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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스노든 vs 오바마…지루한 줄다리기?

미국 워싱턴 시내에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학생 수천 명이 모였습니다.

이날 특별 손님은 에드워드 스노든이었습니다.

[에드워드 스노든을 환영해 주시기 바랍니다.]

스크린에 스노든이 등장하자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습니다.

미 국가안보국 NSA가 개인 정보를 무차별 수집한 '프리즘(PRISM)'같은 비밀 프로그램의 존재를 폭로한 뒤 2013년 체포를 피해 러시아로 망명한 인물입니다.

[에드워드 스노든 :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한꺼번에 가동됩니다. 정부가 개인의 기록을 수집하고, 거의 모든 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시민들의 사적인 관계에 접근한다는 뜻입니다.]

스노든은 정부가 안보를 강화하기는커녕 개인의 자유만 억압했다며, 저항권 차원에서 정당한 행동이었음을 역설했습니다.

[에드워드 스노든 : 법은 약과 같습니다. 한 번에 적당량을 복용하면 도움이 되지만 너무 많이 먹게 되면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스노든이 화상으로 통해 워싱턴에 모습을 드러낸 날 공교롭게도 오바마 대통령은 서부 실리콘 밸리로 날아갔습니다.

소니 영화사 해킹 사건 뒤 백악관이 '사이버 안보 서밋'을 소집했고, ICT 정보통신기술 전문가들이 모였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소니에 대한 북한의 사이버 공격을 예로 들며, 서부의 황야와도 같은 사이버 세계에서 다 같이 보안관이 되자고 제안했습니다.

[오바마/미 대통령 : 정부와 업계의 협력만이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미국을 방어할 유일한 길입니다. 진정한 파트너로서 적정 수준의 정보를 공유하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그 자리에서 정보 공유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하지만 분위기는 냉랭했습니다.

애플의 CEO 팀 쿡은 사이버 보안만큼이나 프라이버시 보호를 강조해 정부와 보조를 맞추면서도 거리를 두려 애쓰는 모습이었습니다.

페이스북의 저커버그나 구글, 야후의 CEO는 참석하지도 않았습니다.

스노든의 폭로로 드러난 국가 정보기관의 무차별 사이버 사찰의 악몽이 아직도 생생한 데 어떻게 정부를 믿고 고객의 개인 정보를 공유하겠느냐는 거부감이 팽배했습니다.

모스크바에 망명해 있으면서 워싱턴에 모습을 드러낸 스노든의 그림자는 서부 실리콘 밸리 위에 아직도 짙게 드리워져 있었습니다.

사이버 보안 강화와 개인의 자유를 둘러싼 지루한 줄다리기는 오바마 대통령의 행정명령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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