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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의 횡포 4달러' 하버드 교수, 사과에도 논란 확산

사과문 발표 이후 다른 식당에 "영업정지시키겠다" 협박 드러나

음식값 4달러를 더 냈느냐를 놓고 소송하겠다고까지 으름장을 놨던 미국 하버드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가 여론에 밀려 사과했으나 오히려 비난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중국음식점 4달러 사건 외에 다른 식당을 상대로 쿠폰을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면허를 취소하고 영업을 정지시키겠다고 협박한 일이 드러나 미국판 갑의 횡포라는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하버드 경영전문대학원의 벤 에덜먼 교수는 최근 자신의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중국음식점 4달러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킨 데 사과한다고 밝혔습니다.

하버드 학부를 최우등으로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에델먼 교수는 지난주 학교 근처에 있는 중국음식점 쓰촨가든에 53.35달러의 음식을 온라인으로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결제 금액이 음식점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이 알았던 가격보다 4달러나 더 청구된 것을 알게 된 뒤 음식점 주인에게 이메일을 보내 배상을 요구하고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놨습니다.

음식점 홈페이지에 적힌 가격이 업데이트되지 못한 옛 가격인데 따른 단순한 착오에 불과한데도 협상학과 마케팅 분야의 권위자인 하버드 교수가 소규모 음식점을 상대로 '소송'까지 거론한데 대해 비난 여론이 거셌습니다.

변호사이기까지 한 에덜먼 교수는 전공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1시간에 무려 800달러가 넘는 자문료를 받아온 고액 연봉자라는게 알려지면서 비난이 고조됐습니다.

에덜먼 교수는 사과문에서 "음식점 주인과 주고받은 이메일 내용을 살펴본 결과,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버렸다"며 "어떤 경우에서라도 상대방을 존중해야 하는데도 그렇지 못했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진심으로 사과하며,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직접 음식점 주인을 찾아가 사과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사과문이 올라온 지 채 하루가 지나지 않아 에덜먼 교수가 지난 2010년 8월 한 호텔 내 식당을 상대로 협박한 일이 추가로 드러나자 수그러들 것 같았던 비난 여론이 되레 고조됐습니다.

에덜먼 교수가 호텔 내 일식당을 상대로 소셜 쇼핑사이트 그루폰이 발행한 쿠폰을 세트메뉴에 적용해주지 않는다며 협박한 사실이 드러난 겁니다.

그는 당시 식당에 이메일을 보내 "내 그루폰 쿠폰을 받지 않으면 보스턴시 당국에 연락해 식당 주류 면허를 취소하고 정상 영업을 하지 못하도록 조치하겠다"고 협박했습니다.

이로 인해 미국 사회에서는 '오만한 하버드 교수의 소상공인 겁주기'라는 비판 여론이 거세졌습니다.

하버드대 게시판에는 "하버드라는 이름을 대며 식당을 위협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는 비판 글이 쏟아졌습니다. 또 학생들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푸드뱅크'를 만들자며 '4달러' 모금 운동을 벌였습니다.

반면에 문제의 중국음식점에는 응원 메시지와 함께 주문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에덜먼 교수가 협박한 일식당은 문을 닫은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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