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서 남쪽으로 약 1천 km 떨어진 오가사와라 제도 바다에, 중국 어선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일본이 확인한 숫자는 200척 이상, 지난달 초부터 수십 척씩 출현하더니, 최근 200여 척 규모로 숫자가 늘어난 겁니다.
여기서 500km 북쪽 이즈제도에도 수십 척 규모의 중국어선 선단이 출몰하고 있습니다.
일본 방송과 신문은 생중계하듯 연일 중국 어선의 출현을 보도하고 있습니다.
[NTV 기자 : (이즈제도) 도리시마에서 약 5킬로미터 떨어진 지점, 여기서도 중국 어선 80척이 확인 가능합니다.]
이들 중국 어선은 무엇 때문에 일본 바다에 나타난 것일까요? 일본 측은 '보석 산호'라고 불리는 '붉은 산호'를 불법 채취하는 어선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지난 1996년 촬영한 오가사와라 바다 밑 모습인데, 붉은 빛깔을 띤 산호가 바로 중국 어선이 노리는 겁니다.
이 산호로 가공한 보석은 최근 가격이 크게 올라, 중국 상하이 등지에서 수백만 원이 넘는 금액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산호 전문가 : 2010년에 중국이 해양보호법을 만들어 산호 채취를 금지해서 희소가치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2010년부터 산호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했습니다.]
중국이 자국 내에서 채취를 규제하자 동중국해서 조업하던 어선이 북태평양 쪽으로 대거 이동한 것으로 일본 측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한 선주가 지난해 일본 바다에서 붉은 산호를 채취해 수백억 원의 수입을 올렸다는 소문이 돈 것도,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을 부추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본 어민은 중국 어선을 두려워하며 정부에 강력한 단속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일본 어민 : 중국 어선이 진행 방향을 방해하고, 뒤따라 오며 시비를 겁니다.]
하지만 일본의 단속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지난달 이후 적발한 중국 어선은 모두 5척이지만, 이 가운데 한 척만 불법조업 혐의를 적용해 선장을 체포했습니다.
중국 어선이 숨바꼭질하듯 일본 순시선의 단속을 피하고 있기 때문에 산호 불법채취 현장을 적발하는 게 쉽지 않은 겁니다.
또, 일본이 1천 톤 이상의 대형 순시선을 중일 간 영토 분쟁지역인 센카쿠 해역에 집중적으로 배치하고 있는 점도 단속의 손길이 느슨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일본은 이 때문에 APEC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거론하며 중국의 강력한 대책을 요구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중국이 말치레 이상의 실제 단속에 나설지는 여전히 미지수인데다, 중국 어선이 일확천금을 쉽게 포기할 리도 없어 일본의 고민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