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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종교적 상징 '히잡', 패션 아이콘으로

멀리서도 눈에 띄는 밝은 색상과 화려한 무늬의 히잡이 사막의 도시 카이로를 환하게 장식합니다.

히잡은 이슬람 여성이 종교적 율법에 따라 머리카락과 목을 가리기 위해 쓰는 두건입니다.

전통적으로 검은색 같은 어두운색이 주를 이뤘지만, 시대 흐름에 따라 색상이 다변화되고 있습니다.

[(히잡을 몇 개나 가지고 있어요?) 너무 많아서 셀 수 없을 정도예요. 적어도 100개는 넘어요]

[파랑·갈색·노랑·흰색,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색깔을 가졌어요.]

히잡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상점도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카이로 마디 주변의 한 상가입니다.

4층짜리 건물인데 히잡 전문가게만 이렇게 20곳 넘게 있습니다.

다채로운 색감의 히잡이 무지개처럼 가게 전면을 수놓고 있습니다.

상가에는 개성을 추구하는 아랍 여성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습니다.

[디르 이브라힘/히잡 전문점 직원 : 요즘은 어두운색을 아무도 원하지 않아요. 밝고 알록달록한 색상을 원해요.]

히잡은 기다란 스카프 형태로 보통 우리 돈 5천 원이면 살 수 있습니다.

종교적 관습에 따라 스커트는 물론 반바지도 입지 못하는 아랍 여성에겐 부담 없고 손쉽게 차별화된 포인트를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히잡입니다.

[살마/이집트 : 종교적 이유로 히잡을 쓰는 건 맞지만, 히잡 색상은 종교보다 패션에 더 많이 관계됐다고 봅니다.]

히잡은 착용하는 방법에 따라 다양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습니다.

나만의 히잡, 색다른 멋을 추구하는 여성이 늘면서 히잡 스타일리스트와 히잡 전문 디자이너 같은 새로운 직종도 생겨났습니다.

화려한 장신구가 달리고 고정핀 없이 뒤집어쓰는 형태의 히잡도 등장했습니다.

[마르와 엘 보그다디/히잡 전문 디자이너 : 한마디로 히잡은 여왕의 자태를 완성하는 왕관과 같습니다.]

유명 브랜드도 이슬람권 여성을 겨냥해 히잡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습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히잡 내놓고 패션쇼까지 열고 있습니다.

이른바 명품 히잡은 수백만 원을 호가합니다.

여성에 대한 차별과 규제의 도구로 인식돼온 히잡이 젊은 아랍 여성 사이로 종교적 전통을 따르면서 개성과 미를 창출하는 패션 소품으로 재탄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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