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M이 제공하는 화면 가운데 가장 흥미로운 것은 바로 자동차를 하늘에서 내려다 본 것 같은 화면입니다. 주행 중에 자동차를 실제로 위에서 내려다보는 카메라는 없기 때문이죠. 원리를 간단하게 설명드리면 이렇습니다. 차량에는 전후좌우 네 방향을 동시에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를 설치합니다.
네 방향에서 들어오는 영상을 하나의 장치로 모읍니다. 스마트폰으로 '파노라마' 사진을 찍어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사진 가장자리로 갈수록 미세하게 공간이 왜곡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죠. 이렇게 발생하는 왜곡을 이미지 처리를 통해 최소화하면서 전후좌우 4방향의 영상을 하나의 화면에 실시간으로 조합해 넣습니다.
각각을 찍고 있는 카메라의 뒷편에는 모두 네 개, 조합하면 사각형이 되는 빈 공간-즉, 카메라가 찍지 못하는 공간-이 생기는데, 이 공간이 바로 실제 시공간에서 자동차가 차지하는 영역이라고 보고 이미 입력되어 있는 자동차의 (위에서 본) 이미지를 대입시켜서 완성합니다.
가장 일반적인 안전장치인 후사경(리어 미러)으로도 파악하지 못하는 공간, 다시 말해 사각지대의 넓이도 일반 승용차에 비해 넓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AVM 기술을 활용하면 운전자가 훨씬 안정감을 갖고 운전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가 지난 여름 논란 속에 시행된 광역버스 입석 금지조치의 불편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 승객 수용인원을 늘린 2층 버스를 도입해 8일부터 시범 운영하고 있습니다.
[12월 7일 8뉴스 리포트 : '입석 금지 대안' 경기도 2층 버스 타보니…]
도입한 차종은 역시 2층 버스로 유명한 영국 제품입니다. 알렉산더 데니스사의 엔비로 500(Enviro 500) 모델로 한 대당 가격이 7억 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경기도는 국내 업체와 함께 이 2층 버스에 AVM 시스템을 장착했습니다. 아무래도 2층 버스는 일반 버스보다 차고가 높기 때문에 숙련된 운전자들에게도 운행이 익숙하지 않겠죠. 이 AVM 시스템이 2층 버스의 안전 운행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경기도 측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배차 간격에도 계속 신경을 써야 하고 가끔 잔돈도 거슬러 주는 것도 업무 가운데 하나죠. 경험 많은 운전자 분들이 새로 시범 도입된 2층 버스를 운전하면서 버스에 장착된 AVM 시스템에도 차차 적응해 가시겠지만, 아무리 최신 기술이라고 해서 전적으로 의존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리 자동차를 둘러싼 안전 기술이 발달하고 있다고 해도 사고는 아차 하는 순간에, 기술이 예측하지 못한 가장 취약한 틈을 타고 찾아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