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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메르스 중환자실 간호사 "아이가 많이 보고 싶었어요"

대담 :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심호연

▷ 한수진/사회자:

중환자실에서 일하던 간호사가 그제 메르스 최종 확진을 받았습니다. 메르스 환자에 대해서 심폐소생술을 하다가 감염된 건데요. 이렇게 감염의 위협 속에서도 메르스 최전선에서 그야말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들 많습니다. 이 시간에는 그 중의 한 분 연결해서 고충을 직접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의 중환자실의 심호연 간호사님 연결돼 있습니다. 심 간호사님 안녕하십니까?

▶ 심호연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안녕하십니까, 이런 인사를 여쭙기도 뭐한 상황이네요 지금 병원에 계신가요?

▶ 심호연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지금 근무 중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내과 중환자실에 계시는 거죠?

▶ 심호연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한림대 동탄성심병원은 격리에 들어갔다가 그제 해제된 게 맞습니까?

▶ 심호연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네. 지금 공식적인 격리는 해제된 상태입니다. 그런데 언론에서 보도된 바도 있지만 원래 잠복기가 14일이라고 했는데 17일이 지나서도 증상이 발현된 사람이 있어서 격리 기간이 좀 지났지만 시간을 두고 관리하기 위해서 아직까지는 N95마스크나 일회용 가운을 착용하고 환자를 돌보고 있는 상태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여전히 긴장을 늦출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그러니까 지난 1일이죠. 첫 메르스 사망자가 이 병원에서 나왔고, 그 이후에 코호트 격리에 들어간 거죠?

▶ 심호연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네.

▷ 한수진/사회자:

이렇게 격리가 되면 어떻게 되는 건가요?

▶ 심호연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환자 36명이랑, 의료진 80여 명이 14일 동안 격리 된 상태로 있는 걸 말하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외부와 철저하게 차단된 채 생활하게 되는 건가요?

▶ 심호연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그렇죠. 보호자들 면회도 제한되고요.

▷ 한수진/사회자:

의료진들은 어떻습니까? 집에 왔다 갔다 할 수도 없고요?

▶ 심호연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저희는 출퇴근은 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출퇴근은 하는데 최대한 방역에 신경을 쓰는 상황이 되는 거군요?

▶ 심호연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네.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14일 동안 격리가 된 상태였고. 어떻습니까? 혹시라도 추가 감염자가 더 나오지 않을까, 환자들 관리에도 상당히 신경 쓰셨을 것 같은데요?

▶ 심호연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저희도 처음에는 동료들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불안해하고 동요도 있었지만 솔직히 이 일을 하게 되면 누구나 그렇듯이 그런 생각을 못하게 되고 일에 집중하게 되는 경우가 있었거든요. 집에 오게 되면 많은 생각이 들게 되죠. 그래서 저도 사람이니까 이 생각 저 생각 많이 하게 되고.

▷ 한수진/사회자:

가령 어떤 생각이요?

▶ 심호연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이 격리 기간 동안 육체적인 부분보다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거든요. 병보다도 주변의 시선이나 가족들 상황 같은 거 그런 거.

▷ 한수진/사회자:

가족들의 상황이요? 구체적으로 의료진들의 가족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는 건가요?

▶ 심호연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각자 회사에서 기피 대상이 되기도 하고요. 얘기를 못 하기도 하죠. 딸이 병원에 다닌다든가 이런 걸 말 못 하기도 하고 답답하게 있어야 하는 상황들이 있으니까 가족들은 표현은 안 하지만 가족들도 많이 불안해했을 거예요. 얘기는 안 하셨지만.

▷ 한수진/사회자:

앞에서 다른 의료진들도 그런 이야기들을 하시던데요. 그 병원이냐, 엄마 아빠가 그 병원에서 일하느냐, 해서 자녀들이 마음에 상처도 상당히 받았다는 이야기들도 있어요?

▶ 심호연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제가 아직 돌이 안 된 아기가 있는데요. 2주가 짧다면 짧지만 길게 볼 수도 있잖아요. 아기가 많이 보고 싶었어요. 미안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이랬거든요. 만감이 교차한다, 이런 말을 많이 이해하게 되더라고요. 이번에 식구들이 고생을 많이 했고 그래서 고마운 마음이 있습니다. 식구들한테도.

▷ 한수진/사회자:

아이가 어리다보니까 어린 아이들이 아무래도 면역에도 취약하고. 병원에서 돌아오셔서도 솔직히 신경 많이 쓰이시겠어요?

▶ 심호연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같이 생활하진 않았기 때문에 많이 보고 싶은 마음이었죠.

▷ 한수진/사회자:

부모님께서 아이를 돌봐주셨나 보죠?

▶ 심호연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네.

▷ 한수진/사회자:

여러 가지로 마음 부담도 크셨고. 사실 TV를 보니까요 우주복 같은, 방호복이라고 하나요? 입고 마스크 쓰고 환자들 돌보시던데 불편하지 않으신가요?

▶ 심호연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좀 많이 불편하긴 했죠. 고글을 쓰게 되면 습기도 많이 차고, 땀도 많이 차고 해서 불편하긴 했는데 이럴 때는 불편한 걸 생각할 상황은 아니었어요. 긴장도 많이 됐고 이걸 입은 상태가 정신 똑바로 차리고 일해야겠다, 이런 생각 많이 했거든요. 아차 하는 순간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니까 불편한 것보다는 긴장을 더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방호복도 환자 볼 때마다 계속 갈아입어야 한다면서요?

▶ 심호연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네.

▷ 한수진/사회자:

다른 환자를 보게 되면 방호복도 갈아입게 되고 그렇게 되는 건가요?

▶ 심호연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네.

▷ 한수진/사회자:

화장실 가기도 상당히 불편하고 그런 얘기들도 하시더라고요.

▶ 심호연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화장실 갈 때도 그렇고 밥 먹을 때도 그렇고 다시 다 벗어야 하고 갈아입어야 하는 불편감은 있었죠.

▷ 한수진/사회자:

숨 쉬기도 불편하다 그런 이야기도 하셨는데 하여튼 그런 여러 가지 불편도 오히려 신경이 쓰이지 않을 정도로 상당히 긴장을 많이 했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 심호연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네.

▷ 한수진/사회자:

이제는 방호복 완전히 벗을 수 있게 된 건가요?

▶ 심호연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네. 그런 우주복 같이 생긴 거 있잖아요. TV에 나오는. 그런 건 벗고 일하는 상태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대전 건양대병원에서 심폐소생술에 참여한 간호사가 확진 판정 받았잖아요. 이런 소식 듣고 남의 일 같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 심호연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아침에 신문을 보고 알았거든요. 굉장히 많이 놀랐고 아찔한 느낌이 들었어요. 아, 정말 다시 한 번 긴장을 늦추지 말고 일을 해야겠다, 그런 생각을 하게 하더라고요. 그런 일들이 발생하고 하니까. 그 분도 많이 당황하셨을 것 같고 심정이 많이 이해가 되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환자들 돌보다 보면 부지불식간에 감염될 수도 있는 거고요. 실제로 그렇게 감염된 의료진들이 속속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혹시 감염되지 않을까 불안하거나 두려운 마음도 솔직히 있으셨겠어요?

▶ 심호연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그렇죠. 그런데 제가 표현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고 솔직히 보호자분이나 환자분들에게 안정을 드려야 하는 상황이고 이런 상황에서 이해를 시켜야 하는 입장이다 보니까 직원들끼리도 서로 격려를 많이 해주고 그렇게 하는 분위기에서 일을 해야 하는 분위기였고요. 서로 말은 못하고 불안감에 대해서 집에 가서도 고민을 많이 했을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환자들도 있고 하니까 의료진들이 그런 불안감을 드러낼 수도 없는 거죠. 환자들 많이 불안해들 하셨죠? 동요는 없으셨던가요?

▶ 심호연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저희가 내과 중환자실 환자들이 특성상 인공호흡기 하고 계시거나 의사소통이 힘드신 분들이 많으세요. 그런 분들보다 의식이 있으신 분이나 보호자분들은 메르스에 대한 병에 대해서 무서워하는 것보다 이것 때문에 병원에 격리돼 있어야 하는 것에 힘들어 하시더라고요. 사회와 단절되고 자기가 계속 여기에 있어야 하는 거냐, 공포감을 많이 느끼시더라고요. 그리고 방호복이 되게 무섭잖아요. 그걸 입고 대하니까 무서워하시더라고요. 그런 걸 더 공포스러워하셨지 메르스 병에 대한 건 연세도 있고 하시니까 피부에 와 닿지 않으셨던 것 같아요. 저희가 설명을 드려도. 자기가 겪지 않으면 잘 모르는 것처럼. 격리 자체를 더 힘들어 하셨던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심정적으로 일단 상당히 불안해할 수밖에 없는 것은 방호복을 입고 모든 의료진들이 왔다 갔다 하시고

▶ 심호연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그런 것 때문에 더 많이 무서워하셨고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그리고 또 아무래도 보호자도 만날 수 없고. 자주 만날 수 없고. 그런 면에서 많이 힘들어 하시더라. 그래서 더 안심도 많이 시켜드리고 하셨나요?

▶ 심호연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보호자 분들 너무 그리워하시고 그런 분들은 전화 연결해서 목소리라도 들을 수 있게 해드렸거든요. 그게 많이 도움이 되긴 하더라고요. 가족 분들이랑 통화할 수 있게 해드리니까 안정도 찾기도 하시고.

▷ 한수진/사회자:

평소에는 중환자실은 가족들과 통화할 수 없는 거죠?

▶ 심호연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가족들과 통화할 수 없는 건 아니고요. 개인 휴대폰을 가지고 있을 수는 없어요. 그런데 직접적으로 통화를 시켜드리지 않거든요. 업무 때문에. 그런데 가족 분들도 남편분이 여기 계시고, 아버지가 여기 계시고 하니까 목소리 듣고 하시는 분들이 많으셨거든요. 그런 분들은 전화 연결해서 목소리 들려드리니까 많이 공포감 같은 거 가라앉고 그러시더라고요, 순간순간.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가족들과 통화도 하게 해주시고. 그렇게 해서 정말 어렵게, 어렵게 14일을 넘긴 거예요. 그리고 다행히 추가 감염자는 더 나오지 않았던 거고요?

▶ 심호연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네. 나오지 않았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또 함께 일하시던 김현아 간호사신가요? 그 분 편지가 아주 큰 감동을 주기도 했습니다. 언론에 보도 되면서. 같이 일하는 분이시죠?

▶ 심호연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같이 일하는 선생님이세요.

▷ 한수진/사회자:

어때요? 그 편지에 그야말로 간호사분들 어떻게든 최전선에서 우리가 지키겠다, 환자들을 지키겠다, 하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 심호연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저희가 다시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기회를 주셨어요, 선생님이, 어떻게 보면. 저도 그걸 나중에 뉴스로 네이버 메인에 떴더라고요. 모바일에 보니까. 그걸 보고 선생님도 이런 생각을 하고 계셨구나. 서로 힘들고 이런 걸 솔직히 많이 말하지 않았거든요. 그냥 우리 열심히 하자, 하던 대로 하면 된다, 이렇게 위로를 해줬지 그런 감정들은 드러내지 않았는데 같은 생각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저도 많이 힘을 얻었어요.

▷ 한수진/사회자:

저희들도 그래서 그 편지를 통해서 고충을 어느 정도 헤아릴 수 있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 김현아 간호사님 그 편지에 나와 있는 그 심정 심호연 간호사님도 같은 심정이실 거예요. 똑같은 심정이신 거죠?

▶ 심호연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네.

▷ 한수진/사회자:

절대 메르스에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말씀이셨는데 그런 마음으로 최전선에서 최선을 다하고 계신 의료진 여러분들께 저희들도 마음으로나마 응원을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오늘 여러 가지로 바쁘신데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 심호연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중환자실 간호사인 심호연 씨와 말씀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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