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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친척들마저 외면하는 '에볼라 고아'

서아프리카 기니에서 모금 활동이 한창입니다.

에볼라로 부모를 잃은 아이들이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고아들을 돕기 위해 나선 겁니다.

[아이싸투/에볼라 고아 : 나는 책을 사야 하고, 등록금을 내야 하지만, 부모님이 돌아가셨어요. 내가 NGO에 참여해 고아들을 위한 모금활동을 하는 건 결국 나를 돕는 일이죠.]

에볼라로 인해 고아가 된 아이들, 이른바 '에볼라 고아'는 기니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아동구호 비정부기구인 '세이브더칠드런'은 시에라리온과 기니, 라이베리아 등 서아프리카 3개국에서 에볼라로 부모 모두를 잃거나 한쪽 부모를 잃은 어린이가 4천 명을 넘은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라이베이라에서는 11년 전 내전이 끝나고 줄어들기 시작한 고아원이 다시 하나, 둘 문을 열고 있습니다.

에볼라 고아의 경우 전염을 우려해 친척들마저 아이 맡기를 꺼려하기 때문입니다.

입양은 더 어렵습니다.

[존 가티/라이베리아 목사 : 에볼라는 가족도 갈라놓았어요. 가족 중 일부가 에볼라에 감염되면 누구도 만지거나 말을 섞으려 하지 않아요.]

국제기구는 라이베리아 정부와 손잡고 고아들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유엔아동기금은 먼저 에볼라 생존자들을 대상으로 특별한 교육을 시작했습니다.

에볼라 바이러스에 노출됐다 완치된 생존자들은 면역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친척들로부터도 버림받은 에볼라 고아들을 돌볼 수 있는 적임자입니다.

이들은 구호센터로 파견돼 고아들을 보살피고 있습니다.

[세라 크로/유엔아동기금 위기대응 책임자 : 생존자들은 에볼라로 부모를 잃은 아이들이 필요로 하는 특별한 관심과 사랑을 줄 수 있습니다. 그들의 봉사는 아이들이 고통을 이겨내는 데 굉장한 버팀목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에볼라 고아들에 대한 지원책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시에라리온의 경우 국가 차원의 보육시스템이 전무한 상태입니다.

문제는 에볼라 고아의 수가 날이 갈수록 늘고 있다는 점입니다.

[스펜서/에볼라 완치 美 의사 : 제 경우는 국제적 관심을 받았지만, 서아프리카에서 보고된 1만 3천 건 이상의 감염사례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는 사실을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발병의 진앙지인 그곳에서는 가족이 해체되고 공동체가 파괴되고 있습니다.]

에볼라 고아들이 서아프리카의 '잃어버린 세대'가 되지 않도록 국제사회의 관심과 해당 국가의 적극적인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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