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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 방사선 노출로 갑상선암 심각해져"…상관관계 입증

역사상 최악의 핵 사고로 꼽히는 체르노빌 사고 이후 방사선 노출과 갑상선암 병세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입증한 연구가 처음으로 나왔습니다.

방사능 요오드에 노출되면 갑상선암이 전이되는 등 병세가 악화하는 비율도 높았다는 겁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 캠퍼스의 리디아 자블로츠카 부교수를 제1저자로 하는 국제 공동연구팀은 이달 중순 이런 내용을 포함한 논문을 미국 암학회 공식 저널인 '캔서'에 발표할 예정입니다.

이 논문은 지면 인쇄에 앞서 지난달 28일 온라인으로 미리 공개됐습니다.

연구진은 지난 1986년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사고의 낙진으로 아동 또는 청소년 시절 방사선에 피폭된 만 2천 명의 병력을 상세히 추적했습니다.

연구 결과 방사선 요오드에 노출되는 것이 갑상선암의 병리학적 공격성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를 통계적, 실증적으로 입증한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라고 연구진은 강조했습니다.

연구진은 체르노빌 사고 후 최대 20년이 지나서 진단된 갑상선암 사례들을 자세히 검토했으며, 그 결과 사고 직후 측정 결과로부터 추정된 갑상선 방사선 피폭선량이 클수록 종양의 공격적 특질이 강하다는 상관관계를 확인했습니다.

앞서 자블로츠카 교수 그룹은 이전 논문에서 방사성 요오드에 노출되는 것이 갑상선암의 위험을 의미 있는 정도로 높이며 이런 위험은 피폭량에 의존한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자블로츠카 교수는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방사성 요오드에 노출된 이들에 대해서도 이번 연구 결과가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아동기나 청소년기에 노출된 이들이 가장 위험하다"며 이런 경우에는 갑상선암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임상의들은 방사선 노출과 관련이 있는 종양이 임상적으로 공격적 특질을 지닌다는 사실을 알고 고위험 집단에 속하는 환자들을 면밀히 관찰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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