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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트위터가 선정한 '대한민국 올해의 순간'은?

[취재파일] 트위터가 선정한 '대한민국 올해의 순간'은?
본격적인 연말이 되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들도 저마다 올 한 해를 돌아보는 자료들을 보내오기 시작했습니다. 오늘(11일) 아침에는 SNS 서비스 가운데 가장 사회성이 두드러진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트위터가 2014년 한 해 트윗량이 가장 많은 '올해의 순간'을 정리해서 보내왔네요. 이 가운데 1위부터 5위까지의 순위를 취재파일 독자 여러분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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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가 올 한 해 발생한 세계 트윗량을 합산한 결과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트윗이 올라온 날(Top Peaks in Twitter Conversation)은 4월 16일입니다. 바로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날입니다. 충격적인 사고 소식과 구조 관련 실시간 트윗이 타임라인을 가득 채웠고,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바라며 노란색 리본을 프로필 사진으로 바꾸는 이용자들도 줄을 이었습니다. 트윗의 주제를 알리고 공유하는 도구인 해시태그(HashTag) '#PRAYFORSOUTHKOREA'는 전세계 트위터 사용자들의 관심과 걱정을 대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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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는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 선수가 여자 피겨스케이팅에서 은메달을 수상한 2월 21일이었습니다. 당시 은메달에 대한 거센 논란을 반영하듯 트윗량도 폭증했는데요, 우리나라 이용자들은 '#연아야고마워' 등의 해시태그를 사용하며 변함 없이 김연아 선수를 응원하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을 국민 여러분께 많이 보여드리겠습니다."라고 눈물을 글썽이면서 말한 인터뷰 동영상 링크도 타임라인에서 널리 퍼졌습니다.
세 번째로 트윗이 많았던 날은 6월 4일,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이었습니다. 대형 사고와 정치 이벤트에서 강점을 보이는 트위터답게 투표 독려와 투표 인증샷이 줄을 이었고 저녁때 방송사 개표방송을 보면서 선거 결과에 대한 의견과 향후 정국 분석을 나누는 트윗도 밤 늦게까지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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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위는 브라질 월드컵에 출전한 우리 대표팀이 알제리와 예선전을 벌인 6월 23일이었고, 5위는 사목 일정으로 우리나라를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서울 광화문에서 시복 미사를 집전한 8월 15일이었습니다. 특히 교황이 미사를 위해 이동하던 차에서 내려 세월호 희생자 고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 씨의 손을 잡고 위로를 건넨 장면은 트위터에서도 큰 감동으로 메아리쳤습니다. 

트위터 코리아의 자료를 정리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예전에는 트위터에 시간 날 때마다 접속해 타임라인을 살펴보고 간단하게 트윗도 올리곤 했는데, 요즘에는 예전만큼은 접속을 잘 안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 생각해 봤는데, 제 경우는 이런 이유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제가 트위터를 한참 열심히 사용하던 때 타임라인에서 곧잘 보이곤 했던, 재치 번뜩이거나 무릎을 탁 치게 하는 통찰이 담긴 '개인'의 트윗이 예전만큼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물론 타임라인 어디엔가 있지만, 찾아보기가 힘이 듭니다. 대신 필요에 의해 하나 둘씩 받아보기 시작한 수많은 공식 계정들이 그 자리를 채웠는데, 그 계정들이 전하는 소식은 굳이 트위터가 아니어도 다른 곳에서도 이미 차고 넘치게 볼 수 있거든요.    

이미 멀고 먼 구석기 시대처럼 느껴지는 하이퍼텍스트 게시판과 제로보드(Zeroboard) 시절까지 굳이 돌아보지 않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은 그만큼 '유행'을 타게 마련입니다. 아이러브스쿨이 그랬고, 싸이월드가 그랬습니다. 한 때 야심차게 시작했다가 흐지부지 사라져 간 국내 포털들의 '유사 트위터' 서비스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트위터 자체적으로도 노력은 계속하고 있지만, 눈길을 끄는 영상과 이미지를 다른 SNS만큼 눈에 띄게, 또 확실하게 보여주는 기능이 조금은 떨어지는 트위터의 한계를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실감하고, '공식 계정'들에게 이슈 생산과 유통의 주도권을 서서히 넘겨주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영상과 이미지를 거의 있는 그대로 타임라인에서 보여주고, 그 자리에서 해당 포스팅에 댓글을 달고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는 페이스북은 제쳐두고라도, 전세계 월간 활동 사용자가 3억 명을 돌파했다며 방긋 웃는(행간의 느낌이 그렇습니다) 보도자료를 오늘 아침에 보내 온 '인스타그램(Instagram)'과도 트위터는 쉽지 않은 주도권 싸움을 계속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서 설명드린 1위부터 5위까지의 '올해의 순간'을 보면 트위터의 강점이 뭔지를 알 수 있기도 합니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오늘을 사는 수많은 사람들의 눈과 귀가 한꺼번에 쏠린 현상에 대해, 가장 빠른 정보와 즉각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는 '속보성 매체'로서는 트위터가 여전히 우리 사회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에 아직 이의를 제기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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