도의 전문가는 참여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또 세 번째로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로그파일 분석을 위해서는 얼마 전에 고대 교수님도 인터뷰에서 밝히셨는데 2~3달 정도가 필요하다, 그렇게 말씀하셨는데요. 저는 최소 한 달은 필요하다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 세 가지 자료가 제출이 되고 최소한 5명의 전문가가 참여해서 한 달 정도 분석할 수 있어야 된다. 그런 생각입니다. 그리고 그게 관철이 되면 확실하게 진상들을 파악할 수 있고 그렇게만 된다면 제가 참여하지 못할 이유는 없습니다.
▷ 김소원/사회자:
그러니까 지금 보건복지위에 계신데 여당에선 왜 안철수 의원 정보위로 들어와서 좀 얘기를 하지 배석을 하지 이렇게 계속 얘기를 하고 있는데 안철수 의원께서는 지금 말씀하신 자료 제출, 전문가 참석, 충분한 여유 시간 세 가지 선결 조건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무의미하기 때문에 참석하지 않겠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그게 최소한의 조건입니다. 그런데 그것도 없이 제가 들어와서 자료도 제출 안 하고 전문가 참여도 못 한다고 하면 그건 덮고 가자는 그런 치졸한 의도에 지나지 않습니다.
▷ 김소원/사회자:
지금 여야가 정보위를 통해서 국정원 해킹 문제를 논의 중이긴 한데. 지금 상황에서 또 다른 것 국정원 현장검증 문제도 있지 않습니까. 시간이 국정원에서 3~4시간만 허락하겠다고 하는데 이게 의미가 있을까 모르겠어요. 가능할까요?
▶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삭제한 파일 복구에 일주일 걸린 국정원에서 정작 분석하는데 3~4시간밖에 안 주겠다는 게 모순이죠.
▷ 김소원/사회자:
그렇군요. 지난 주 안 의원께서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 그리고 전현직 국정원 관계자를 검찰에 고발하셨습니다. 그런데 여당 쪽에서는 막무가내식 의혹 부풀리기다, 카더라식 고발이다, 국가 정보기관을 흠집 내고 있다, 이렇게 맞서고 있거든요. 여기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씀하시겠어요?
▶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지금 법과 절차에 따라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먼저 정보위를 통해서 자료 제출을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자료 제출 요구를 30건 중에 한 건도 듣고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문제가 휴대폰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휴대폰 소유자가 확인이 필요한데 그 정보가 석 달에서 여섯 달 정도 지나면 통신사에서도 사라집니다. 그 문제도 있기 때문에 일단 검찰에 수사를 의뢰를 해서 그런 부분들을 병행해서 밝혀나가야 한다 판단했습니다.
▷ 김소원/사회자:
안철수 의원님께 지금 이 사안에 대해서 국민들이 기대하는 바가 많습니다. 여러 가지 역할을 해주셔야 될 것 같은데요. 관련해서 좀 여쭤보겠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서 그동안에 조금은 잠잠하시던 안 의원께서 전면으로 드러나셨단 말이죠.
▶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웃음)
▷ 김소원/사회자:
정치인으로서 손익 계산기를 두드려 봤을 때 이거 잘한 선택이다 이렇게 생각을 하시는지요?
▶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저는 정치하면서 손익을 따지지 않았습니다. 정말 사람들을 위해서 필요한 역할을 제가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만 그 고민만 했습니다. 어떤 분들은 메르스 때 왜 안 나섰냐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셨는데요. 사실은 제 판단으로 메르스는 그 자체가 감염력이 약하고 대신에 국가가 방역을 제대로 못한 것이기 때문에 저는 쓸데없는 공포를 유발하지 않고 문제 해결에 집중하자는 그런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만약에 제가 메르스 관련해서 위원장을 맡게 되면 의사 출신인 사람이 저렇게 맡는 거 보니까 정말 뭐가 있는가 보다, 하고
▷ 김소원/사회자:
그 자체가 메시지일 수 있다?
▶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네. 국민 공포를 조장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그 생각에 맡지 않고 대신에 문제 해결에 집중해서 여러 가지 정부에 요구해서 하나씩 바꿔나가는 일을 했습니다. 그래서 그때와 지금은 다릅니다.
▷ 김소원/사회자:
지금 사실 야당이 여러 가지 할 일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당 내부 사정이 상당히 어수선한 게 사실입니다. 따지고 보면 안 의원님과 김한길 전 공동대표가 만든 당이 새정치민주연합인데 이런 현재 당 모습이 속상하실 것 같습니다. 어떻습니까?
▶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원론으로 돌아가자면 당이 끊임없이 개혁하고 혁신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는 그런 노력들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지금 야당에 대해서 국민들께서 신뢰가 많이 떨어져 있지 않습니까. 그 부분들을 어떻게 바꾸느냐, 그걸 한 마디로 혁신이라고 했는데 지금 혁신의 범위를 좀 더 넓혀야 한다는 문제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혁신이라는 게 정당에서 공천 문제뿐만 아니라 아주 기본적인 부분들. 그러니까 민심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라든지 제대로 인재들을 영입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든지 제대로 전략을 짜고 그 부분을 정책화하고 제대로 국민들과 소통하는 능력들이 포괄되는 것인데요.
▷ 김소원/사회자:
그러면 그냥 저 궁금해서 여쭤볼게요. 김한길 전 대표랑 신당 구상 중이다, 이런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 그건 사실 아닌가요?
▶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웃음) 이야기 한 적 없습니다. 아마 호사가분들이 여러 가지 가능성들을 생각하고 그러신 모양인데요.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라
▷ 김소원/사회자:
가능성 없는 얘기다? 사실무근이다?
▶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지금으로써는 그럴 때가 아닙니다. 전혀 사실도 아니고 근거도 없습니다. 지금은 어떻게 하면 당이 혁신할 수 있는지 거기에 모든 사람들이 총력을 집중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 김소원/사회자:
그러면 이렇게 여쭤보게요. 안 의원께서 본인 직업은 바꾼 적은 있어도 조직은 옮긴 적이 없다. 지금은 신당보다 통합이다, 이런 말씀도 하셨던데 신당 창당에 선을 긋고 계신 거잖아요. 이 말이 유효할 수 있는 전제조건이라고 할까요. 이런 게 있다면요?
▶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조건 가지고 저는 그러진 않습니다. 당이 어떻게 하면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게. 제가 얼마 전에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왜 계속 여당에서 승리하느냐. 그래서 제가 했던 답변이 불안정한 야당보다 익숙하게 실망감을 주는 여당을 찍는 거 아니겠냐고 그런 말을 드린 적이 있는데요. 그 부분이 저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만약에 야당에 기회가 온다면 나라를 믿고 맡길 수 있겠다는 신뢰를 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 김소원/사회자:
신뢰를 위해서라도 문재인 대표가 제 역할을 확실하게 해주셔야 할 것 같은데 사실 호남 의원들 중심으로 문재인 대표 사퇴 요구가 거세거든요. 문 대표 체제로 총선 대선 괜찮을 거라고 보십니까?
▶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모든 게 문 대표에게 달렸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문 대표가 그런 평가들에 대해서 겸허하게 받아들인 다음에 열심히 그 이야기를 했던 의원들과 직접 소통을 하고 설득을 시키고 실제로 결과로 만들어서 내놓고 그런 노력들을 해야 됩니다.
▷ 김소원/사회자:
모든 게 문 대표에게 달려있다, 이 말씀을 제가 다시 한 번 반복해 드리면서 오늘 얘기는 마무리해야겠네요.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안 의원님 고맙습니다.
▶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감사합니다.
▷ 김소원/사회자:
지금까지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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