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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도피 중인 日 축구협회, 亞컵 우승해도 악몽?

현실도피 중인 日 축구협회, 亞컵 우승해도 악몽?
일본축구협회가 현실 도피 중이다. 설령 아시안컵 2연패를 달성하더라도 엄청난 후폭풍이 몰아닥칠 분위기다. 최악의 경우 대표팀 감독은 물론 협회장까지 사임 위기에 놓일 가능성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15일 일본 닛칸스포츠를 비롯한 주요 언론들은 일본축구협회 다이니 구니야 회장의 기자회견 소식을 일제히 전했다. 이 날 오전 스페인 발렌시아 지방법원에 승부조작 혐의로 일본 대표팀 아기레 감독을 포함한 40명의 고발장이 정식으로 접수됐다는 발표가 나왔기 때문이다. 아기레 감독은 2월 소환될 예정이다.

다이니 회장은 수 많은 보도진 앞에서 "지금은 일본대표팀이 아시안컵 2연패를 위해 싸우고 있다는 데에만 집중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시안컵 기간 중에는 감독 문제와 관해서는 봉인하고 싶습니다. 여러분께 이해와 협력을 부탁드립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페인 축구계에서 승부조작 사태가 벌어진 것도 처음이지만, 한 나라 축구협회 회장이 감독의 승부조작 관련 유무를 '봉인'해 달라고 부탁하는 광경 역시 생경하다.

아기레 감독의 승부조작 관련설은 지난해 10월부터 스페인 언론을 통해 제기됐다. 그러나 지난해 7월 대표팀 감독에 아기레를 앉힌 일본축구협회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아시안컵을 두 달 남기고 사령탑을 교체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의혹이 확대되자 일본 언론들은 아기레 감독에게 계속해서 대표팀을 맡길 것인지 의문을 제기했지만 일본축구협회는 12월 말까지도 기자회견을 열고 "아시안컵은 아기레 체제로 간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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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데일리스포츠'를 비롯 일본의 많은 언론들은 "스페인 현지에서는 아기레 감독의 기소 가능성이 다분히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승부조작에 연루된 금액이 1억 4천만엔(한화 17억원)으로 상당히 높고, 실제 은행 거래내역이 존재해 회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전하고 있다.

일본 축구팬들은 해당 기사마다 "아기레를 선임한 축구협회 책임자도 사퇴하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당장 2월에 아기레 감독이 소환되면 감독자리가 공석이 되고, 이후 3월 A매치 및 6월부터 시작되는 2018 러시아월드컵 예선 등 대표팀 운영에도 차질이 빚어지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기자회견에 동석한 일본축구협회 법무위원장 미요시 유타카 변호사는 "고발장이 접수된 것이지 아직 기소가 된 것은 아니다. 일본에서는 기소가 되면 99% 유죄가 되지만 스페인에서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일본축구협회가 아무리 현실을 도피해도 자질에 문제가 있는 감독을 선임했다는 '도덕적인 논란'으로부터는 자유로울 수 없을 듯 하다. 몰랐다고 발을 빼기에는 도피 기간이 너무 길었기 때문이다.

[사진제공:연합뉴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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