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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표창원 "2014년 중요 범죄사건의 특징은…"

대담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표창원 소장

▷ 한수진/사회자:

<표창원의 사건과 사람들>입니다. 표창원 소장님, 어서오십시오.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네, 안녕하세요. 우리 한수진 기자님도 올해 마무리 잘하시고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유, 복 많이 받으세요(웃음) 일찌감치 인사를 주시네요. 아~ 그러고 보니까 오늘 방송이 2014년에는 마지막 방송이군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소장님과 다음에 뵐 때는 2015년. 1년 뒤에 뵙는 거네요. (웃음)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네, 그러네요. (웃음)

▷ 한수진/사회자:

그래요, 자, 오늘 이 시간에는 한 해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고 하셨는데요. 사건과 사람들, 첫 방송이 4월 21일이었네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네, 그렇습니다. 사실 이 코너를 마련한 것이 우리 주변에서 발생하는 사건의 의미, 그리고 관련된 사람들에 대한 심리를 깊이 있게 분석해서 청취자분들의 이해를 도와드리겠다고 시작을 했는데요. 사실 4월 16일 날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죠?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그래서 5월 19일까지 한 달간은 세월호 문제만을 분석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맞아요, 그렇죠. 첫 시간부터 그 선장과 선원들의 잘못, 또 해경과 해양수산부, 정부, 이익단체가 연결된 회피와 구조적 문제, 또 안전 불감증, 이런 원인들을 짚어주셨어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네, 지금까지 확인 된 세월호 침몰 원인을 보면, 어 처음에 규제완화가 이뤄지면서 18년 된 노후 선박 세월호를 들여오게 됐죠. 그 다음에 또 관리 감독 등의 부실, 관계 법규의 미비 등으로 인해서 무리하게 증축, 구조 변경이 이뤄졌는데 그대로 방치가 됐고요.

그 다음에 이제 세월호가 상습적인 과적 운항을 해온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특히 사고 당일 날은 이 과적 운행을 위해서 생명수라고 할 수 있는 평형수도 대폭 줄인 채 운행을 한 것이 확인됐고요. 더군다나 그 날은 이제 안개 때문에 2시간 넘게 지연 출발을 하게 됐는데요. 그러다보니까 ‘맹골수로’라고 하는 가장 험한 곳에 사실은 가장 능숙한 조타수나 기관원들이 근무를 해야 되는데, 근무 시간이 2시간 변경되면서 가장 경험이 없는, 한 번도 이 수로를 운항해보지 못한 어린 조타수가 일을 하게 됐죠? 그러면서 급변침이 이뤄지고요. 급변침 상황에서, 고박이라고 하죠? 고정되지 못한 화물들이 쏟아지면서 침수가 이뤄지고 결국 세월호가 침몰하게 된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크게 기울게 됐고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네, 이렇게 된 원인을 들여다보면 물론 가장 직접적인 책임이야 선장과 그 기관 관련 선원들이 져야 되겠지만 세월호가 언제든지 이런 침몰 사고를 맞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볼 수 있고요. 이 상황을 만든 그 세월호 운항사죠? 청해진 해운, 그리고 해운조합, 해경, 해수부 소위 ‘해피아 (해수부+마피아)’ 라고 불리는 이 근본적인 가장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하는 구조가 있다는 것이 발견되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그랬죠. 그 뒤에는 주로 해경의 구조 실패에 대한 법적인 책임 문제, 또 유병언과 청해진 해운 내사 수사의 문제들을 분석해주셨어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네, 그렇습니다. 침몰의 원인과는 별개로 그 사고 전에 세월호가 보였던 이상 징후를 진도 VTS, 해경관제소에서 전혀 포착을 하지 못했고요.

그리고 단원고 학생이 휴대 전화로 112에 신고를 하고 그 세월호에서도 제주 VTS로 오전 9시 경에 신고를 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때부터 침몰하게 된 11시 15분까지 약 2시간 내외의 골든타임 동안에 구조된 승객이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스스로 탈출해서 어선 등에 의해서 이송된 분들은 계셨지만요. 도대체 어떻게 이런 문제가 발생했느냐, 해경에 대해서는 책임 추궁을 결코 할 수밖에 없다.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점을 강조해드렸고요.

아울러 이후에도 그 침몰의 원인에도 작용됐지만 해경 구조 과정에서도 민간업체 ‘언딘’과의 유착 문제가 드러나게 됐고요. 이해할 수 없는 다양한 문제들이 해경을 둘러싸고 있었다. 그리고 유벙언 전 세모 회장에 대한 수사과정에서도 해경이나 검찰이 미진하고 비상식적인 부분이 있었다. 이런 부분들을 좀 비판했었죠.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네. 소장님 지금 세월호 참사 발생한 지 8개월 하고도 한 열흘이 지났네요. 여전히 많은 의문이 남아있고, 아홉 분의 실종자는 돌아오지 못하고 있고요. 유가족들 아픔은 더 깊어만 가고 있습니다.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그렇습니다. 네.

▷ 한수진/사회자:

또 무엇보다 큰 문제가 사회적 갈등이 치유되지 않고 있는데요. 앞으로 어떻게 되리라고 전망하세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네, 그동안 우리 사회에는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그리고 재발 방지책 마련 문제를 놓고 극단적인 정치적 갈등을 겪었죠. 일부 여당과 보수 진영 측에서 보셨을 때는 ‘세월호 참사를 빌미로 해서 정부 공격을 하고 있다. 공격의 수단으로 삼으려 한다.’ 뭐 이렇게 생각을 하다보니까 심지어 유가족마저 비하하는 그런 비인간적인 언행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래서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죠. 반대로 일부 야당이나 진보 측에서는 확인되지 않거나 거짓으로 밝혀진 루머, 음모 등을 유포하면서 정치 공세를 하기도 했죠.

하지만 유가족 분들은 이런 와중에도 끝까지 흔들리지 않으셨고요. 그래서 본인들 희생하시고 계속 노력을 해오시면서 급기야는 국회에서, 어쨌든 여야 타협 하에 ‘세월호 특별법’을 통과하도록 하셨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참 어려운 결정이었죠.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그렇습니다. 여전히 세월호 특별법의 한계는 분명히 있죠. 정치적 타협의 산물이고요. 하지만 이 현실의 한계 속에서 세월호 특별법의 시행을 통해서 도대체 왜 이런 참사가 발생했고, 왜 한 명도 구하지 못했고 누가 책임을 져야 할지 여기에 대한 답을 좀 얻을 수 있으리라 기대를 해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꼭 얻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그렇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지금 이 답을 얻지 못하게 된다면 사실 가장 중요한 부분 중의 하나인 유가족 분들에 대한 배상과 보상, 그리고 치료, 치유 이런 부분도 시작도 못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일단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반드시 이뤄질 수 있도록 그리고 이제 이런 문제가 재발하지 않을 수 있는 법과 제도와 문화와 관행 마련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세월호 특별법의 시행 잘 이뤄져야 되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분명히 다 밝혀내야지 다시는 또 이런 일이 없는 거죠.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 겁니다. 자, 우리 모두를 아프게 했고 지금도 아프게 하고 있는 세월호 참사. 앞으로의 과정도 더 중요하다는 그런 말씀이신 거 같고요. 그러고 보니까 5월 26일에는 또 군 의문사 문제를 짚어주셨네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네, 그렇습니다. 고려대 경제학과에 재학 중에 공군에 입대했던 김지훈 일병이 있었습니다. 김지훈 일병이 15비행단, 우리가 서울 공항으로 잘 알고 있죠? 여가서 근무를 하다가 자살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요. 공군에서는 여러 조사 과정을 거쳐서 발표하기를. “김 군의 김 일병의 사망은 입대 전부터 있었던 개인적인 정신 병리의 문제이다.” 발표를 했죠. 그리고 일반 사망 처리를 합니다. 

그런데 그 후에 대학교수이시죠, 김 일병 아버지께서 “도저히 이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진상규명 노력을 계속 해오셨고요. 그 결과 김 일병 사망 전에 상관인 한 모 중위가 지속적으로 괴롭히고 체벌을 해왔단 사실이 밝혀집니다. 그러면서 김 일병의 모교인 고려대학교 학생들도 대자보 등을 붙이면서 의혹을 제기하기 시작했고요. 언론에서도 다양한 프로에서 지속적으로 보도했고요. 그래서 사회문제화가 됩니다. 그렇게 되니까 이후에서 공군이 재수사를 했죠. 그래서 순직처리는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가해자라고 할 수 있는 문제의 원인이었던 한 중위에 대해서는 처벌이 이뤄지지 않았고요. 그리고 사건 은폐와 언론 호도, 이런 부분을 주도한 것으로 지목받고 있는 비행단장 허 모 준장은 처벌은커녕 오히려 소장으로 승진을 하시게 되는 그런 문제가 발생하게 되죠.

▷ 한수진/사회자:

오히려 진급을 했어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네, 그런 문제가 발생을 하죠.

▷ 한수진/사회자:

결국 이 사건뿐 아니라 군 내부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서에 대한 진상 조사, 제대로 안 되고 있고요. 책임도 제대로 묻질 못하고 있는데. 이게 군 사법제도의 문제 때문이라고 짚어주셨어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네, 그렇습니다. 이 사건 뿐만 아니라 말씀하신 것처럼 좀 짚어보자면 가장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사건 중 하나가 육군 3성 장군의 아들이었죠. 김훈 중위가 전방 부대 GOP에서 의문사한 사건, 그리고 M16, M16이라고 하면 가장 살상력이 높은 소총 중 하나인데요. ‘M16를 머리와 가슴에 연달아 3방을 스스로 쏴서 자살했다.’ 이렇게 결론이 내려졌던 허원근 일병 사건.
 
그 외에도 수백 건의 군 의문사 사건이 있었는데 진상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사실은 진상이 밝혀졌더라면 그 원인부터 장병에 대한 관리, 복지 문제에 대한 많은 개혁이 있었을 텐데, 그렇지 않고 무마가 됐고요. 그것이 결국 최근에 임병장 사건, 또 윤일병 사건 등 잇따른 가혹행위, 사망사건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죠.

그래서 그 당시에 제가 주장을 했던 것은 ‘다른 선진국처럼 군 사법체계도 지휘 체계에서 벗어난 독립된 수사와 사법 기능을 갖춰야 한다’ 뭐 그렇게 지적을 했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그래서 최근에 그 민군합동위원회가 구성되어서 개혁 방안을 내놓았는데, 여전히 좀 미흡하다 하는 지적이 좀 많아요. 그래서 앞으로 이 문제들이 어떻게 될지 소장님도 그렇고 저희가 계속 잘 좀 살펴봐야 될 것 같습니다.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네,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리고요, 올해 보면 깜짝 놀라게 한 사건 사고들 참 많지 않았습니까?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네, 그렇습니다. 2014년에 발생한 중요 범죄 사건을 요약해보자면은. 사회 지도층 범죄가 많았고요. 그리고 잔혹 범죄가 많았고 손상된 남성성 때문에 발생한 폭력, 묻지마 범죄가 꽤 많았다. 이 3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아시겠지만 박희태 전 국회의장,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 신승남 전 검찰총장 이 분들의 성범죄가 사회에 충격을 줬었죠. 그리고 김형식 전 서울시의원 청부살인도 상당한 충격을 줬고요.

요약해보자면 이 분들이 사회적 큰 성공을 거뒀지만 그 뒷면에는 뒤틀린 보상심리가 자리 잡고 있다. 억눌린 욕구가 컸고요. 그리고 이런 경쟁을 이겨내는 가운데 인성이 뒤틀린 부분이 있었다. 아울러 인천에서의 토막살인 사건, 포천에서 고무통 살인, 최근 수원에서의 박춘봉 토막살인 사건, 이런 범죄들이 잔혹했지만 그 이면에는 검거를 회피하고 증거인멸을 노렸다. 이런 부분들이 상당히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새해에는 좀 좋은 소식이 많았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소장님. 올 한해 수고많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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