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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취업시장의 80% 반퇴자가 주도"

* 대담 : 김동원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 한수진/사회자:
최근 희망퇴직과 같은 50대들의 조기 퇴직이 늘고 있습니다. 2,3차 베이비붐 세대들의 정년 시기가 다가오면서 5년 후에는 퇴직 쓰나미 현상이 나타날 거라고 하는데요. 해마다 80만 명 정도의 퇴직자가 쏟아질 거라는 예측입니다. 이렇게 평균 수명에 비해서 빠른 퇴직을 하게 되고 다시 구직을 하는 현상을 요즘은 ‘반퇴’라고 얘기합니다. 반퇴시대, 퇴직자들이 늘어나면 어떤 변화가 생기고 노후 준비는 어떻게 바뀌어야 될 지 고려대 경제학과 김동원 교수와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김동원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김동원 교수/고려대학교 경제학과
네 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
교수님께서도 ‘반퇴시대’란 말 들어보셨어요?
 
▶ 김동원 교수/고려대학교 경제학과
반퇴라는 말은 어제 신문에서 처음 봤습니다만 일단 퇴직을 했지만 건강이나 경제적인 이유로 재취업을 해서 또 다른 퇴직을 남겨뒀다는 의미에서 절반의 퇴직으로 줄인 것 같은데, 그만큼 뜻은 전달이 쉽게 와 닿기 때문에 낯설지 않은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반퇴, 확 와 닿는 분 많으실 것 같아요. 근데 현재 퇴직하는 세대가 베이비붐 1차 세대잖아요. 퇴직 후 재취업하시는 분들 꽤 많다고 봐야되겠죠?
 
▶ 김동원 교수/고려대학교 경제학과
예. 작년 경우에 전체 퇴직자 수 53만 명이 늘어났는데요. 이 중에 50대가 24만 명이고 60대가 20만 명이니까 소위 말해서 반퇴자가 취업자 증가의 80%를 지금 차지하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대학을 갓 졸업한 20대 취업자는 5만 6천 명 증가, 오히려 30대 취업자가 2만 명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오히려 취업 시장의 80퍼센트를 말씀하시는 반퇴자가 주도하고 있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런 거죠. 근데 요즘 보면 뭐 자의든 타의든 50대 조기 퇴직자들이 꽤 많다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조기 퇴직자가 느는 이유는 뭐라고 보십니까?
 
▶ 김동원 교수/고려대학교 경제학과
우선 지금 보면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은퇴자가 한 자리에서 가장 오래 근무한 게 얼마나 됐느냐 조사를 해보면 2005년 경우에는 남녀 평균이 보통 16년 10개월입니다. 그런데 이게 작년의 경우에 15년 4개월로 그만큼 단축되었기 때문에 그만큼 조기 퇴직자들 늘어났다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요즘 같은 경우 정년이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 김동원 교수/고려대학교 경제학과
통계청 자료를 보면 평균 퇴직 나이가 49세, 남자는 52세입니다. 그리고 52세가 임원이 되는 평균 나이거든요. 51세 후반에 임원이 되는데 그래도 임원이 되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평균 2년 반, 그러니까 55세가 못 돼서 퇴직하는 상황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이러니까 은퇴 후에 재취업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 거죠?
 
▶ 김동원 교수/고려대학교 경제학과
‘2013년 생명표’라는 계획에 따르면 60세 남녀가 앞으로 얼마나 사느냐, 기대 연령이 남자는 22년이고 여자는 27년입니다.
그러니까 55세에 퇴직한다고 하더라도 남자는 22년을 더 살 수 있기 때문에 삶의 질을 유지하는 측면에서 일이 필요하고요. 아시다시피 50대 중반이라고 해도 아직 대부분 자녀가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경우도 있고 결혼 문제 등으로 해서 목돈 지출이 남아있기 때문에 재취업이 절실하고요. 특히 65세 이상 되는 노인 빈곤률이 48%에 달합니다. 그만큼 노후 준비가 지금 안 되어있기 때문에 재취업에 대한 압박감이 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또 퇴직금만으로 생활하기 어려운 상황이잖아요.
 
▶ 김동원 교수/고려대학교 경제학과
물론 퇴직금이 많으면 노후 준비에 당연히 유리하지만 중요한 건 퇴직금이 많다 적다가 아니고 50대 중반에서 거의 30년 가까이에 얼마나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유지할 수 있느냐 이게 중요하거든요. 그러니까 국민연금 같은 것이 중요한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지금 사실 보면 믿을만한 구석이 하나도 없어요. 퇴직자들에게는.. 국민연금이 용돈 수준이라도 될까 그런 걱정들을 많이 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어디 돈 나올 구멍도 없고 말이죠. 그래서 교수님, 베이비부머들의 퇴직 문제가 생각보다 굉장히 심각한 문제이고 이 문제에 대해서 주목해야 될 이유가 있는 거지요?
 
▶ 김동원 교수/고려대학교 경제학과
예, 그렇습니다. 통상 베이비부머라는 건 55년에서 63년 사이 태어난 세대를 이야기하는데 예를 들면 60년에서 63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는 대체로 80년대 후반에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시장에 나오게 되죠.
그러니까 86년에서 90년 사이가 우리 개발 시대에서 소위 창조시대라 해가지고 단군 이래 최대 호황을 맞게 됩니다. 이 5년간에 늘어난 취업자 무려 310만 명입니다. 우리 역사상 가장 많은 취업자가 이때 태어났고 이 분들이 10년이 지나서 98년 외환위기를 맞습니다. 그 다음 10년이 지나서 세계금융위기를 맞고요. 그러고도 남는 분들이 지금 50대 후반에 들어가지고 은퇴를 맞은 거죠. 은행의 경우에는 올해 1960년생이 금년의 명퇴 대상이라고 합니다. 문제는 이 분들이 앞으로는 고령화에 드는 시대 흐름을 앞두고 있고 또 뒤쪽으로는 바로 우리 한국 경제가 이제 저성장 저수익 시대에 본격화함으로써 구조조정에 쫓기고 있는 겁니다. 이 분들 세대들은 아마 재취업 시장에서 굉장히 전쟁이 치열하고 또 앞선 55년과 59년 이 베이비부머 세대보다도 훨씬 더 어렵지 않을까 그렇게 예상이 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내년부터 정년이 연장된다고는 하는데 일자리 활성화 대책 마련이 정말 절실해 보이네요.
 
▶ 김동원 교수/고려대학교 경제학과
정년이 연장된다 하더라도 그렇게 큰 의미가 없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정년이 연장된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말하자면 정년 연장 혜택을 받는 직장이 그렇게 많지가 않고요. 그러니까 16년 1월 1일부터 공기업 ? 공공기간 ? 상시 근로 300인 이상 사업자에게 정년의 의무 조항으로 바뀌지만 300인 이상 사업자 평균 연령이 57.4세인데 그러니까 60세가 되면 2년 반 정도 사실적으로 늘어나죠. 하지만 300인 이상 사업자의 근로자 비중은 전체가 14%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평균 퇴직 연령이 52세니까 이 정년 연장의 효과를 받을 수 있는 분들은 소위 철밥통 밖에 안 되는 겁니다. 공공부문이나 은행이나 이런 260만 명 전체 근로자의 16% 정도만 그 혜택을 받을 수 있고 나머지 분들은 이미 그 전에 다 직장을 나가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겠네요. 그러면 장기적으로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요?
 
▶ 김동원 교수/고려대학교 경제학과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앞으로 일자리 문제가 더 심각해져 가는데요. 물론 상장률이 높고 투자를 많이 해서 좋은 일자리가 나오면 가장 좋겠지만 그게 또 우리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노동시장 구조적인 측면에서 본다고 그러면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고용이 늘자면 노동시장이 유연해야 됩니다. 고용의 유연성이 확보되어야 일자리가 늘어나는 건데 우리나라는 노동시장의 구조개혁 문제가 지나치게 정규직 비정규직 간의 차별 문제로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 결과로 비정규직의 일자리라도 필요로 하고 있는 파트 고용 대기자들, 특히 지금 말씀하시는 반퇴자들 경우에는 그 사람들의 기대가 지금 노동시장의 개혁에 반영이 안 되는 거죠.
그러니까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정규직의 기득권이 대폭 양보가 되어야 정규직 ? 비정규직 간의 차별 문제도 줄고 그렇게 되어야 반퇴자들도 고용의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훨씬 더 올라간다고 할 수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그리고 또 어떤 점이 있을까요?
 
▶ 김동원 교수/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그 다음에 본다고 그러면 이제는 과거에 지금까지 우리는 주로 조직에 들어가면 주로 연공서열이나 또는 직위 중심으로 일을 했죠. 직위 사다리를 올라감으로써 모든 걸 해결하려는 그런 구조가 되는데 이제는 이 반퇴가 보편화한다고 한다면 연공서열이나 직위 중심의 사고를 버리고 전문가의 경력 개발을 중시하는 그런 개인적인 준비가 필요한 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마 재취업 생각하시는 퇴직자들도 많고 퇴직을 앞두고 있는 분들도 많을 텐데, 일자리에 대한 새로운 생각 그리고 개념의 변화도 좀 필요하다 이런 말씀이신 것 같습니다.
 
▶ 김동원 교수/고려대학교 경제학과
예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김동원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와 말씀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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