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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취재파일] 펀치:검찰, 진짜 이럴까?(2)

'하명(下命)'수사, 실제로는 이렇게


(1부로부터 이어집니다.)

펀치: 검찰 진짜 이럴까? (2)
- '하명(下命)' 수사, 실제로는 이렇게.
펀치 3인

[편집자 주]
드라마 '펀치'에는 이른바 '하명(下命)' 수사라는 말이 수도 없이 등장합니다. 윗사람이 의도를 가지고 수사를 지시하면, 아랫사람이 윗사람의 의도에 맞춰 사건을 만드는 것을 뜻합니다.

정말 현실의 검찰도 이럴까요?

전직 검사인 금태섭 변호사는 "매사가 그런 것은 아니다. 그렇게 단순하게 다가오지 않는다."라고 말하면서도 검사로서 자괴감을 느꼈던 순간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습니다.

또 이 드라마의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캐릭터는 실제 모델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어떤 인물이 모델이었을까요? SBS 이한석 기자와 금태섭 변호사가 설명합니다.

전직 검사와 현직 검찰 출입 기자의 이야기, 계속해서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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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치_최명길
1. 모델은 강금실 前 장관?
- 드라마 속 검찰총장과 장관의 갈등, 실제 상황은 이랬다.


[이한석 / 기자]
아마, 이 드라마의 모티브는, 뭐, 다들 그렇게 생각하실 거예요. (2003년 당시) 송광수 검찰총장과 그리고 강금실 법무부 장관, 이 두 사람의 갈등, 당시 알려졌던 이 갈등구도를 그대로 차용한 것이 아닌가 싶어요.

[임찬종 / 사회자]
(드라마 속에서 장관과 총장이 기자들과 함께 술 마시는) 술집 장면, 막걸리 마시고 (폭탄주 돌리고) 그 장면도 사실…

[이한석 / 기자]
그거 (실제 현실에서) 나왔던 거죠.


[임찬종 / 사회자]
(금 변호사님) 그게 실제 있었던 일이죠?

[금태섭 / 변호사]
만나는 장면들은 (드라마와 실제가) 비슷할 수 있는데, 지금 이 드라마에서는 장관이…

그러니까 (설명을 하자면) 송광수 총장하고 강금실 장관의 관계는 강금실 장관이 10년 이상, 10년인가? (사법연수원) 10 기수 후배입니다. 그래서 후배가 장관으로 왔기 때문에 굉장히 특이한 경우인데, 드라마에선 그렇지 않고요.

다만, 그때도 식당에서 만난다거나 같이 폭탄주를 마신다거나, 이런 게 (실제로) 있어서 그런 장면은 (드라마가) 거기서 따온 것 같아요.

[임찬종 / 사회자]
그런데 실제로 송광수 검찰총장과 강금실 법무부 장관의 갈등관계가 있었던 것은 맞잖아요?

[금태섭 / 변호사]
(갈등관계가) 이 드라마랑은 다른 게, 드라마에서 보면 윤지숙 법무부 장관이 검찰에 있다가 장관이 된 걸로 나오는데, (현실의) 강금실 장관은 (송광수) 총장보다 10년 후배였을 뿐 아니라, 법원의 판사생활을 하다가 변호사를 하다가 장관이 된 거거든요, 이런 건 대한민국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기 때문에 (검찰 조직이 불편해했죠.)

## 2003년 9월 강금실-송광수 폭탄주 회동 당시 ##

[강금실 / 당시 법무부 장관]
기사에 나온 (우리 둘의) 갈등설은 너무 오해라고 보여요. [송광수 검찰총장: 네, 맞습니다] 총장님하고 저하고는 굉장히 마음이 잘 맞고…

[송광수 / 당시 검찰총장]
아. 그리고 (기자들이) 오늘 이 자리를 너무 이래 크게 표현하시면 국민들이 보기에 '저 두 사람, 저거 왜 저러나?' 이럴테니. 그 점은 좀 이해를 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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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섭4
[금태섭 / 변호사]
송광수 총장 개인하고 (강금실 장관 개인과의) 갈등이라기보다는 검찰 조직 전체에서 (판사 출신 젊은 여성 장관이다 보니) 좀 불편해했죠.

[임찬종 / 사회자]
실제로 드라마에서처럼 총장을 따르는 검사들이 법무부 장관을 수사하고, 법무부 장관을 따르는 검사들이 총장을 수사하고…(그런 일이 벌어지나요?)

[이한석 / 기자]
그런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고요. 그러니까 검찰총장이라는 자리가 인사권이 있기는 있습니다. 어느 정도. 이거는 인사권을 가지고 있는 법무부 장관이 어느 정도 용인해주는 것이죠. 어느 정도의 권한을 부여해준다, 용인해준다고 봐야 하는 것이죠. 그런데 그 외의 다른 검사들에 대한 인사는 검찰국 있잖아요, 법무부 안에. (법무부의) 검찰국장(이 장관의 지시를 받아서 하는 거고, 특히 법무부 검찰국의) 검찰과 이쪽에서 인사를 다하는 것이죠.
펀치_이한석
[금태섭 / 변호사]
사실 드라마에서는 그래서 총장 쪽 사람들이 장관 수사하고, 장관 쪽 검사들이 총장 수사하고 그러는데, 이 밑에 있는 말단 검사 입장에서는 장관이나 총장이나 다 무섭기 때문에 수사를 한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고…

[임찬종 / 사회자]
(금 변호사님은) 총장을 수사한 적이 있잖아요?

[금태섭 / 변호사]
네, (저는 전직 총장을) 한 번 (수사)한 적이 있는데… 그때는…

[임찬종 / 사회자]
그분이 요즘 성 관련 문제로…

[금태섭 / 변호사]
뭐, (이 자리에서) 특정인(실명)을 이야기하기는 어렵고…

[임찬종 / 사회자]
요즘 뉴스에 많이 나오시더라고요…

[금태섭 / 변호사]
(당시에 그분이) 총장을 하다가 문제가 생겨 가지고…

[이한석 / 기자]
그런데 이런 얘기해도 돼?

[금태섭 / 변호사]
어쨌거나 그때도 그분이 총장을 하시다가 문제가 생겨서 사표를 내고 그만두고, 불과 몇 달 안돼서 (대검) 중수부에 와서 수사를 받았습니다. 그때 제가 중수부에 있었는데 그때 대검에 있는 검사들이 굉장히 불편해했죠.

이한석 기자가 말한 것처럼 사실 대검에 가는 것은 검사로서 굉장히 영광인데, 총장이 대검에 누구를 불러올지 하는 것은 사실상 권한을 행사하기 때문에 자기를 좋은 데로 불러준 총장이란 말입니다. 그런데 몇 달 후에 그분을 수사를 해야 하니까 힘든데. 사실은 그렇다고는 해도 법에서 정한 거니까 어쩔 수 없이 하고 그때도 결국은 수사를 해서 기소를 했죠.

[임찬종 / 사회자]
유죄 나왔죠?

[금태섭 / 변호사]
네, 유죄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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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하명(下命)' 수사, 실제로는 이렇다.
- "정권 바뀌면 자리 만들기 위해 수사…모든 정권이 마찬가지."


[임찬종 / 사회자]
그런 게 느껴지지 않나요? (수사 지시를 받을 때) 이거는 누구를 수사하라는 거구나. 
펀치_금태섭
[금태섭 / 변호사]
실제로도 옛날 기록들을 보다 보면 어떤 특정인을 노려서 치는 경우가 실제로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매사가 그런 것은 아니고, 

또 이 드라마가 극적으로 만들어서 그렇지. 예를 들어 어떤 사건을 주고 '이거를 위에서 시키는대로 하면 네가 출세할 것이고 아니면 네가 날아갈 것이다.' 이렇게 단순하게 다가오지 않습니다.

개개의 사건보다는, 진짜 좀 자괴감을 느낄 때가 어떤 때냐면…

정권이 바뀌면 공공기관에 자리를 만들려고 합니다, 위에서. 그러다 보면 거기를 (검찰이) 종합적으로 칠 때가 있어요. 그거는 제가 솔직히 말씀드리면 모든 정권이 똑같습니다.

예를 들어서, 협동조합, 농협이니 축협이니 하는 데를 좀 물갈이를 해야겠다 싶으면 그걸 단속하라고 검찰에 지시가 내려갑니다. 그러면 전국 검찰청이 수사를 해요. 그럼 그게 금융기관이니까 대출비리나 이런 걸 수사를 하는데, 옆에 다른 은행에서 똑같은 비리가 있어도 그건 일단 놔둡니다. 급하지 않으니까. (지시받은 기관의) 이것만 치게 되는 거죠. 

그러다 보면 또 무리하는 경우는 어떤 경우가 생기냐면, 관행상 별 문제가 없었던 것도 정말 시시콜콜 (수사)하는 게 있습니다. 예를 들면, 공기업 같은 데서 업무비를 가지고 직원들 회식을 했다거나…회계처리가 엄밀하게 말해서 제대로 된 건 아니지만 공공기관장이 개인의 욕심을 위해서 하거나 그런 건 아니고. 금액 자체도, 예를 들어서 부속실에서 먹을 것을 사느라고 한 달에 20만 원씩 예산을 썼다. 그런 거를 수사할 때가 있거든요. 그런 거를 언론에 알려서 또 (기관장 보고) 나가라고 할 때가 있거든요. 그건 (정말로 현실에서도 벌어지는) 사실입니다.

- 3부에서 이어집니다 -     

▶ [비디오 취재파일] 펀치:검찰, 진짜 이럴까?(3)
▶ [비디오 취재파일] 펀치:검찰, 진짜 이럴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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