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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SK텔레콤 '가족 포인트' 폐지는 누구 탓?

[취재파일] SK텔레콤 '가족 포인트' 폐지는 누구 탓?
'가족끼리 합치면 최신 스마트폰이 생긴다'는 광고로 잘 알려진 SK텔레콤의 'T 가족 포인트'가 출시 석달만에 돌연 폐지됐습니다. SK텔레콤은 2월 16일부터 T가족포인트를 종료하고, 기존 고객의 포인트 적립도 5월 17일까지만 가능하다고 공지했습니다. "단말 구입 시 활용하는 포인트는 유사 지원금에 해당될 수 있어 부득이하게 종료"했다는 것이 공식입장입니다. 즉 T가족 포인트를 모아 나중에 휴대전화를 구입할 때 현금처럼 쓸 수 있는데 이것이 사실상 불법 보조금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없앤다는 이야깁니다.
가족 결합 포인트
T 가족포인트는 가족 중 2-5명까지 SK텔레콤을 쓰면 매달 일정한 포인트를 주는 방식입니다. 2명이면 3천포인트, 5명이면 25,000포인트가 매달 쌓입니다. 이걸 1-2년 모으면 꽤 포인트가 많아지는데 최대 60만 포인트, 그러니까 60만원까지 현금처럼 쓸 수 있습니다. 나중에 휴대전화를 구입할 때 큰 도움이 되는만큼 상당히 많은 가입자를 끌어 모았습니다.(가족결합 가입자가 850만명에 이른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SK텔레콤은 영업상 비밀이라며 구체적인 숫자는 공식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가족 결합 포인트
'포인트 좀 없애는 게 뭐가 대수냐'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혜택을 바라보고 가족들을 타통신사에서 SK텔레콤으로 옮기게 한 분들이 상당히 많다는 겁니다. 보통 통신사 가입시 약정이 2년이니까 이를 기준으로 생각해 보겠습니다. 4인 가족이 모두 SK텔레콤을 쓴다면 한달에 14,000포인트씩을 받습니다. 24개월이면 33만 6,000포인트가 됩니다. 현금처럼 쓸 수 있기 때문에 적어도 가족 중 한명이 전화기를 바꿀 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종료 조치로 포인트 적립은 5월 17일까지만 가능합니다. T 가족 포인트가 출시된 지난해 11월에 바로 SK텔레콤으로 옮겼다고 하더라도 최대 6개월치 포인트만 받을 수 있습니다. 극단적으로 공지 하루전에 SK텔레콤으로 옮겨 가족 결합을 한 경우라면 정말 황당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SK텔레콤이 가입자들에게 'T가족 포인트 종료' 사실을 문자 메시지로 공지하자, 휴대전화 관련 인터넷 게시판이 달아올랐습니다. '소비자 우롱'이라는 반응은 약과고 '이건 사기 아니냐?', '집단 소송 하자'는 격앙된 반응이 줄을 이었습니다. 그런데 불똥이 정부 비판으로 옮겨 붙었습니다. 일부 언론에서 다음과 같은 SK텔레콤측 설명을 인용 보도했기 때문입니다. 즉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상 금지된 우회 보조금에 해당한다는 정부 의견이 있어 무리하게 프로그램을 유지하기 어려웠다"는 취지로 SK텔레콤측이 설명한 겁니다. 즉 '정부가 SK텔레콤측에 가족 포인트를 없애라고 했다'는 식으로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의 화살이 정부로 집중됐습니다.
가족 결합 포인트
담당 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부는 펄쩍 뛰었습니다. '가족 결합 포인트를 정부가 우회 보조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오히려 SK텔레콤의 잘못된 설명 때문에 정부가 엉뚱하게 비난을 받고 있다며 매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양 부처는 '가족 결합 포인트의 용도를 단말기 구입 등으로 한정한 것이 오히려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요금할인 등 다양한 용도로 확대해 소비자가 골라서 포인트를 쓸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통신사에 권고했다고 밝혔습니다. 즉 '포인트를 쓸 수 있는 용도를 더 확대해 소비자 선택권을 보장하라고 이야기 했는데, 부담을 느낀 통신사가 아예 폐지해버렸다'는 설명입니다.
가족 결합 포인트
'현금처럼 쓰는 포인트는 우회 보조금으로 해석될 수 있어 어쩔 수 없이 폐지했다'는 SK텔레콤측 설명과는 정말 180도 다른 설명입니다. 과연 누구 말이 맞을까요? SK텔레콤 말이 맞다면 '소비자 혜택을 없애라고 정부가 통신사에 말 해놓고, 막상 여론이 따가워지자 통신사에 책임을 돌리고 발뺌한 셈'이 됩니다. 그게 아니라 정부측 설명이 맞다면 'SK텔레콤이 일방적으로 가족 포인트를 종료하면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과 정부를 핑계 댄 것'이 됩니다. 어느쪽이 맞건 간에 '소비자는 무시됐다'는 점은 달라질 게 없습니다. 

▶[8뉴스] '가족 포인트' 광고할 땐 언제고…통신사들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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