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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 피해 소양호 어민…이번에는 집중호우 걱정

사상 초유의 가뭄으로 직격탄을 맞은 강원 소양호 어민들에게 많은 비가 내리는 장마철 또 다른 걱정거리가 생겼습니다.

소양호 어민 등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소양강댐의 수위가 내려가면서 어획량은 예년의 10%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소양강댐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물고기를 잡을 수 없는 상류의 어민들은 호수 바닥의 쓰레기를 줍는 등 공공근로로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민들은 장맛비로 수위가 상승해도 당장 그물을 치기는 어렵다고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수위가 해발 170∼180m 일 때 활발하게 움직이는 물고기들이 최근 수위가 152m로 내려가면서 깊은 곳으로 숨어버린 데다 물이 불어나더라도 물고기를 잡을 여건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민들은 가뭄으로 그동안 물속에 있었던 나무들이 드러나면서 그물이 찢어지거나 고가의 장비가 자칫 나무에 얹혀 망가지는 사고가 일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소양호에서는 극심한 가뭄으로 수몰 전 주민의 쉼터 역할을 하던 고목 등이 42년 만에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특히 비가 한꺼번에 쏟아지면 토사가 호수로 유입되면 탁수가 발생하고, 물고기들이 산소를 공급받지 못해 집단 폐사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물고기가 한 번 폐사하면 최소한 5년은 지나야 원상 복구가 가능하다는 게 어민들의 설명입니다.

설사 장마가 끝나고 나서 어획량이 20∼50% 늘어나더라도 국산으로 둔갑한 수입 쏘가리와 뱀장어 앞에서는 별다른 대책이 없습니다.

박민국 소양호 어촌계장은 "올해 가뭄으로 어획량이 급감해 공과금이나 세금을 내기조차 벅차다"면서 "물이 워낙 줄어서 깊은 곳으로 숨은 물고기들은 움직이지 않고, 물이 불어나 물고기가 뜬다고 하더라도 곳곳에 노출된 나무 때문에 작업이 어렵다"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어 "폭우가 내리면 토사가 유입돼 물이 뿌예지고, 물고기가 산소 공급을 받지 못해 많이 폐사할 것"이라며 "장마 후 어획량이 늘어나도 국내산으로 둔갑하는 수입산때문에 어려움이 많은 만큼 소비자가 확인할 수 있도록 원산지 표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당국에 주문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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