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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끼 2000원하는 부실 급식…"애들이 덜 큰다"

<앵커>

아동 양육시설 아이들 급식비가 형편없어서 영양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저희 SBS를 비롯한 언론과 시민단체가 아우성을 쳤더니 정부와 국회가 고작 500원 올려 줬습니다. 그래도 한 끼에 2천 원에 불과합니다. 저희가 그래서 인하대학교 의대와 숙명여대 영양분석팀, 그리고 시민단체와 함께 한 끼 급식비 1천 원, 2천 원이 아이들 자라는데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추적 조사를 해봤습니다. 부모가 챙기지 못해서 양육시설에 사는 아이들, 제대로 못 먹어서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뉴스인 뉴스, 채희선 기자입니다.

<기자>

초등학생이 먹는 한 끼 4천 원짜리 급식과 아동 양육시설의 1천500원짜리 식단을 비교했습니다.

영양 계산이 필요 없을 정도로, 한눈에 보기에도 반찬부터 간식까지 차이가 컸습니다.

SBS 보도 후 정부가 시설 아동 급식비를 500원 올렸습니다.

지금은 한 끼 2천 원짜리가 제공됩니다.

일반 초등학교 급식비 3천 원, 중학교 4천 원과 비교해보면, 여전히 부실합니다.

[김다희/경기 안양 평화의 집 (지난해 1월) : 먹고 싶은 것은 많지만 많이 먹을 수 없는 형편이 다보니까.]

한 끼 급식비 1, 2천 원 차이가 아이들의 성장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인하대 의대와 숙명여대 영양분석팀 그리고 시민단체와 함께 지난해 4월부터 올 3월까지 1년 동안 3세부터 18세 아이 184명을 추적 관찰했습니다.

우선, 수도권과 경북에 두 곳씩 모두 네 곳의 아동시설을 골랐습니다.

두 군데에는 급식비 2천 원을 추가 지원해 4천 원짜리 급식을 주고, 나머지 두 곳은 현행대로 정부 지원 2천 원짜리 밥을 제공했습니다.

1년이 지난 뒤 두 집단의 성장 결과입니다.

4천 원짜리 급식을 먹은 아이들은 2천 원짜리 밥을 먹은 아이들보다 키는 평균 1.6cm 더 컸고 몸무게는 평균 2.4kg이 더 늘었습니다.

초등학생이나 고등학생보다 중학생에서 이 차이가 더 컸는데요.

4천 원짜리 밥을 먹은 중학생이 2천 원짜리 밥을 먹은 중학생보다 키는 평균 2.6cm가 더 크고, 몸무게는 3.5kg이 늘었습니다.

보통 중학생 때가 성장기이기 때문에 급식비 변화에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다는 분석입니다.

지역별 편차도 확연했습니다.

수도권보다 경북지역 중학생들이 급식비에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4천 원짜리 밥을 먹은 경북지역 중학생은 지난 1년 동안 평균 키가 9.5cm 컸고 몸무게는 9.4kg이 늘었습니다.

수도권 아이들보다 키와 몸무게 변화가 더 컸단 얘긴데 지방으로 갈수록 상대적으로 기부가 줄어들면서 정부가 지원하는 급식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됐습니다.

[임종한/인하대학교 교수 : 성장발달이 떨어지는 아이들이 굉장히 많았는데 이런 변화(급식비 지원)를 통해서 정상적인 성장발달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을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라고 보여집니다.]

매년 조금씩 조금씩 올리다 지난해 대폭 인상했다는 시설아동 급식비는 이제 2천 원입니다.

저소득층 최저급식비 권고 금액인 3천500원에도 못 미치고 일반 중학교 급식비 4천 원의 절반 수준입니다.

[손병덕/총신대학교 교수 : (시설 아이들은) 학대나 방임에 의해 가정에서 자랄 수 없는 아이들이었어요. 국가와 지자체, 지역 주민께서 적극적인 예산지원과 운영지원을 해야 합니다.]

전국 아동양육시설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은 1만 6천 명으로, 끼니 당 2천 원씩 늘리려면 예산 350억 원이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김승태, 영상편집 : 이승희, VJ : 이준영)     

◀ 이슈 타임라인 ▶ --------------------

2013년 5월9일 : 8시뉴스

*  부실 논란 시설아동 급식비, 딱 549원 올렸다

10월 13일(월) : 8뉴스

한 끼 2000원하는 부실 급식…"애들이 덜 큰다"

10월 14일(화) : 현장 브리핑

* 아동 양육시설 '가슴아픈 급식비' 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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