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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몇 번 입어도 환불'…美 소비 늘리는 '경제학'

지난 연말을 뜨겁게 달군 미국의 쇼핑 열기.

연말 쇼핑이 절정에 이르는 성탄절 직전 주말을 의미하는, 이른바 '슈퍼 토요일'의 매출은 약 100억 달러, 11조 원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1, 2월이 되면 백화점들은 밀려드는 환불 행렬로 몸살을 앓습니다.

TV 같은 가전제품, 심지어 몇 번 입거나 신었던 옷과 신발도 마음에 안 들면 이른바 '리턴'이 가능합니다.

[케들린/뉴욕 대학생 : 바지를 샀었는데 입지도 않았거든요. 나중에 집에서 보니 흠이 있었어요. 직원이 아무것도 묻지 않고 전액 환불해줬어요. 아주 만족합니다.]

전미소매협회의 설문조사 결과, 연말에 받는 선물 가운데 1개 이상을 환불한다는 미국인은 전체의 40%에 달했습니다.

이런 반품으로 업계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무려 38억 달러, 4조 2천억 원으로 나타나 전년보다 12%나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소매업계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 유연한 환불 제도를 계속 유지하고 있습니다.

영수증 같은 구매기록이 있고 물건에 큰 하자가 없다면 반품 기간도 길게는 두 달이나 됩니다.

[타티애나/뉴욕 센츄리21 백화점 고객담당 : 고객에 대한 예우 기간이죠. 만약 회원 고객이라면 기존 45일에 2주를 더 부여해 60일까지 됩니다.]

이런 '리턴 제도'에는 결과적으로 판매자에게 유리하다는 계산이 담겨 있습니다.

환불이 이렇게 자유로운 만큼 고객은 살 것인지 결정을 그만큼 쉽게 내릴 수 있고 결과적으로 소비를 촉진하게 됩니다.

최근에는 반품 제도를 악용한 사기성 행위도 판치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단 한 번 쓰기 위해 샀다가 반품하거나, 다른 곳에서 할인해 산 물건을 정가로 환불받는 행위, 심지어 훔친 물건을 들고 오는 조직적 범죄까지 있습니다.

하지만 업계는 담담합니다.

유연한 환불로 인한 손해는 매출의 1%가 안되는 반면, 판매는 15% 이상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미국 소매업체들은 최근엔 계산과정의 거래 기록과 고객들의 과거 구매기록을 축적한 '빅데이터', 그리고 감시 카메라 등으로 사기성 환불 피해를 줄여가고 있습니다.

[거래 기록과 시점, 상품, 결제 방법과 회원 고객의 그동안의 구매 내역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판매는 늘고 고객도 만족하는 이런 환불의 경제학은 미국 소비경기를 지탱하는 버팀목이 되고 있습니다.

내수 활성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우리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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