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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뇌종양 판정' 죽음 앞에 선 두 여성의 다른 선택

[등번호 22번, 로렌 힐입니다.]

대학 여자농구 경기에 한 선수가 나오자 관중석에서 환호와 박수가 터집니다.

마운트 세인트 요제프 대학교 포워드인 1학년생 로렌 힐입니다.

힐은 지난해 고등학교에 다닐 때만 해도 스피드가 돋보이는 유망주였습니다.

하지만 대학 입학 이후, 청천벽력과도 같은 일을 겪었습니다.

D.I.P.G라는 일종의 뇌종양 진단을 받은 겁니다.

수술조차 불가능한 불치병이었습니다.

[로렌 힐 : 뇌종양 판정을 받은 이후에도 전 포기한 적이 없어요. 그냥 가만히 앉아서 삶을 마감하겠다는
생각도 한 적이 없고요.]

그녀는 주저앉지 않았습니다.

가능할 때까진 농구를 계속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고 코치도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종양은 급속히 퍼졌고, 올해를 넘기기 어려울 거라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로렌 힐 : 의사들이 그러더라고요. 이제는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고요.]

그녀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학도 발 벗고 나섰습니다.

미국 대학스포츠 협회에 그녀의 출전을 허가해달라고 요청했고 협회도 받아들였습니다.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리사 힐/엄마 : 우리 딸 좌우명은 '절대 포기하지 말자'예요. 실제로도 포기하지 않았고요.]

그녀의 경기를 관람하겠다는 요청이 쇄도하면서 경기장도 1만 명의 관중이 들어갈 수 있는 체육관으로 옮겨야 했습니다.

그녀가 뛰고, 득점할 때마다 응원의 함성이 터졌고, 특별상 시상식도 열렸습니다.

[로렌 힐 : 오늘은 제 인생 최고의 날이에요. 고맙습니다.]

이 경기가 있기 하루 전, 같은 운명의 또 다른 여성은 전혀 다른 선택을 했습니다.

29살 주부, 브리트니 메이나드는 올해 초 뇌종양 선고를 받았습니다.

길어야 열 달 정도 살 수 있으며, 말기로 갈수록 고통이 극심해지는 병이었습니다.

[브리트니 메이나드 : 새해 첫날에 암 판정을 받았어요. 불치병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녀는 2년 전 결혼한 남편 그리고 가족과 함께 오리건 주로 이사했습니다.

오리건 주는 존엄사를 허용하는 미국 5개 주 가운데 하나입니다.

[브리트니 메이나드 : 의사들이 내가 암으로 죽을 거라고 말한 대로 죽지는 않으리라는 것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전 만족해요.]

그녀는 버킷 리스트에 적어놨던 대로 가족과 함께 알래스카와 그랜드 캐니언 등을 여행했습니다.

남편의 생일인 10월 30일을 가족과 함께 보낸 메이나드는 다음 날, 가족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같은 운명, 하지만 다른 선택.

두 여성의 이야기는 미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이며 삶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다시금 생각하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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