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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전반기 파크팩터에서 눈에 띄는 숫자들

[취재파일] 전반기 파크팩터에서 눈에 띄는 숫자들
** 파크팩터(Park Factor)란, '특정 구장이, 특정 사건이 벌어지기에 유불리 여부'를 나타내는 수치다. 가장 대표적인 게 '홈런 파크팩터'다. 물론 홈런 말고도 야구에서 벌어지는 대부분의 사건들에 대해 파크 팩터를 구할 수 있다. 공식은 여러 버전이 있는데, 이 기사에서는 가장 간단하고 직관적인 공식((해당구장 양팀 사건수/해당구장 양팀 타석)/(원정구장 양팀 사건수/원정구장 양팀 타석))을 썼다. 100이 리그 평균. 100 이상이면 특정 사건이 벌어지기에 유리하고, 이하면 불리하다는 뜻이다.

'석 달 반'은 파크팩터가 확실한 의미를 얻기에는 매우 부족한 시간이다. 즉 엄청나게 눈에 띄는 숫자가 아니라면,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면 안 된다는 뜻이다. 올 시즌 현재까지 파크팩터에서 확실하게 눈에 띄는 숫자들은 이런 거다.

1. 사직구장의 홈런 파크팩터

기자의 기억에는, 아무리 시즌 중이라도 171이라는 홈런 파크팩터가 계산된 경우는 없었다. 사직구장에는 올 시즌 초반부터 무더기 홈런이 쏟아지며 이른바 '탱탱볼' 논란이 일었다. 4월 중순 공인구 반발계수 검사에서 사직구장에서 사용되는 공이 기준치를 초과한 것이 밝혀져 논란은 더 뜨거워졌다. 그래서 롯데 구단은 4월 24일 이후, 이전까지 구매했던 공을 모두 회수하고 반발계수 기준을 준수한 공으로 교체했다. 이후로 있었던 반발계수 검사들에서 사직구장의 공인구는 모두 기준을 통과했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공을 교체한 뒤에 사직구장의 홈런 파크팩터가 더 높아졌다는 점이다. 사직구장에서 규정에 맞는 공으로 모두 교체한 4월 24일 이전의 홈런 파크팩터는 150. 4월 24일 이후 지금까지는 무려 196이다.

생각해 본 가설들은 이렇다.

- 제조사가 그대로인 만큼, 사직구장 공인구는 여전히 평균 반발력이 상대적으로 높다.
- 공 외에 다른 변수가 있다. 온도와 습도, 바람, 구장 안팎의 환경 변화가 대표적이다. 예를 들어 과거 홈런 공장으로 유명했던 텍사스 레인저스의 홈구장 알링턴 볼파크는 홈플레이트 뒤쪽 통로 공사를 한 뒤 '제트 기류'가 사라져 홈런이 줄어들었다.
- 아직 표본 크기가 작아서 발생한 극단적 우연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세 가지 요소가 모두 영향을 끼치고 있을 것 같다.

2. '투수친화적'인 공도?

상대적으로 타자에게 유리한 공이 있다면, 상대적으로 투수에게 유리한 공도 있지 않을까? 숫자를 보면 그럴 가능성이 높다.

반발력이 좋은 공은 홈런 말고 안타를 치기에도 유리하다. 즉 반발계수가 높은 공을 사용하는 구장에서는 BABIP(Batting Average on Ball In Play : 인플레이 타율)가 높게 나올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반발계수가 상대적으로 낮으면, BABIP가 낮을 것이다.

BABIP가 가장 낮게 나오는 문학과 잠실(LG), 마산구장에서는 모든 같은 회사 제품이 사용된다. 4월과 6월 반발계수 검사에서 가장 낮은 평균치를 기록했던 회사의 제품이다. 이 세 구장은 지난해에도 BABIP 7-8-9위에 올랐다.

구장의 BABIP는 팀 수비력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즉 위 세 구장의 낮은 BABIP가, 공이 아니라 좋은 팀 수비 때문일 수 있지 않을까? 분명히 영향이 있겠지만 공의 영향을 배제할 수는 없어 보인다. SK와 LG, NC 타선은 모두 원정 경기에서 조금 높은 BABIP를 기록했다. 작년에도 그랬다.

3. 올 시즌 데뷔한 kt 위즈 파크는 홈런타자에게 조금 불리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구장들의 홈런 파크팩터가 전반적으로 조금씩 올라간 이유 중 하나인 것으로 보인다.

4. 2년 연속 문학구장은 삼진을 가장 많이 늘렸다. 반대로 두산이 사용할 때 잠실구장은 삼진을 큰 폭으로 줄였다. 이건 홈팀 투수진이 해당구장에서 택하는 투구 전략의 반영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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