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사건의 중심에는 이른바 청와대 문고리 권력으로 불리는 비서관 3인방과 조응천 전 공직기강 비서관 사이의 갈등이 깔려 있습니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비서관들끼리 반목한 겁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되짚어봤습니다.
정준형 기자입니다.
<기자>
청와대 3인방은 이재만 총무비서관과 정호성 제1부속 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 비서관입니다.
지난 1998년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의원이 된 직후부터 지금까지 보좌하고 있는 측근들로 한때 정윤회 씨와도 함께 일한 바 있습니다.
3인방과 조응천 전 공직기강 비서관과 갈등설이 흘러나오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입니다.
발단은 인사 개입 의혹이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공직기강 비서관실에서 3인방의 인사 개입 의혹을 염두에 두고 감시하면서, 관련된 보고서를 여러 차례 작성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민정수석실에서 일했던 한 전직 행정관은 "3인방에 대해서는 사소한 것이라도 눈여겨볼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조응천 전 공직기강 비서관도 "자신은 감시견 역할에 충실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3인방 측은 "인사개입 의혹은 전혀 사실 무근인데 왜 악의적인 소문을 담은 보고서를 계속 제출하냐"며 공직기강 비서관실에 항의했고 양측간 감정의 골은 깊어졌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 1월 초 공직 기강 비서관실은 정윤회 씨 국정개입 의혹 문건을 보고했습니다.
조 전 비서관은 "내용의 60% 이상은 신빙성이 있다"며 정 씨와 3인방의 연계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정윤회 씨는 "조 전 비서관이 자신을 3인방의 수장으로 음해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정윤회 씨 : 언론에 이제 대응하고 3인방은 3인방대로 알아서 해라. 저는 사실 대통령한테 누가 되는 것을 안 하려고 했던 사람인데, 이제는 뭐 어쩌겠습니까…]
문건이 보고된 지 한 달 만에 작성자인 박 모 경정은 경찰로 원대 복귀했습니다.
지난 4월에는 한 언론사에 청와대 행정관들의 비리 관련 문건이 보도됐습니다.
상당히 구체적인 비리 내용을 담은 청와대 내부 문건이 통째로 유출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었고, 조 전 비서관은 책임을 지고 물러났습니다.
이번 청와대 문건 유출은 3인방과의 갈등 끝에 경질된, 조응천 전 비서관 측의 반격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영상취재 : 김원배, 영상편집 : 박정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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