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홍보 전문가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일본 '하시마(일명 '군함도') 탄광의 진실'을 알리는 일본어 동영상(http://is.gd/bL0lNR)을 제작해 일본 정부 각료 및 국회의원 전원, 나가사키시 관계자들에게 이메일로 발송했다고 밝혔습니다.
서 교수는 또 일본 네티즌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포털 사이트인 '야후 재팬', 일본의 대표 UCC 커뮤니티인 '니코니코동화' 등 다양한 일본어 동영상 사이트에 이를 게시했습니다.
3분 분량의 이 영상은 세계문화유산 등재 결정 전인 지난달 18일 'The truth of hashima'(하시마의 진실)라는 제목으로 제작한 영어 영상(http://is.gd/GwVtgW)에 일본어 자막과 해설을 담은 것입니다.
서 교수는 당시 영어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는 동시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의장국 독일을 포함한 21개국 위원에게 이메일로 발송했습니다.
그는 "일본 정부는 군함도 등 23개 산업시설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한 후 '조선인 강제노동이 아니다'라고 말을 바꾸고, 이를 전 세계에 홍보하겠다고 밝히는 등 이중 플레이를 하고 있다"며 "이에 맞서 일본어와 영어 영상을 전 세계에 배포해 진실을 알리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어·일본어 동영상은 "일본 정부는 군함도의 역사에 대해 단지 일부분만을 알리고 있습니다. 하시마의 또 다른 이름은 바로 '지옥섬'입니다"로 시작합니다.
군함도가 한국과 중국 등지에서 수많은 사람을 강제로 끌고 와 노동력을 착취한, 한 번 들어가면 살아서는 나오지 못한다는 의미의 '지옥섬'이라고 알려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이번에 세계유산에 등록한 메이지 산업시설 23곳 중 하시마 탄광과 나가사키 조선소 등 7곳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조선인 약 5만 7천900명이 강제 동원된 곳이며 하시마 탄광에는 약 600명이 끌려가 122명이 질병, 익사, 탄광 사고 등으로 숨졌다"고 역사적인 사실을 알려줍니다.
이어 군함도에서는 지하 1천m 깊이의 좁은 해저 탄광에서 누운 자세로 작업해야 했고, 고온·바닷물·유독가스 등 극한의 환경 속에서 석탄을 캤다고 당시 상황을 전하면서 당시 관련 사진들을 제시합니다.
조선인 노동자들은 이런 가혹한 상황에서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파도가 넘쳐 들어오는 숙소를 이용했으며, 모진 고문과 구타에 시달렸다고 소개합니다.
영상은 독일의 촐페라인 석탄광업단지와도 비교합니다.
'라인강의 기적'을 일군 유럽 최대의 석탄광업단지인 이곳 역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전쟁 수행을 위해 유대인과 전쟁 포로들을 강제 노역에 동원했던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영상은 "독일은 나치의 만행을 분명하게 기록하고 사죄했습니다. 일본이 '무엇보다 희생자들에 대한 사과와 보상이 우선'이라는 독일인들의 태도를 본받아야 끔찍한 잘못을 반복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촐페라인 탄광이 반대 없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이유를 알려주면서 끝을 맺습니다.
서 교수는 "독도 및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서도 보았듯이 이번 군함도에 관한 말 바꾸기 행태는 이미 예상됐던 일"이라며 "오히려 이번 군함도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과정을 전 세계에 일본의 역사 왜곡 행태를 홍보하는 좋은 계기로 삼고자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영어 영상을 유튜브뿐만 아니라 아시아, 유럽, 미주 등 각 대륙의 30개국을 선정해 대표 포털 사이트와 동영상 사이트에 동시에 올렸습니다.
서 교수는 영상 제작을 위해 지난 5월 29일부터 3일간 군함도를 직접 방문하고 돌아왔습니다.
(SBS 뉴미디어부/사진=서경덕 교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