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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소비자 우롱' 대기업 알뜰폰…속지 않으려면

[취재파일] '소비자 우롱' 대기업 알뜰폰…속지 않으려면
'알뜰폰'은 참 잘 지은 이름 입니다. '저렴한 통신요금'을 내세운다는 점이 쉽게 와 닿기 때문입니다.  좋은 이름만큼이나 가입자도 최근 급성장했습니다.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496만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2월 말 기준 485만 명이었기 때문에 증가 추세를 고려하면 이미 500만 가입자를 넘어섰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제는 일부의 잘못된 영업행태 탓에 알뜰폰의 본래 취지가 크게 훼손되고 있다는 겁니다. 어떤 점이 잘못인지, 또 소비자가 속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정리해봤습니다.  

알뜰폰은 기존 이동통신 3사의 통신망을 도매로 빌려 휴대전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입니다. 별도의 망구축 비용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싼 요금제를 장점으로 내세울 수 있습니다. 최근 구글이 미국 통신사인 스프린트와 티모바일의 망을 활용하는 저가 요금제를 내놨는데 이 역시 한국의 알뜰폰과 비슷한 방식입니다. 대기업 계열사들도 알뜰폰 사업에 적극 진출해 있습니다. CJ헬로비전, SK텔링크, KT파워텔, 미디어로그, 에스원 등 대기업 계열사 점유율이 55%에 달합니다. CJ헬로비전과 SK텔링크가 1,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단 가입자만 유치하고 보자는 잘못된 영업방식 때문에 피해를 봤다는 소비자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알뜰폰은 통신3사의 망을 빌려 쓰기 때문에 요금이 저렴하면서도 통화품질이 좋다는 점을 적극 내세우고 있습니다. 다만 통신3사에 가입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설명해줘야 합니다. 통신3사의 멤버십 혜택이나 각종 결합할인, 약정유지 등이 안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부 대기업 계열 알뜰폰은 이런 점을 의도적으로 숨기는 것을 넘어,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됩니다.
알뜰폰
KT 망을 빌려 쓰는 CJ헬로비전의 텔레마케팅 내용입니다. 마치 KT가입인 것처럼, 또 단말기 값이 공짜인 것처럼 안내하지만 사실이 아닙니다.
알뜰폰
이 소비자는 원래 KT 집전화와 인터넷을 쓰고 있었기 때문에 휴대전화까지 KT로 가입해 결합할인을 받으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할인혜택이 가능한 지 재차 확인을 했지만 판매원은 KT 요금제와 똑같아 가능하다며 소비자를 속였습니다. 더구나 공짜라던 단말기 가격도 36개월 할부로 60만 원 넘게 책정돼 있었습니다.
알뜰폰
SK텔레콤 망을 빌려쓰는 알뜰폰 SK텔링크도 비슷한 피해를 봤다는 소비자들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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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자 측에 통화내용이 모두 녹음돼 있으니 소비자가 보호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믿을 게 못됩니다. 보통 이런 텔레마케팅 전화의 경우 설명 앞부분에는 '단말기 가격 공짜, 통신3사 가입' 등의 내용으로 듣는 사람을 유인합니다. 하지만 나중에 확인해 보면 이런 내용은 녹음이 돼 있질 않습니다. 대부분 설명 제일 마지막 부분에 '약정 몇 년, 월 할부금 얼마, 주의사항' 이런 식으로 빠르게 읽어주는데, 이 부분만 녹음을 해놓습니다. 판매자 측이 녹음을 하는 목적은 소비자 보호가 아니라 '소비자가 계약 세부사항을 다 들었고 이렇게 동의했다'며 나중에 입증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소비자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판매원의 설명 내용을 가급적 처음부터 녹음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또 단말기 값이 공짜라는 부분도 '원래 2년 약정하면 할인해 주는 요금할인과 별개인지' 아니면 '약정 요금할인을 마치 단말기 값 할인인 것처럼 속이는 것인지'를 분명히 확인해두는 게 좋습니다. 또 개통 14일 이내에는 별도 위약금 없이 취소가 가능하기 때문에 개통하자마자 정확한 계약조건을 다시 한번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잘못된 영업방식이 바뀌어야 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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